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 2020년 04월 17일 — 도서출판 행복에너지가 손병두 전 호암재단 이사장과 박경자 저자의 ‘부부의 사계절’을 출판했다.
부부란 무엇인지 묻는 감성 에세이로 마음을 두드린다.
ME 운동, 일명 부부일치 운동은 1952년 스페인 칼보 신부가 처음 고안한 부부들을 위한 주말 교육 프로그램이다. 월드와이드매리지엔카운터(World Wide Marrage Encounter)를 줄여서 ME라고 한다. 한국ME는 미국 메리놀회 마진학 도널드 신부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저자와 남편은 ‘한국ME’의 초기 가입자로 이 교육을 통해 결혼생활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많은 깨달음을 얻고 ME가족들 카톡방에 에세이식으로 생각과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토대이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 야심작으로 출판한 책 손병두 박경자 부부의 사계절 책은 결혼 52주년을 맞아 설득 끝에 나오게 된 책에 정성스러움이 묻어난다.
‘결혼’에 대하여 생길 수 있는 모든 물음에 대하여 답변하는 문장 하나하나에 깊은 사유와 솔직한 심정이 담겨 있다.
결혼에 대해 답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결혼이란 단순히 두 남녀의 결합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완성을 향한 구도의 길을 걷게 하는 통과의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남편이 못마땅한 모습을 보여 상처 입었을 때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관조하지 못하고 고정된 피해의식을 부린 것이 아닌가, 순수한 현실에 깨어 있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닌가 속상하다”는 저자의 말에는 그만큼의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깃들어 있다.
또한 “이대로 젊기를,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변화에 저항하는, 시간과 함께 더불어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는 삶이 아닌가. 불만을 누르고 있었거나 섭섭했던 것, 돌아서 있는 남편 때문에 외로웠던 것을 표현할 때, 싸워서 끝장냈을 때보다 기쁘더라”는 말속에는 오랜 세월을 통해 인생과 관계의 상호작용을 깨달은 내공이 엿보인다.
“나와 다른 사고를 하는 남편과 물론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고 생명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낯선 충돌이 생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하며 결혼한 배우자를 통해서 넓은 의미로 세상의 이치와 대면하여 깨달음을 얻는 저자의 말투에도 진리가 깃들어 있다.
이 외에도 ‘내가 배우자와 결혼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실한 동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배우자가 나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등 전체적으로 결혼과 인생, 자아에 관하여 통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여러 질문 속에서 저자가 이리저리 풀어내는 진솔한 글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때로는 배우자에게 실망도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사랑에 감싸이며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짓 없는 저자의 말투가 정겹다.
결혼과 삶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바라며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이 도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그녀의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결혼이란 이름의 약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부부가 사계절을 함께하며 손을 잡고 걸어갈 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박경자(율리아나)는 이화여자대학교 가정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대전성모여중과 대전보건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68년 손병두(돈보스코)와 결혼하여 전업주부가 됐다. 결혼 9년 차인 1977년에 한국 ME 제1차 주말 교육을 받았고 그 후 발표팀 부부로 31년간 봉사했다. 한국ME대표부부와 아시아 12개국을 대표하는 아시아ME 대표 부부로 봉사했다. 지금은 도곡동 성당에서 ME소공동체모임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일 묵주기도 모임과 봉사활동을 하는 쎄니클(다락방)기도모임을 이끌고 있다.
손병두(돈보스코)는 천주교서울평신도협의회 회장, 전국 평신도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서강대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아시아지역 예수회대학교 총장협의회 부회장을 지냈다. 성라자로마을 운영위원, 장애인 복지시설인 성분도 복지관 운영 위원장을 20년 넘게 맡았다.
