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가장 맛있어지는 계절, 겨울. 울산에서 1,400평 규모의 딸기농장을 운영하는 경희 씨(가명)는 수확기를 맞아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녀가 매일 밤 쉽사리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경희 씨는 올해 초 일어난 한 사건 때문에 20년 농사 세월 중 처음으로 CCTV까지 설치했다는데, 농장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밤이 되면 올까 무서워요. 또 올까봐..
진짜 끔찍한 존재죠”
– 딸기농장주 경희(가명) 씨
경희 씨는 수확을 위해 전날 미리 봐둔 딸기들이 계속해서 없어지는 게 이상했다. 처음엔 단순 서리라고만 생각했지만, 언제부턴가 사라지는 딸기의 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작업장에서 수상한 방울토마토 상자가 발견되었다. 상자 안에는 경희 씨 농장 딸기가 담겨있었다. 의아한 마음에 수소문해 보니, 똑같은 상자가 10km 떨어진 다른 딸기 농가에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알고 보니 같은 피해를 본 농가만 네 곳에 피해 금액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했다. 딸기농장을 노린 도둑은 대체 누굴까?
수상한 불청객의 정체가 밝혀진 건 지난 3월 1일 새벽. 경희 씨의 농장 직원이 손수레에 딸기를 가득 싣고 가는 범인을 발견했다. 그날 60대 여성 황 씨(가명)는,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금으로 350만 원을 냈다는 황 씨는 동시에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녀는 범행을 주도한 이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언니야, 버섯은 언제 가도 있잖아. 그런데 복숭아는 지금밖에 없어”
“오늘 저녁에 사과 따러 갈 거란 말이야”
“아니 언니야. 난 지금 두릅 따러 간다는데, 뭘 머리를 하러 가 또…”
– 딸기 도둑 조 씨(가명)의 통화 녹취 中
지난 일 년간 황 씨에게 남의 밭으로 도둑질하러 가자며 제안했다는 40대 조 씨(가명). 장소를 미리 물색하는가 하면, 도둑질에 필요한 장비들을 차량 가득 싣고 다닐 정도로 계획적이었다. 그렇게 남의 밭을 자기 밭처럼 누비며 밤낮으로 온갖 제철 과일과 채소들을 훔쳐 왔다고 했다. 딸기 절도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일 때는 물론, 2년의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이 떨어진 이후에도 그녀의 도둑질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녀의 활동 소식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농민들. 대체 그녀는 왜 도둑질을 멈추지 못하는 걸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8일 금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