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알리미] 나만의 조합으로 세상을 가르자!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리뷰

[리겜알리미 만우절 특집 – 레이싱알리미 ①] 세가가 내세운 새로운 레이싱 공식 :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오랫동안 한 장르만 파고든 사람에게 게임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어느새 일상이 된다. 필자에게 그 장르는 단연 리듬게임이었다. ‘리겜알리미’라는 닉네임에서 알 수 있듯, 2014년 유비트 소서 풀필 시절부터 10년 넘게 리듬게임을 붙잡고 살아왔다. 그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이 한 번쯤 거쳐 가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같은 대중적인 흐름과는 문외한이라는 이름에 맞게 거리감을 두고, 오롯이 음악에 몸을 맡겨 몰입해 온 셈이다.

하지만 어느 장르든 오래 파고들다 보면 어느 순간 설렘을 밀어내는, 소위 ‘물리는’ 시점이 온다. 2025년이 되어 필자에게 리듬게임은 딱 그런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여전히 좋아하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손이 가지 않았다. 2022년경 프레스티지 패스에서 느꼈던 날 것의 도파민은 좀처럼 다시 찾아오지 않았고, 10년 넘은 장르에서 슬슬 다른 게임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어떤 게임은 지나치게 과금 유도가 강했고, 어떤 게임은 사람을 모아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었으며, 또 다른 게임은 높은 사양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시작도 못한 채 멈춰버렸다. 이렇게 새로운 장르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의외로 가까운 곳에 답이 있었다. 직관적인 조작, 짧고 강렬한 플레이, 순간적인 판단과 속도감. 리듬게임을 좋아하던 사람이 충분히 끌릴 만한 요소를 갖춘 장르가 바로 레이싱 게임이었다. 그리고 필자를 가장 먼저 레이싱 게임 세계로 이끈 작품이 바로 세가의 신작,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다. 소닉 더 헤지혹이라는 대표적인 IP로 만든 레이싱 게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선보인 적이 있지만, 이번 신작 크로스월드는 다양한 ‘가젯’ 조합과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압도적인 속도감과 함께 하늘·바다·차원까지 넘나드는 레이싱을 선보이며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리듬게임만 파던 필자가 어떻게 레이싱 게임에 빠지게 됐는지, 그리고 그 시작점이 왜 하필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였는지를 이번 글에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만우절 기획이라는 가벼운 형식이지만, 오히려 이 게임을 소개하기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이 글이 필자에게는 리듬게임이 아닌 장르를 주제로 쓰는 첫 리뷰이기도 하니,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기보단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길 바란다.


게임의 개성과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로움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Sonic Racing Crossworlds, 이하 크로스월드)는 세가 소닉 팀과 이니셜 D 아케이드 개발진이 함께 만든 액션 레이싱 게임이다. 2025년 9월에 출시된 비교적 신작으로, 포르자 호라이즌이나 니드 포 스피드처럼 사실적인 주행 감각에 초점을 맞춘 작품과는 방향이 다르다. 대신, 아이템을 활용해 가속하거나 상대를 견제하는 등 액션성과 경쟁의 재미를 살린 캐주얼 레이싱 스타일을 앞세웠다. 이러한 스타일의 대표작으로는 마리오 카트 시리즈가 있고, 국내 PC 게이머라면 넥슨의 카트라이더 시리즈에 익숙하다. 필자 역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가볍게 플레이한 경험이 있어 크로스월드 역시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 있었다.

사진=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공식 사이트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서비스 종료로 빈자리가 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대안이 될 만큼 풍부한 콘텐츠와 커스터마이즈 요소를 갖췄다는 것이다. 크로스월드의 머신은 스피드, 엑셀, 핸들링, 파워, 대시까지 다섯 가지 속성으로 나뉘며, 각 속성에 따라 속도감, 드리프트 감각, 주행 스타일이 뚜렷하게 달라진다. 여기에 같은 타입 안에서는 앞 유닛과 뒷 유닛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어, 단순히 성능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머신을 만들어가는 재미도 느껴진다. 특히 대시 타입은 익스트림 보드 전용으로 구성되어, 드리프트와 가속의 손맛이 더 강하게 살아난다.

꾸미기 요소도 잘 갖춰져 있다. 소닉 시리즈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 커스터마이즈를 비롯해, 오라나 경적 소리까지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 더 반가운 점은 이런 커스터마이즈를 과금이 아니라 플레이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서는 다양한 꾸미기 아이템이 주로 유료 재화와 연결돼 있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크로스월드에서는 월드 매치에서의 승급, 레이스 파크의 AI 레이서를 이기거나 레이스를 하며 모은 ‘돈파 티켓’으로 대부분의 커스터마이즈를 해금하고 구매할 수 있다. 게임을 꾸준히 즐길수록 선택지가 넓어지는 구조여서, 첫인상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했다. 이처럼 크로스월드는 단순한 레이싱의 재미를 넘어 자신만의 조합과 개성을 입히는 손맛까지 잘 갖춰, 첫 만남부터 뚜렷한 존재감을 남긴다.