2015년 서울 세계시각장애인 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대학생 해외봉사기관인 코피온총재와 저소득층 자녀를 지원하는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호암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지금은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김 추기경의 사상과 영성을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목차
편집자의 머리말 4
저자의 인사말 8
축하의 글 12
part1. 그 남자 그 여자
1-1 남편 vs 아내
깨어 있는 삶 24 결혼의 본질 26 결혼의 이유 28 남자와 여자의 자기평가 32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33 진실한 동반자 35 남편은 아내의 사랑스러움을 가꾸는 정원사 37 남편을 다루는 기술 39 남편의 거짓말 41 남편의 귀가 시간 43 남편의 허세 44 남편이 아내의 집착에서 멀어지고 싶을 때 46 평행선을 걷는 남편과 아내 48
1-2 원 팀 부부
때론 함께, 때론 남처럼 50 좋은 부부 관계의 시작은 겸손 52 부부는 한 팀 54 부부는 함께 성장해 가는 사랑의 관계 56 부부가 머리를 맞대면 58 부부간의 애착은 상호적이다 60 부부의 고유성 63 부부의 다른 점은 귀한 보물 64 부부가 말다툼하는 이유 66 부부는 싸워도 한방에서 한 이불 덮고 자야 67 부부싸움의 규칙 69 부부의 사생활 71 부부의 신뢰는 타이밍 72 부부의 의사결정 74 부부의 자존심 76 부부의 정 77 부부의 친밀감 79 악화된 부부 관계의 회복 80 부부가 공유할 수 있는 인생의 의미 82 쇼윈도 부부 84 정서적으로 멀어진 부부 85 부부가 하나가 되려면 87 부부는 한 몸(1+1=1) 89
part2. 갈등과 치유의 나날들
2-1 다름을 인정하라
결혼생활은 인생의 수련 과정 94 고정관념 96 가슴에 박힌 못 98 성격 차이 100 내 생각도 틀릴 수 있다 102 부드러운 문제 제기 104 불평불만은 결혼생활의 독소 105 사소한 불만 107 서운한 마음은 그때그때 풀어야 109 상처를 받았다면 111 건강한 타협 113 서운한 감정 115 남자의 지갑, 여자의 핸드백 116 부부 문제는 먼저 내 안에서 찾아야 118 느낌은 필요성을 알려 주는 신호 119
2-2 경청하고 소통하라
경청은 마음을 얻는 지혜 121 결혼생활의 만족도는 대화시간에 비례 123 당신은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네요 125 우리 얘기 좀 해 126 대화는 공통의 세계를 만드는 열쇠 128 가정에서 대화 130 감정의 전달 132 감정의 표현과 해소는 별개 134 배우자가 내 말을 잘 들어 주었을 때 136 부부 성경대화 138 부부 소통의 비결 140 진정한 소통 142 의사소통의 책임 144 공감과 인정 146
2-3 배려하고 칭찬하라
새로운 공동의 관심사 148 격려는 힘과 용기를 주는 도화선 150 둘시네아 151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154 변화는 배우자에게 바치는 마음의 선물 155 배우자가 잘하는 일에 민감해야 157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배우자를 칭찬하자 159 배우자를 인정하기 160 배우자는 내 몸과 같다 163 칭찬은 귀로 먹는 보약 164 결혼기념일과 이벤트 166 좋게 느낀 감정은 말로 표현해야 168 따뜻한 감사의 표현 170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172
2-4 굽히고 존중하라
지혜로운 체념 174 신뢰를 파괴하는 거짓말 176 진정한 사과 178 편견 180 오해와 이해 182 용서도 습관이다 184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자 186 자기존재감 188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190 자신의 감정은 자신이 책임져야 192 자존심과 신뢰 194 자존심을 굽혀 청하는 화해 196 잔소리 198 부부의 갈등 해결 능력 200 침묵해야 할 때 202 사랑의 순도 203 사랑과 집착 205
2-5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여자에게 사랑의 확신이 필요한 이유 208 사랑과 미움 211 권태기 212 정서적 친밀감 214 사랑은 자기희생 216 스킨십은 사랑의 묘약 219 늘 서로를 유혹하자 221 로맨스는 길게, 환멸은 짧게 223 아내에게 돈보다 더 필요한 것 225 아내에게 점수 따는 법 228 아내의 잔소리는 위기의 신호 230 아내의 조언 232 로맨스의 회복 233 사랑의 탱크 235 배우자에게 적응하려는 용기 237
part3. 행복의 문을 향해 함께 걸으며
행복은 스스로가 채워 가는 내적 만족감 242 행복의 문 244 휴식과 대화 246 휴식은 삶의 오아시스 248 황혼의 위기 249 홀로서기를 준비하라 251 성공한 결혼생활 252 백년해로 254 부부는 서로에게 선물 258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259
용어해설 263
부록 265
출간후기 278
◇본문 미리보기
지금도 부끄럽습니다.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이런 것도 책으로 내나 할까 봐 두렵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남편의 거듭되는 요청을 거절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의 사랑하는 마음에 응답해야겠다고 용기를 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결혼생활 50년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은총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는 왔는데 혼자 온 것 같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진흙탕에 빠질 때는 어깨에 메시고, 가슴이 철렁하도록 깊은 심연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너게 해 주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낍니다.
