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AR 2025]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리포트 : 30주년의 현장, 어떤 게임들이 빛냈나

대한민국의 게임 시상식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11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25의 전야를 장식하며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번 시상식은 한 해 동안 출시된 국산 게임들을 총결산하는 자리로, 국내 최고 권위의 게임 시상식이다.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이번 게임대상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김성회 의원,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등 여야 의원을 비롯해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직무대행, 유병한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최성희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등 게임 관련 기관 및 협·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2024년 대상 유출 사태와 같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과 같은 본상 심사에 심사위원회 심사 50%, 대국민 투표 25%, 미디어 투표 25%를 반영하여 대국민 및 미디어 투표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공정성과 대중성을 강화했다. 시상식의 막은 지난해 기술창작상 사운드 부문 수상작인 ‘스텔라 블레이드’ OST의 라이브 밴드 어레인지 공연과 한국 e스포츠의 역사를 함께한 전용준 캐스터의 사회로 열렸다.

올해 게임대상에서는 굿게임상/스타트업 기업상/기술창작상(기획, 시나리오, 사운드, 그래픽, 캐릭터)/사회공헌우수상/인기성우상/e스포츠발전상/인디게임상/우수개발자상/인기게임상/공로상/본상(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총 13개 부문에서 수상이 이뤄졌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각 부문마다 수상을 받은 게임사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굿게임상 – 잼잼 테라퓨틱스 ‘잼잼 400: 핑크퐁과 잼잼 친구들’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가진 창작 게임에게 수여되는 ‘굿게임상’의 수상작은 잼잼 테라퓨틱스의 ‘잼잼 400: 핑크퐁과 잼잼 친구들’로 선정되었다. 해당 게임은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디지털 재활 게임으로서 사회적 가치와 산업적 혁신을 동시에 실천한 점이 수상 사유로 선정되었다.

구글플레이 창구 프로그램의 우수 작품으로 뽑힌 이 게임은 뇌병변 장애로 손이 불편해도 뭐든 혼자 힘으로 해보려 했던 아들을 위해 엄마가 직접 만든 재활 운동 게임으로, AI로 한 동작 한 동작을 정확하면서도 게임으로 재미있게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는 뇌성마비·자폐 아동 재활 운동 게임이다. 굿게임상의 의미인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가진 창작 게임에 매우 적합한 수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잼잼 테라퓨틱스의 김정은 대표는 이번 수상과 함께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장애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자 게임을 만들었는데요. 장애가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라는 응원을 받게 되었다”며 희망을 담은 소감을 남겼다.

스타트업 게임상 – 도비캔버스

스타트업 게임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생 기업에 주어지는 상으로, 도비캔버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근 꾸준히 게임 업계와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생성형 AI 기반 인터랙티브 경험과 세계관 서사 기술을 융합해 만든 ‘멸망한 세계의 신이 되었다’로 수상하게 되었으며, 사용자가 만든 아바타와 상호작용하는 스토리 생성 시스템을 통해 초기 사용자 그룹에서 높은 참여율과 재방문율을 기록한 점이 수상의 배경으로 제시되었다.

도비캔버스의 이재훈 대표는 이번 수상 소감에서 “내가 만약 돈이 없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스토리와 재밌는 이야기만 있다면, 돈이 없어도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그가 생각하는 AI와 게임의 상생을 제시했다.

기술창작상 – 마비노기 모바일 & 퍼스트 버서커 카잔 & P의 거짓 서곡

본상의 예고편에 속하는 기술창작상은 기획&시나리오 및 사운드 부문에서 넥슨 데브켓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그래픽 부문에서는 넥슨 네오플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캐릭터 부문에서는 네오위즈의 라운드8 스튜디오의 ‘P의 거짓: 서곡’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넥슨의 판타지 RPG ‘마비노기’의 모바일 이식작으로 낭만과 모험이라는 핵심 키워드 아래 캐릭터의 서사를 모바일로 쉽게 경험할 수 있게 했으며, 다양한 생활 콘텐츠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포함한 설계로 콘텐츠가 단순 반복이 아닌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다는 철학이 잘 반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P의 거짓: 서곡’ 모두 한국 게임의 콘솔 도전작이자 콘솔 황금기를 이룬 작품으로, 카잔은 카툰 렌더링과 실사적 표현 사이의 절묘한 균형으로 플레이어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그래픽 효과를 선보인 점이 수상 이유로 꼽혔다. P의 거짓: 서곡은 스토리와 플레이 경험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유기적인 존재로, 세밀한 의상과 액세서리의 개성 있는 컬러 팔레트, 감정을 표현하는 얼굴, 근육,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별 성격과 역할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캐릭터의 모든 동작이 스토리와 연결되어 플레이어가 캐릭터와 함께 숨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심리적 깊이와 스토리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캐릭터 설계가 이번 수상의 이유로 꼽히게 되었다.

수상에 오른 라운드8의 차병준 아트팀장은 “개인적으로는 지난 게임대상에서 캐릭터 부문 상을 못 받았는데 이번에 받아서 뭔가 좀 해소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라며 소소한 소회를 밝혔다.

사회공헌우수상 – NX3게임즈

사회공헌우수상은 로드나인의 제작사 NX3게임즈가 수상했다. 인게임 기부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기부금 조성을 통해 사회적 순기능을 확대한 공로로 수상하였으며, 이외에도 NX3게임즈는 게임 내 이벤트와 연계해 NGO와 협력하여 기부금 모금과 현장 봉사 활동을 연계하는 등 유저 참여형 사회공헌 모델을 실현했다.