혼자해도 재밌고, 같이 하면 더 재밌는 크로싱월드

플레이 모드는 크게 싱글·로컬 콘텐츠와 온라인 콘텐츠로 나뉜다. 싱글·로컬 모드에는 그랑프리, 레이스 파크, 타임 트라이얼이 포함되어 있으며, 온라인 모드에는 월드 매치, 페스타, 레전드 컴페티션이 마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본기를 충실히 갖춘 정석적인 패키지에 가깝다.

우선, 그랑프리는 각 테마별로 세 개의 코스와 주행 중 진입하는 크로스월드, 마지막으로 이를 연속해서 즐기는 파이널 라운드로 구성되어 있어 테마 전체를 달리는 과정에 완주하는 재미가 살아난다. 레이스 파크는 링 획득이나 터치 대시처럼 기존과는 다른 규칙을 적용한 이벤트성 레이스가 중심이다. 일부 룰에서는 강력한 아이템만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익스트림 매치도 준비되어 있어, 싱글 플레이임에도 같은 패턴의 반복이 아닌 다양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추후 설명할 멀티플레이 모드인 페스타의 연습용으로도 적합하다. 반면 타임 트라이얼은 최소한의 가속 아이템만 허용하고 그 외 모든 변수는 제외한 채, 오로지 기록 단축에 집중하는 모드로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실력과 최적의 주행 루트를 가다듬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월드 매치는 최대 12명이 참가해 전 세계 이용자와 경쟁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모드다. 경기 결과에 따라 일종의 경험치가 부여되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의 티어가 상승하게 된다. 티어는 최하 E등급부터 최상위 LEGEND까지 총 6등급으로 나뉘며, 승급 시에는 각종 가젯 아이템과 오라가 해금된다. 특히 LEGEND 9에 도달하면 최고 등급 경쟁 콘텐츠인 레전드 컴페티션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이 모드에서는 브론즈부터 에메랄드까지 별도의 전용 티어와 레이팅이 적용되어, 한층 더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지면서 단순한 주행 실력뿐만 아니라 가젯 세팅에 대한 이해와 상황 대응 능력까지, ‘전설들의 경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고 수준이 요구된다.

반면, 페스타는 크로스월드의 콜라보레이션 테마를 전면에 내세운 기간 한정 이벤트 모드다. 기본적으로 레이스 파크에서 비롯된 다양한 변형 규칙이 온라인 멀티플레이로 확장된 형태이며, 적용되는 룰이 매시간(30분 내지 한시간) 바뀐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덕분에 같은 모드를 반복해도 매번 새로운 분위기의 레이스를 즐길 수 있다. 또, 페스타에서 얻는 포인트를 통해 전용 콜라보 아이템과 한정 가젯 아이템도 획득할 수 있어 단순한 이벤트전을 넘어 명확한 보상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이 모드는 3일 동안만 즐길 수 있는 한정 콘텐츠이기 때문에, 상시 플레이보다는 짧고 임팩트 있게 참여를 유도하는 성격이 강하다.

레이스가 내가 된다 – 가젯 & 크로스월드

크로스월드는 다양한 레이싱 모드뿐 아니라, 게임만의 독창성도 확실하게 드러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가젯 시스템과 크로스월드 시스템이다.

가젯 시스템은 이번 크로스월드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한 개의 플레이트에 최대 여섯 개의 가젯을 조합해 자신만의 능력 구성을 완성할 수 있다. 각 가젯은 특정 머신이나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는가 하면, 아이템 등장 확률을 높이거나, 충돌 피해를 줄이고 회복시키며, 드리프트 차지를 더 쉽게 모을 수 있도록 돕는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한다. 이 조합 덕분에 단순히 빠른 머신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레이스 운영 전략까지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사진=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공식 사이트

특히 가젯 시스템이 인상적인 이유는 아이템전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을 일정 부분 전략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이템전은 운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인식이 있지만, 크로스월드는 가젯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가 직접 운의 흐름에 개입할 여지를 넓혔다. 어떤 아이템을 노릴지, 충돌과 견제에 어떻게 대비할지, 드리프트와 가속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는 단순히 운 요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운도 결국 준비한 사람이 유리하다’는, 게임 설계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사진=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공식 페이지

크로스월드 시스템은 게임의 정체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장치다.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은 하나의 트랙에서 정해진 루트를 반복 주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이 게임은 레이스 중간에 전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며 주행 감각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히 배경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주행 흐름에 직접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운영 방식도 직관적이다. 대체로 1랩이 끝날 즈음 1등인 플레이어가 다음에 진입할 크로스월드를 선택하고, 이후 2랩은 해당 크로스월드에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선두 경쟁은 단지 앞자리 싸움에 그치지 않고, 이후 레이스 판세까지 좌우할 주도권 다툼으로 확장된다. 만약 정해진 크로스월드가 아닌 ‘랜덤 트랙’을 선택할 경우, 무작위로 크로스월드가 정해지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이처럼 1랩의 순위 다툼이 전체 레이스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각 랩마다 긴장감을 높인다.