이왕이면 내 글을 읽고 힘들어하는 부부들이 위안과 용기를 얻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복음의 씨앗이 뿌려져 주님께로 가까이 갈 수 있다면, ME운동이 활성화되어 이 세상을 사랑으로 밝게 빛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도해 봅니다.
사랑하는 남편 돈보스코에게는 본문의 글을 인용함으로써 내 마음을 전하고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넘치는 격려와 과찬으로 나의 책 출판을 축하해 주신 세 분의 신부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2020년 4월 12일).
돈보스코는 낙천적인 사람입니다. 분수를 아는 겸손한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경련 부회장 때였습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돈보스코가 그들의 눈에는 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느 3류 신문에서 하지도 않은 ‘손병두 부회장 사임’이란 기사를 써 놓고 언론 플레이를 하며 기정사실화하려고 조여 올 때, 두말없이 걸어 나왔지만 달리던 기차가 끼익 급정거하듯이 어이없어했습니다. 성당 미사 중에 힘들어해서 겨우 영성체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죠. 진땀을 흘리며 한숨 자고 평온을 찾았지만 쾌청하지는 않았습니다.
남편 주위를 돌면서 주의를 기울였지요. 불편하지 않게 헛소리 같겠지만 위로를 했죠.
캄캄하고 난감한 마음을 이불로 덮어 버리고, 오로지 돈보스코에게만 집중했죠. 꿈을 조율하고 허들을 낮추고는 오로지 남편 쪽으로 생각을 모으고 보살폈습니다.
제 마음도 천 길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는 듯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돈보스코를 우선으로 했죠. 마치 돈키호테의 사랑이 알돈자를 델시네아로 변화시켰듯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요.
저는 돈보스코가 회사에 있을 때 신임을 받았던 것을 압니다.
당신이 먼젓번 회사에서 어려움을 당했을 때도, 꿈에도 가고 싶었던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느냐며, 이번에도 무엇이든 마련되어 있지 않겠느냐며 위로했습니다.
솜사탕이 녹아내리듯, 별 의미를 남편에게 주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위로해 보려고 애썼습니다.
이때 롤러코스터를 타듯, 또다시 덮친 굴곡에 짓눌려 부서져 버렸다면, 지금의 삶이 더 어려웠을 텐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둘이 서로 위로하며 쳐내려오는 날벼락을 용케 피한 것 같습니다.
정말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버릴 것이 없고, 없어도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 그만두고 잘 견디었기에 서강대학교 총장도, 국무총리 후보도 되어 본 것 아닐까요?
