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이 있었던 8월도 곧 끝물이다. 이번 8월은 처서 매직도 엿 먹어라 외칠 정도로 역대급으로 더웠던 것은 물론이요, 날씨도 제멋대로였던 여름을 지낸 것 같다. 비가 온다더니만 해가 뜨거나, 또는 갑자기 비가 쏟아지거나 하는 등 혼돈의 날씨가 있었던 8월이었다.
이번 리듬게임 소식도 마치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혼돈 그 자체였다. 원래대로라면, 식스타 게이트의 리펙토링 업데이트와 칼파 코스믹 심포니의 얼리엑세스 발매로 나름 무난하게 지나갈 듯했으나, 8월 끝물 즈음에 디맥이 시즌 13과 피규어 발매, 그리고 또 다른 오프라인 행사 참여라는 소식으로 갑작스럽게 난입해 상황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무난히 끝날 것 같았던 8월의 업데이트 소식들은 디맥의 예상치 못한 대규모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추가되면서 8월의 리듬게임 업계는 그야말로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을 더욱 화려히 장식한 셈이다.
이처럼 혼란스러웠던 8월의 리듬게임 소식을 하나씩 정리해보며,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제3지대 ‘큰누나’의 자리를 지켜낸 식스타 게이트
게임을 다시 재구성한 ‘리펙토링 업데이트’ 와 마침내 공개된 ‘아우터 스페이스’
리듬게임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개성을 선보인 ‘UNITED NETWALK’ DLC
제3지대의 큰누나 자리는 지켜냈지만 정식출시 전까지 끝난 게 아니다
먼저 식스타 게이트 이야기를 해보자.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의 8월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상반기 동안 식스타 게이트는 예정되었던 UNITED NETWALK DLC가 계약 문제로 연기되면서, 여러 운영상의 실수가 잇따라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르케아의 ‘크로싱 펄스’ 1곡 업데이트를 제외하면 새로운 곡이 전혀 추가되지 않는 등, 상반기를 완전히 날려버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에 더해, 제3지대의 신작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식스타 게이트의 입지는 더욱 불안해졌고, 팬들의 신뢰마저 흔들리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 식스타 게이트를 다시 되살린 두 명의 구원투수가 있었으니, 바로 ‘리팩토링 업데이트’와 ‘아우터 스페이스’이다.
먼저 ‘리팩토링 업데이트’란, 기존 게임의 기능과 콘텐츠를 유지하면서도 코드의 효율성, 가독성, 확장성, 유지보수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작업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지난 5월 디제이맥스의 2.0 업데이트와 유사한 흐름으로, 기존 리소스를 활용하면서도 게임 구조를 대폭 개선하여 플레이어 경험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fmod 적용’, 즉 ASIO 지원 업데이트로, 이를 통해 오디오 지연을 최소화하여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했다. 리팩토링 과정에서 대부분의 요소를 새로 제작해야 했기에 어려움이 많았고, 초기에는 버그로 인한 잦은 핫픽스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게임의 근본적인 시스템과 코드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구원투수는 ‘아우터 스페이스’다. 이 모드는 2022년 8월 처음 공개된 후 2년 만에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아우터 스페이스’는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미션 모드나 이지투온 시리즈의 코스 모드처럼 정해진 곡들을 연속해서 플레이하는 방식이지만, 이 모드의 특징은 바로 기믹 위주의 전용 난이도인 ‘미스틱(Mystic)’의 추가다.
일반적으로 리듬게임에서 기믹은 스코어링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절제하는 편이지만, ‘아우터 스페이스’는 기믹을 더욱 강조하여 곡의 특성에 맞는 기믹을 통해 재미를 더했다. 예를 들어, ‘Blue Sausage’에서는 롱노트를 활용한 기믹이, ‘Sixtar::Gate’에서는 여닫는 게이트 트랙이 발광하는 독특한 연출이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했다. 이런 기믹들은 게임의 단순한 코스모드가 아닌 아우터 스페이스만의 독특한 개성을 부각시키며, 플레이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드디어 베일을 벗은 ‘UNITED NETWALK’ DLC는 식스타 게이트의 상승 궤도에 큰 힘이 되었다. 계약 이슈로 인해 개발 기간이 늘어났지만, 그만큼 추가 신곡 6곡이 보강되어 더욱 풍부한 콘텐츠로 무장한 이 DLC는 식스타 게이트가 리듬게임의 전형적인 틀을 깨고, 독특한 개성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된 특별한 콘텐츠다.
