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도서출판 니어북스가 신간 ‘혼자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를 출간했다.
“12년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도 봉봉이를 데려오던 날의 지하철 개찰구, 만났던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다. 은둔형 폐인 생활을 하며 살던 나는 인터넷에 올라온 녀석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외출하고, 밖에 나가는 일이라곤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일뿐이었던 내가 돈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래도 녀석과 함께 살고 싶었던 나는 카드 현금 서비스를 해버렸고 그렇게 이 아이는 내 옆에 왔다”
“내가 그날 그곳에서 너를 발견하고 유심히 바라보게 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어. 그냥 그날은 하늘이 맑았고 그냥 좀 억울했고, 그리고 너는 참 작았어. 이렇게 작은 화분도 있다고? 미세하고 얇은 줄기에 좁쌀만 한 이파리가 촘촘하게 달린 작은 화분들이 일렬로 줄 서 있는 모습은 마치 미니어처 같았어. 나는 그렇게 5초 정도 멈췄던 것 같아. 그리고 그게 다였어”
– ‘혼자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중
도서출판 니어북스의 신간 ‘혼자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에 실린 반려견, 반려 식물과의 첫 만남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책은 이처럼 만남으로 가득하다. 그 대상은 취미, 쉼, 도전, 소울 레시피, 집, 악몽, 공연, 사람들, 가족 그리고 나 자신 등 다양하다.
책을 쓴 사람들은 서울에서 1인 가구로 생활하고 있는 20대 후반~50대 초반의 남녀다. IT, 디자인, 이커머스, 의료기관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휴직 상태에 있는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다. 서울시 송파구가족센터가 기획한 1인 가구 지원 프로그램에서 만나 공저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
책은 3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을 ‘1인 가구학 개론’이라고 한다면 2장과 3장은 ‘각론’이다. 11명의 공저자들이 분야를 나눠 각자 20쪽 내외 분량으로 글을 썼다. 각각의 글마다 공저자들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어떤 글은 가벼운 에세이나 일기, 또 어떤 글은 소설과 시처럼 다가온다.
저자들은 책에서 1인 가구에 대한 생각부터 시작해 혼자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 먹는 것, 혼자 다니는 것, 집 문제, 혼자 지내면서 맞닥뜨린 무서웠던 순간들, 가족과의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말’ 형식의 에필로그를 통해서는 첫 책 쓰기에 도전한 경험을 들려준다.
책 속의 글을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우리 사회 1인 가구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공감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1인 가구로 생활하고 있거나 1인 가구를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슬기로운 1인 가구’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팁이나 노하우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이 밖에도 또 한 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것은 공저 방식의 책 쓰기를 지자체 문화프로그램에서 본격 시도한 책이라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번 공저 출간은 책 쓰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