◇추천사
·Madame For Example, 율리아나의 책 발간을 축하하며
밥 디터스(Bob Deiters) 신부: 전 일본 ME대표신부. 아시아 ME대표신부
먼저 율리아나가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은 나에게 행복한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와 아시아 ME대표팀으로 봉사할 때가 엊그제 같다. 우리는 서울과 동경을 오가며 아시아ME회의, 세계 ME회의 준비를 했다. 내가 서울에 가면 돈보스코 집에서 머물렀다. 그래서 가족들과 가깝게 지냈다. 돈보스코, 율리아나가 동경에 오면 일본 ME대표부부 요지, 요코 집에서 머물렀다. 우리 아시아대표팀은 매년 아시아 12개국에서 온 ME대표부부와 신부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개막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했다. 주제발표 때 나는 주로 신학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돈보스코는 이론적인 뼈대를 말했다. 그러면 율리아나가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살을 붙였다. 이렇게 분업체제로 발표를 했다. 이때 율리아나는 비록 영어로 말했어도 결혼과 가정생활에서 체험한 일에 관한 비유와 느낌들을 특별한 재능과 감성으로 잘 묘사하여 사람들을 몰입하게 했다. 사람들이 졸다가도 율리아나가 ‘For Example’하고 말을 시작하면 모두들 귀를 쫑긋하고 경청을 했다. 율리아나 말에 웃음꽃을 피우며 공감하면서 딱딱한 분위기가 부드럽게 변했다. 그래서 아시아 ME가족들은 율리아나를 ‘Madame For Example’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ME회의를 한 후 2박 3일의 여행을 했다. 요세미티 구경, 버클리대학 신학대학 방문, 캘리포니아 서해안 해안도로 1번 루트를 따라가며 경치도 구경하면서 예수회 대학들을 방문했다. LA 로욜라메리마문트대, 산타클라라대 등을 방문한 후 유명한 페블비치를 구경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다. 돈보스코가 예수회 대학인 서강대 총장을 하면서 내가 근무하는 소피아대학을 방문했고, 나도 돈보스코 초청으로 서강대학을 방문하면서 우리의 교류는 끊이지 않았다. 매년 4월 돈보스코 부부가 JAPAN PRIZE 시상식 참석차 동경에 오면 나와 만나 식사를 했다. 2020년 1월달에도 동경에 와서 주일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큰아들 어거스틴 부부와 요지, 요코 부부와 함께 식사 자리를 했다.
이번에 율리아나가 부부 대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쓴 것을 책으로 발간한다고 한다. 내가 한글을 알지 못해 읽지는 못했지만 분명 For Example로 글을 부드럽게 잘 썼으리라 믿는다. 아무튼 축하하고 앞으로 좋은 글을 계속 쓰길 바란다(2020년 3월 20일).
·비유와 느낌의 여왕, 율리아나의 책 발간을 축하하며
김계춘 도미니코 신부: 전 한국 ME대표신부. 아시아 ME대표신부
내가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를 만난 것은 육군 군종감실 천주교 군종신부 총대리대령신부로 예편한 뒤 ME운동에 뛰어들었을 때였다. 발표팀으로 주말 봉사를 하다가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와 함께 한국 ME대표팀이 되어 함께 일하게 되었다. 우리가 한국 ME대표팀이 된 뒤 마침 미국 뉴욕 럿거스 대학에서 미국 캐나다 동부지역 ME 25주년 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특별히 우리 한국 ME가 초청받아 참가단을 조직하여 30여 쌍이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그곳 교민 ME가족들과 함께 대회에서 한국말로 진행하는 특별 세션을 만들었다. 대회 공식 언어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였다. 그런데 한국 참가단을 배려하여 한국말도 공식 언어로 채택되어 동시통역이 이루어졌다. 한국 참가단은 대환영을 받았다. 정말 ME가 세계적 운동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ME신부와 부부로 한 팀이 되어 아시아 ME회의에 참석했다. 한국 ME가 아시아 ME회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으므로 우리의 영향력도 컸다.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ME회의에서는 방글라데시에서 첫 ME주말을 보급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한국 ME가 부담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여 한국 ME는 아시아에서 더욱 비중 있는 공동체로 책임을 다하게 되었다. 우리 대표팀이 하나로 잘 뭉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은 다른 아시아지역 ME에서도 매우 부러워하였다. 이런 모습들로 인해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가 아시아 ME 대표 부부로, 내가 아시아 ME 대표 신부로 선출될 수 있었다.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와 함께 일하면서 아시아 회의에서 제공되는 좋은 주말 후 교육프로그램을 열심히 한국에 소개하였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라는 ME소식지를 계간으로 발간하면서 좋은 교육프로그램, 세계, 아시아 ME의 뉴스 등도 소개하면서 한국 ME 공동체의 대화의 광장을 마련했다. 이렇게 하면서 우리는 참으로 가깝게 지냈다. ME주말교육 때 우리 셋이 주제에 대해 발표하면 율리아나는 적절한 비유와 느낌을 잘 묘사하여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그래서 ME부부들은 율리아나를 비유와 느낌의 여왕이라며 칭찬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 율리아나가 부부 대화 질문에 대해 쓴 글을 책으로 발간한다고 하니 축하를 드린다. 책을 읽는 분들에게 적절한 비유와 느낌을 통해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2020년 3월 18일).