이번 DLC는 기존 리듬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새로운 음악과 비주얼 스타일을 통합하여 플레이어들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유나이티드 네트워크의 메인 프로듀서 918은 인터뷰를 통해 유나이티드 네트워크가 단순히 음악 레이블을 넘어 ‘동호회’ 같은 느낌으로 작곡가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적인 리듬게임의 음악 제작 방식과는 다른 접근으로, 리듬게임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독창적인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음악을 담고 있다.
918은 “서브컬처 음악을 해보지 않은 작곡가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이를 통해 리듬게임에서 보기 힘든 참신한 음악들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리듬게임의 전형적인 음악 스타일에서 벗어나, 플레이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식스타 게이트는 리팩토링, 아우터 스페이스, 그리고 유나이티드 네트워크 DLC의 3박자가 골고루 성공하며 다시금 제3지대의 ‘큰누님’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성공에 안주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예정된 리듬게임 친화 DLC인 ‘Cyber & Diver’와 일러스타 패스의 보컬로이드 행사인 ‘초 보카나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보컬로이드 아티스트 크루 보카학과의 콜라보레이션까지 다양한 도전과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서 체면을 지키며 재도약에 성공한 식스타 게이트. 연말 내 정식 출시라는 목표까지는 이제 3개월 남짓 남아 있다.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는, 상반기의 과오를 발판삼아 끊임없이 다시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때다. 과연 정식출시 까지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식스타 게이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제3지대의 새로운 바람 : 칼파 코스믹 심포니
8월 15일 얼리엑세스 발매를 시작한 <칼파 : 코스믹 심포니>
모바일을 계승한 고난이도의 채보와 수려한 그래픽, 그리고 주목받는 스토리 모드
앞으로의 게임 체인저로서의 모습이 보인다
8월 15일, ‘칼파 코스믹 심포니’가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로 출시되며 리듬게임 팬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케세라 게임즈의 2021년 모바일 리듬게임 ‘KALPA’를 기반으로 한 이 게임은, 정통 리듬게임 팬들 사이에서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PC 플랫폼으로의 확장으로 더욱 다양한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칼파 코스믹 심포니’는 정통 리듬게임의 본질을 살린 4키와 5키 플레이 스타일을 지원하며, 단노트와 롱노트로만 구성된 깔끔한 노트 패턴을 특징으로 한다. 기존 PC 게임의 수직 탑다운 형식뿐 아니라 탭소닉 스타일이라 부르는 사선 탑다운 형식도 채용해, 다양한 리듬게임의 재미를 추구한다. 이번 칼파 코스믹 심포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 모드는, 플레이어가 ‘연주자’가 되어 우주를 여행하며 음악으로 생명을 나누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모드에서는 우주에 표류되어 구조된 후 기억을 잃은 ‘칼파’라는 캐릭터와 함께 여정을 떠나며, 새로운 전용 곡과 전용 연출을 해금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칼파 코스믹 심포니’만의 특장점은 바로 변속 채보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변속 안내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기능은 변속이 발생하는 구간을 시각적으로 표시해, 플레이어가 속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변속 구간의 표시가 많을수록 더 큰 변속이 작용하며, 이는 플레이어가 리듬게임을 더욱 전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리듬게임 고수를 위한 하드 판정 모드인 ‘루나틱(Lunatic)’ 모드를 지원한다. 이 모드는 더욱 엄격한 판정을 적용하여 플레이어의 실력을 극한으로 시험한다. 루나틱 모드에서는 퍼펙트 판정을 받기 위해 보다 정확한 타이밍이 요구되며, 루나틱 모드에서의 기록은 별도로 관리된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실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제작진 생방송에서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게임의 발전과 개선을 약속하며, 정기적인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 편의성 패치를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희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곡과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난이도 조정과 패턴 수정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다가올 9월 업데이트에서는 멀티플레이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며, 스토리 모드의 두 번째 장이 추가되고 시스템 옵션에 대한 설명 팝업 및 기타 편의 기능이 강화될 예정이다. 개발진은 이러한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지난 5월 PLATiNA :: LAB과 함께 제3지대의 새로운 기대작으로 떠오른 칼파 코스믹 심포니, 성공적인 첫 인상을 남긴 칼파의 여정은 과연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다.
처서 매직 없는 디제이맥스의 여름
29일 디제이맥스 신규 시즌 <Summer Adventure> 시작
‘압도적 컨셉’으로 여러 의미의 충격과 공포를 낳은 이번 시즌
GAME ESPORTS SEOUL 2024 참여 및 피규어 발매 소식까지
원래 8월은 제3지대 게임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시기였어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상반기에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친 디제이맥스가 난입해 혼돈의 8월을 만들어나가게 되었다.