이 시스템은 반복 플레이 환경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같은 테마의 코스를 여러 번 달려도, 크로스월드가 어떻게 선택되느냐에 따라 매번 레이스 전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단조로워지기 쉬운 반복 주행에 변수와 긴장감이 더해지고, 플레이어는 코스 숙련뿐 아니라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대응력까지 필요로 하게 된다. 여기에 크로스월드 전용 요소이자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다양한 효과가 연이어 발생하는 피버 타임(Frenzy Time)이 더해지면, 단 한 번의 흐름 변화만으로도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 있어 더욱 예측이 힘든 전개를 만들어낸다.

또한, 이 크로스월드는 세가의 소닉 시리즈를 오마주한 트랙들로 구성돼 있어, 원작을 익히 아는 유저들에게는 추가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요약하자면, 크로스월드 시스템은 이 게임이 단순히 ‘소닉 캐릭터가 나오는 카트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레이싱 트랙의 반복성을 깨트리고, 선두 경쟁에 새로운 의미와 전략을 더하며, 전 과정에 걸쳐 끊임없이 변수가 발생하도록 설계돼 있다. 결국 크로스월드는 단순한 코스 변경이 아니라, 레이스 전반의 구조와 긴장감을 새롭게 정의하는 이 작품만의 차별화된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웰컴 투 소닉 : 크로스월드로 소닉 세계관에 매료되다

크로스월드는 소닉 시리즈의 다양한 캐릭터 게임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답게, 플레이어블 캐릭터 구성 역시 매우 알차다. 대표적으로 소닉, 테일즈, 너클즈가 모인 팀 소닉이 중심을 이루고, 여기에 섀도우 더 헤지혹이 이끄는 팀 다크, 소닉의 오랜 라이벌인 에그맨과 소닉 프론티어에서 새롭게 등장한 세이지가 속한 팀 에그맨까지 주요 진영이 균형 있게 편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바빌론 해적단, 팀 카오틱스, 육귀중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 집단이 폭넓게 등장하여 전체 라인업의 다양성을 더한다. 덕분에 크로스월드는 소닉과 소수의 메인 캐릭터만 내세운 단순한 팬서비스 스핀오프를 넘어, 시리즈 전반을 총망라하는 올스타 캐릭터 게임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또한 그랑프리 라이벌 시스템을 통해 각 캐릭터마다 다른 상호작용 대사를 주고받는 점도 이 게임의 재미를 높인다. 각 코스 별로 준비된 특별 대사, 아이템 공격이나 피격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반응 대사 등 섬세한 연출이 더해지면서 캐릭터의 개성이 한층 더 잘 살아난다. 덕분에 소닉 시리즈 팬들은 익숙한 캐릭터 관계와 연출을 반가워할 수 있고, 소닉 세계관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라도 경기를 거듭하다 보면 각 캐릭터의 성격과 상호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사진=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공식 사이트
사진=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공식 사이트

무엇보다도 크로스월드는 게임 제목에 걸맞게 폭넓은 콜라보레이션 캐릭터의 등장으로 개성을 뚜렷이 드러낸다. 버추얼 싱어 하츠네 미쿠를 비롯해, 세가의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카스가 이치반, 페르소나 시리즈의 조커 등도 참가하면서 캐릭터 폭이 크게 넓어졌다. 여기에 팩맨, 마인크래프트, 록맨, 스폰지밥, 앵그리버드와 같이 다양한 게임과 미디어 프랜차이즈의 캐릭터들이 합류해, 크로스월드는 소닉 시리즈 한계를 뛰어넘는 올스타 레이싱 게임의 특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크로스월드는 다채로운 캐릭터와 세밀한 연출 덕분에 단순한 레이싱 게임을 넘어, 소닉 세계관의 입문작이자 올스타즈 게임으로서의 장점도 가지고 있다. 다만 하츠네 미쿠를 제외한 콜라보 캐릭터들에게는 별도의 음성 대사나 상호작용이 없어, 소닉 캐릭터들과의 케미가 실제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 캐릭터 참전만으로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캐릭터 간 상호작용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웠던 크로스월드의 특색이 콜라보 캐릭터까지 온전히 확장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 게임의 흠이라고 볼 수 있다.