·ME공동체 화합의 윤활유, 율리아나의 책 발간을 축하하며
김득권 귀엘모 신부: 전 한국 ME대표신부 에버그린 지도신부
내가 신림동성당 주임신부 때였다.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가 신림동 삼성 사우촌으로 이사를 왔다. 처음 성당 미사에 참예하여 인사를 나눈 다음 대뜸 신림동 성당에 ME를 도입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당시 나는 미니꾸르실료를 우리 본당에 정착시키기 위해 정열을 쏟고 있던 때라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 뒤에도 꾸준히 나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한번은 인도네시아에서 온 ME부부와 신부님을 모시고 우리 성당에 와서 주일미사를 함께한 다음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했다. 이분들은 아시아 ME 회의에 참석하러 와서 돈보스코 집에서 민박을 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신부님이 ME는 본당 공동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 권했다.
나도 미니꾸르실료도 어느 정도 정착된 뒤라 ME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먼저 본당 사목위원 부부들을 ME교육에 보내고 내가 마지막으로 ME교육을 체험했다. 우리 본당 ME부부들이 자발적으로 교중미사 후 다과 봉사를 했고 부부성가대를 조직하여 교중미사 때 성가를 부르는 봉사를 했다. ME부부들이 나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본당은 몰라보게 활기가 넘쳤다. 이때 율리아나는 겸손하고 조용한 성품으로 신림동 ME공동체의 화합을 다지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나도 차츰 ME운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ME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나도 한국 ME대표신부가 되었고 지금은 은퇴한 ME봉사부부 모임인 에버그린모임 지도신부로 ME가족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침 율리아나가 부부대화주제에 대해 쓴 글을 책으로 낸다고 하여 발간이 기다려진다. 분명 ME부부뿐만 아니라 일반 부부들에게도 유익한 글일 것이라고 믿는다. 책의 출판을 축하드리며 돈보스코, 율리아나 부부에게 주님 은총이 가득하길 빈다(2020년 3월 19일).
◇출간 후기
권선복: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결혼 52주년을 맞은 박경자 저자가 담백하고 진솔하게 결혼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답한다.
‘다르다고, 틀렸다고, 고집 세우지 않고, 달팽이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소통할 때 공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 힘이 더 보태지더라’
전하는 말속에 오랜 세월 쌓아온 깨달음이 엿보인다.
달팽이가 움직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꾸준히 전진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소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에너지가 생겨나서 부부 관계에 동력이 된다. 나를 생각하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화가 날 때도 인내심을 가지고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부부 사랑이 아닐까 싶다.
글 곳곳에서 남편과의 소통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강단과 의지가 엿보이고, 사랑스러움을 간직한 배우자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진다.
사랑만으로 다 해결되지 않지만, 또 그렇게 서로의 결점을 보듬어 가면서 자신이라는 에고를 깎아 내는 여정이 결혼생활이 아닐까 한다. 즉 결혼은 한 인간으로서의 완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인 것이다.
글 하나하나에 부부로서 맺은 애환과 웃음, 성찰이 담겨 있는 책을 읽다 보면 결혼이란 많은 숙제를 던지는 동시에 가장 솔직하게 자기 점검을 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닌가 싶다. 부부란 그렇게 서로를 완성시켜 가는 동반자다. 인생이 가지각색이듯 결혼도 가지각색의 색깔로 물들어 간다. 52주년이 지나 이런 책을 펴낼 수 있는 부부의 색깔이 못내 아름다워 보인다.
52년이란 세월 속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서로가 서로를 믿음으로 같이한 부부에게 모든 기억이 예쁘게 채색되지 않았나 싶다.
언제나 평탄하기만 한 길은 아니었겠지만 그래서 그 길을 지나온 부부의 두 발이 더 짠한 울림을 준다.
결혼이란, 사랑이란, 부부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고 솔직한 답변 속에서 슬그머니 웃음 짓게 만든다.
서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부부로서 발맞추어 나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귀감 되는 책이다.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이하여 뜻깊게 출간된 사랑과 결혼에 관한 책이 부부들은 물론이고 젊은 청춘남녀들에게도 잔잔한 울림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생활 속에서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며 맑은 행복에너지가 기운차게 선한 영향력과 함께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전파되기를 기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