지난 29일,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13번째 시즌인<Summer Adventure>가 시작했다. 원래 디맥 시즌이 다양한 컨셉으로 나올 때마다 화제가 되었는데, 이번 시즌은 디제이맥스 주역 캐릭터들의 수영복 패션이 큰 화제를 끌었다. 특히 레나가 선보인 패션은 그야말로 ‘압도적 대흉근’이라 불릴 정도(필자: 그나마 이를 표현하기 위해 찾은 제일 건전한 표현이었다)의 엄청난 패션을 선보여 유저는 물론 스트리머까지 모두 ‘뜌따’를 외치게 만들었다. 필자 역시 이에 감탄했으나 수위 때문에 이를 올릴 수 없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직접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컴필 앨범 <DRIVE>의 인기곡인 MINIMONSTER의 Insane Drift가 클리어패스 플러스로 정식 수록되고, 팀전 모드가 개편되어 1vs5와 같은 패싸움전, 2vs2vs2와 같은 3파전 등 더욱 다양한 팀전 양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곧이어 익스텐션 시리즈의 대표 작곡가들이 모이는 라이브 파티가 다가오는 9월 6일 GAME ESPORTS SEOUL 2024에서 개최됨과 동시에, 피규어 제작 전문업체 APEX TOYS와 콜라보한 디제이맥스 시리즈 최초의 공식 피규어가 발매되어 사전 예약을 실시한다. GES 2024 참여의 경우 지난 2019년 성남시 게임 국악 콘서트 이후 5년 만에 이루어지는 대외 활동이며, 피규어 역시 지난 2013년 테크니카 Q 사전 예약 보상 이후 무려 11년 만에 발매되는 정식 피규어로서 여러모로 뜻깊은 행보이기도 하다.
8월 마무리에 갑작스럽게 난입한 디제이맥스의 행보로 더욱 혼란스러운 3분기, 이와 함께 공개 때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철권 DLC가 곧 9월에 공개된다. 과연 이 파란은 어떻게 이어질지, 팝콘을 준비하길 바란다.
스팀리겜축제 소소히 챙겨간 이지투온 리부트 : R
EVOLVE 보스 코스 LEVEL : ZETA 업데이트 및 스팀리겜축제 기념 신곡 4곡 수록
대난전이 이어진 8월의 리듬게임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일을 마무리한 것은 이지투온 리부트 R이었다. 8월의 이지투온은 지난 방송에서 언급한 3개월 목표의 업데이트 플랜을 묵묵히 실행하고 있었다.
EVOLVE 전용 콘텐츠로는 라이센스곡인 we hate jh의 <풀악셀>과 보스 코스 콘텐츠인 LEVEL : ZETA가 추가되었다. 또한,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된 스팀 리듬게임 축제를 기념하여 특별 코스였던 Daily Special의 전용곡 <Rain Blossom>과 함께 무료 신곡 3곡이 추가되었다. 8월의 마지막 업데이트에서는 LEVEL : ZETA의 마지막 전용 곡이었던 <Rosenkreuz†Vampir>가 공개되면서, 이 곡이 과거 SABIN SOUND STAR의 수록곡 Rosen Vampir의 후속곡임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보낸 이번 이지투온 되시겠다.
이렇게 8월의 리듬게임 업계는 제3지대의 성장으로 시작해 디제이맥스의 갑작스러운 난입으로 정신없이 마무리되었다. 식스타 게이트는 리팩토링 업데이트와 새로운 DLC로 본래의 입지를 지키는 데 성공했고, 칼파 코스믹 심포니는 성공적인 첫인상을 만들었으며, 이지투온 리부트 R은 계획된 업데이트를 꾸준히 실행하며 조용히 한 달을 마무리했다. 한편,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는 13번째 시즌과 함께 피규어 발매 등 대규모 이벤트를 선보이며 8월의 마무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처럼 8월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들로 가득 찬 한 달이었다.
다가오는 9월에는 칼파의 후속 업데이트와 디맥의 철권 DLC 공개를 비롯해 다양한 기대가 모이고 있다. 디제이맥스뿐만 아니라 여러 게임들이 준비한 새로운 콘텐츠와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는 9월, 또 어떤 놀라운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각기 다른 개성의 리듬게임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며, 하늘이 높고 리듬게임으로 풍성할 다가올 가을을 만끽할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