리듬게임에서도, 레이싱에서도 음악은 중대사항

필자가 크로스월드에서 가장 주목한 요소는 단연 음악이다. 리듬게임에서 음악이 플레이의 핵심이듯, 속도감이 중요한 레이싱 게임에서도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을 넘어 질주의 분위기와 몰입감을 완성하는 핵심 장치다. 크로스월드는 이 부분을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메인 테마 ‘Cross the Worlds’를 비롯해, 크로스월드는 역대 소닉 시리즈와 소닉 레이싱 계열의 수록곡을 현대적인 질주감에 맞춰 재해석했다. 여기에 카메리아, Giga, Aiobahn, Laur 등 리듬게임과 동인 음악, 보컬로이드 신에서 잘 알려진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면서, 크로스월드 특유의 개성 있는 사운드가 완성됐다. 또, 하츠네 미쿠가 참여한 ‘Project ONSOKU’나, 이누가미 코로네가 함께한 ‘본가 프레셔스 모먼트’, 용과 같이와 마인크래프트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악곡, 그리고 데이토나 USA, 파워 드리프트 등 세가 레이싱 계보의 명곡을 담은 ‘세가 레이싱 & 버라이어티’까지 더해지며 음악 구성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그 결과 크로스월드는 단순히 익숙한 소닉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IP와 세가의 유산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주크박스’ 시스템이다.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레이어가 직접 곡을 선택해 각 랩에 배치할 수 있게 하여, 레이스의 분위기를 원하는 대로 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코스를 달릴 때도 1랩은 가볍고 경쾌한 곡으로, 이어지는 2랩은 더욱 강렬한 트랙을 배치하는 등, 사용자가 음악으로 경기 흐름을 세밀하게 조율할 수 있다. 음악이 그냥 배경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레이스의 템포와 감정선을 새롭게 그릴 수 있는 시스템인 셈이다.

실제로 필자가 가장 즐겨 쓴, 소위 ‘최애’ 조합도 이 주크박스 시스템 덕분에 한층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가장 대표적으로 카메리아가 리믹스한 소닉 프론티어 수록곡 <I’m Here (“Run Towards the Final Horizon” Remix)>는 크로스월드 특유의 속도감과 파이널 랩의 격렬한 전개에 완벽히 어울렸고, 최근 업데이트한 ‘세가 레이싱 & 버라이어티’에 수록된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추장님(SON OF SUN)’으로 유명한 호소에 신지의 <Like the Wind Reborn>, A-One의 <God only knows>, 세노우에 준의 <Soul on Desert> 등은 세가 아케이드 레이싱만의 질주감을 극대화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런 결이 다른 곡들이 주크박스 안에서 각 구간의 분위기를 책임지며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총평 – 스팀으로 레이싱 입문 하고 싶다? 무조건 사세요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단순히 소닉 캐릭터를 내세운 팬서비스용 스핀오프에 그치지 않는다. 익숙한 캐주얼 레이싱의 틀에 차원을 넘나드는 크로스월드 시스템이 더하는 변주와, 가젯 시스템을 활용한 전략성, 여기에 주크박스와 다양한 사운드트랙이 완성하는 감각적인 질주감까지 갖춘 작품이다. 처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나만의 세팅과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뚜렷하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조작이 직관적이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싱글 플레이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시스템에 익숙해진 뒤에는 월드 매치와 레전드 컴페티션 등 더욱 깊이 있는 경쟁의 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한 머신과 캐릭터의 조합, 가젯 설정, 음악 커스터마이즈 기능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단순한 소모성 게임이 아닌, 플레이할수록 나만의 스타일을 발전시킬 수 있는 레이싱 게임으로 완성된다.

특히 한국 PC 게임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 작품의 의미는 더 크다. 카트라이더 시리즈가 쇠퇴하면서 PC 기반 캐주얼 레이싱 장르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는데,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그 공백을 채울 몇 안 되는 대안이자, 현재로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대체제가 되고 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과 깊이 있는 세팅, 경쟁의 재미를 함께 갖췄다는 점에서, 캐주얼 레이싱을 기다려온 국내 이용자들에게 특히 반가울 만한 작품이다.

이번 리뷰를 통해 확신하게 된 점은,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가 소닉 프론티어와 함께 올해 소닉 35주년을 이끌 대표작이라는 사실이다. 단순한 스핀오프를 넘어서, 소닉 특유의 속도감과 캐릭터, 확장된 세계관의 매력까지 조화롭게 담아낸 작품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리듬게임만 즐겨온 필자조차 한순간에 빠져들 정도였으니, 이 게임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레이싱 장르에 익숙한 게이머는 물론이고, 다른 장르 위주의 이용자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이라 자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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