서울–(뉴스와이어)–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갤러리 모스(Gallery MOS)는 오는 12월 16일(화)부터 21일(일)까지 홍자예 작가의 개인전 ‘SOLILOQUIES – 내 안의 대화’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도자 파편, 실, 천을 중심으로 기억의 파편화·감정의 시간성·취약함의 서사를 탐구하는 작가의 조형 언어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작가는 파편화된 도자를 천 위에 놓고 실로 묶어내는 과정을 통해 감정을 붙잡고 보존하려는 행위를 시각화한다. 실은 균열을 가리는 대신 드러내며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색은 감정이 시간을 따라 변화하는 속성을 보여주는 매개가 된다. 이를 통해 작품은 단순한 형식을 넘어 비언어적 일기이자 감정의 흔적이 공명하는 장으로 확장된다.
‘SOLILOQUIES – 내 안의 대화’는 고립된 독백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울리는 다성(多聲)의 감정적 여백을 이끌어낸다. 균열은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묶이고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 안에서 취약함은 약점이 아니라 존재의 결로 드러난다. 관객은 작품 사이의 침묵과 여백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스스로 대면하게 된다.
◇ 전시 서문
· SOLILOQUIES – 내 안의 대화
‘Soliloquy’란 연극 무대에서 등장 인물이 혼자서 자기 마음 속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을 뜻한다. 제목은 이미 많은 것을 암시한다. 이 작업은 독백처럼 시작된다.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작은 울림으로서 소리 없는 독백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도자 파편, 실, 천을 활용해 기억과 감정을 물질적 형태로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핵심 주제인 순간의 감정, 취약한 상태, 그리고 그것을 붙잡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파편화된 도자를 천 위에 놓고, 실로 묶어내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감정의 시간성을 드러내는 매개며, 실은 균열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 채 지탱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이 과정에서 작업은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기억 보존과 정서적 서사를 담는 일종의 비언어적 일기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는 고립된 독백이 아니라 타인과 공명하는 감정의 울림이 된다. 작품들은 일기처럼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열린 감각의 장을 형성한다. 완벽한 치유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균열은 지워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묶이고 마주한다. 그 안에서 취약함은 약점이 아닌 존재의 결로 드러난다.
혼잣말이지만, 마음 깊은 곳의 진짜 목소리로 가 닿아 관객은 그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감정과 기억을 마주하는 여백을 찾게 될 것이다. 결국 이 전시는 파편과 매듭, 침묵과 공명을 하나의 장 안에 놓는다. 작가의 독백은 고백이자 관객과 함께 다성적인 울림으로 확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