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경기도 평택시에 소득, 나이, 사연과 관계없이 지역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작은도서관이 문을 연다.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GEF)은 지난 12월 4일 GEF가 운영하는 ‘라면먹는도서관’이 평택시로부터 공공도서관 정식 등록(등록번호 제 2025-000005호)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면먹는도서관은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읽자!’라는 슬로건 아래 라면과 커피, 책을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동네 생활 공공 인프라를 지향한다. 특정한 목적이나 이용 대상을 제한하지 않고, 일상에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머무르는 지역 거점 공간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동네 한가운데 놓인 ‘생활 공공 인프라’
라면먹는도서관은 경기도 평택시 고덕여염6길 89, 1층(고덕동)에 위치해 있으며, 아파트 단지·학교·상가가 밀집된 고덕 신도시 생활권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이는 방과 후 아이들, 이동 중인 청년, 동네 어르신 등 모든 세대가 가볍게 들를 수 있는 동선이다. GEF는 라면먹는도서관은 특정한 목적의 시설이 아니라 동네 누구나 일상처럼 드나들며 쉬고, 먹고, 읽을 수 있는 지역 기반 공공 인프라를 확장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무료 이용’, ‘자율 운영’, ‘신뢰 기반 도서 이용’의 세 가지 원칙으로 운영된다. 모든 이용자는 무료로 라면과 커피를 이용하며, 라면을 직접 끓이고 설거지와 분리수거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자율 운영 방식을 따른다. 특히 책 대출 시 이름이나 연락처를 적지 않는 무기록 대출 방식을 채택해 이용자를 신뢰하는 철학을 반영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동네 사랑방’ 역할
라면먹는도서관은 방과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아이·청소년에게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고, 동시에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사랑방 기능을 목표로 한다.
초·중·고 학생들은 이곳에서 친구들과 라면을 나누고 숙제나 독서를 할 수 있으며, 재택 노동자, 육아 중인 부모, 은퇴한 어르신들 역시 부담 없이 들러 독서와 이웃과의 대화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다양한 필요가 자연스럽게 겹치는 동네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후원과 자원봉사 ‘라면사서’로 운영
라면먹는도서관은 ‘라면사서’라 불리는 자원봉사자와 시민·기업 후원이 결합된 형태로 운영된다. 라면사서는 도서관 개방, 공간 정리, 아이들 돌봄 등을 맡으며, 월 1회 2시간 이상 참여 가능한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라면·커피 재료비와 운영비 등은 시민들의 정기·일시 후원으로 충당된다. GEF는 후원금 사용 내역을 매월 온라인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또한 기술 파트너와 협력해 후원 및 활동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공개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박정인 GEF 이사장은 “라면 한 그릇과 책 한 권이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며 “라면먹는도서관은 우리 동네에 꼭 하나쯤 있어야 할 생활 공공 인프라의 한 종류며, 이 실험이 평택 고덕을 넘어 전국 다른 동네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배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고, 고민이 있다면 책에서 지혜를 구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라면먹는도서관은 향후 1년간 방과 후 독서·학습 프로그램, 청소년 모임, 지역 예술인 강연 등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청년 등 현대인의 ‘사회적 고립’ 솔루션 제시
현대 사회에서 청년 빈곤과 사회적 고립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재난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혼밥’ 문화의 확산은 효율성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이면에는 관계의 단절과 정서적 결핍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라면먹는도서관은 이러한 시대적 맥락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적 실험이자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지역민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