NX3게임즈의 윤태영 실장은 이번 수상 소감에서 “사실 저희가 사회공헌을 다른 회사보다 잘했다고는 감히 생각하지 않고 있고요. 다만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고 조금 더 열심히 하라고 책임감을 가지라고 주시는 상이라고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인기성우상 – 이현 성우

이번 대한민국 게임대상 2025에서 신설된 인기성우상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블레이드 팬텀으로 열연한 이현 성우가 초대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블레이드 팬텀 역으로 놀라운 연기와 존재감을 보여준 깊이 있는 톤과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연기로 플레이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을 완벽히 표현해내며 팬텀만의 아이코닉한 사운드를 연출하여 플레이어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 것이 수상 사유로 꼽혔다.

이현 성우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제작진과 함께 축하하러 온 동료 성우에게 감사를 표하며, 카잔의 개그씬인 ‘라라라 라크리마’ 노래를 재현하며 위트 있게 수상 소감을 마무리하였다.

e스포츠발전상 – 한국e스포츠협회 정자랑 대외협력국장

e스포츠발전상에서는 한국e스포츠협회 정자랑 대외협력국장이 수상을 차지했다. 사단법인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10년 이상 홍보 및 대외협력 업무를 수행하며 e스포츠의 대중 인식 향상과 국제 표준화 기구 참여, 대회 운영 인프라 개선, 선수 복지 정책 개발, 국제 대회 유치 활동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공헌이 인정되었다.

정자랑 국장은 수상 소감에서 ‘e스포츠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는 선수’임을 밝히며, “그 옆에서는 항상 많은 분들의 지원과 함께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목사, 팀, 언론, 지역, 정부 그리고 저희 협회가 함께 열심히 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문체부가 주최하고 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해, 이런 대회들을 직접 만들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는 것에 대해 정말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인디게임상 & 우수개발자상 – 리자드 스무디 ‘셰이프 오브 드림즈’

인디게임상과 우수개발자상은 모두 동일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며,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즈’와 리자드 스무디의 대표 심은섭이 두 상을 모두 수상하게 되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를 개발한 심은섭 대표는 완성도 높은 인디게임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미래를 이끌 젊은 개발자로 주목받았으며, 그가 개발한 ‘셰이프 오브 드림즈’ 역시 아름다운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으로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게임 편의성을 높이며 유저 친화적 운영으로 국내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리자드 스무디 심은섭 대표는 “취업 포트폴리오로 간단하게 시작한 게임에 좀 더 애정이 가고, 미련이 남아서 그러다 보니까 2년 9개월 동안 개발에 매진하여 좋은 결과를 내게 됐는데, 단순히 재밌다는 생각보다는 인디 개발자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뭔가 더 깊어지게 되었습니다”라며 “출시 이후 연휴가 있었는데, 출시하고 나서 ‘연휴가 어디 갔지?’라는 피드백이 가장 기분이 좋았습니다”라며 소회를 남겼다.

본상 부문 –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본상 부문에서는 우수상에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RF 온라인 넥스트’,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서곡’이, 최우수상에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그리고 대상은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수상함으로써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넷마블 넥서스 김정민 대표는 지난 세븐나이츠 시리즈의 실패를 언급하면서 “시리즈를 포기해야 하나라고 할때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님께서 ‘야, 세븐나이츠 원을 다시 한번 만들어 봐’라고 말씀해주셨고, 그로 인해 다시 원작의 재미를 살리는 데 집중을 했고 욕심을 많이 내려놓고 만든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라며 “좋은 결과까지 이어져서 너무 영광스럽고 이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고 앞으로 또 세븐나이츠가 계속해서 시리즈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넷마블 N2 권민관 대표는 “30주년에 본상을 수상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영광” “저희는 항상 진정성 있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 그 어떤 게임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네오위즈의 라운드8 최지원 디렉터는 “‘P의 거짓’ 본편과 그리고 ‘서곡’을 지나서 지금까지 다음을 준비하는 데 함께 있어준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과 무한의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라며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대상을 수상한 데브켓 김동건 대표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함께 만든 모든 분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넥슨에 감사드립니다”라며 “무엇보다 ‘모험가’ 여러분과 함께 이 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비노기의 콘셉트가 ‘할머니가 들려주신 옛 전설’인데, 개발 과정에서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라며 “지금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라고 덧붙였다.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한국 게임 산업의 3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게임부터 기술적 혁신을 이룬 AAA급 콘솔 게임, 그리고 창의적인 인디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게임들이 한국 게임 산업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의 논란을 교훈 삼아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심사위원회 심사와 함께 대국민 투표 및 미디어 투표를 균형 있게 반영함으로써 전문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시상식으로 거듭났다. 장애 아동을 위한 재활 게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작까지, 한국 게임 산업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창의성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게임 개발 방식, e스포츠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 그리고 인디 개발자들의 도전 정신은 한국 게임 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고한다.

대상을 수상한 ‘마비노기 모바일’의 김동건 대표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남긴 소감처럼,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의 추억과 감정, 그리고 이야기를 담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끝났지만, 한국 게임 산업의 도전과 혁신은 계속될 것이다. 내년 지스타와 함께 돌아올 2026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또 어떤 감동과 혁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본다.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