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게임즈의 리듬게임 ‘플라티나 랩(PLATiNA :: LAB)’에서 발생한 일부 악곡 삭제 사태와 관련해, 퍼블리셔인 XD글로벌(이하 ‘XD’)과의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양사는 이번 악곡 삭제의 최초 조정 요청이 XD에서 개발팀으로 전달된 것이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사전 안내와 이후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플라티나 랩에서는 작곡가 Ice의 ‘Entrance (PLATiNA :: LAB Edit)’, ‘RE:UNION -Duo Blade Against-’, 오리지널 DLC ‘AQUA BLUE’에 수록된 ‘Reditus Croni’ 등 3곡이 별도의 사전 안내 없이 게임에서 삭제돼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은 이후 사과문을 통해 해당 악곡을 모두 복구하고 지역별 서비스 이원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시에도 악곡 삭제가 결정된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아 퍼블리셔 개입 여부를 둘러싼 의문이 남아 있었다. 이후 이번 25일 오후 8시 경에 새로 올라온 XD와의 공동 성명문을 통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삭제 결정 과정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XD와 하이엔드 게임즈는 25일 ‘최근 악곡 조정 및 향후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에 관한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악곡 삭제에 대한 최초의 요청은 퍼블리셔인 XD가 개발팀에 전달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XD는 운영상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해당 조치가 글로벌 이용자들의 게임 경험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라 개발팀이 처하게 될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특히 콘텐츠 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하이엔드 게임즈 측은 사전 안내 없이 갑작스럽게 악곡을 삭제하는 방식과 이후 이용자 문의에 대응하지 않는 방침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XD는 개발팀이 제기한 이 같은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이용자들에게 별도의 사전 안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사태가 발생한 이후의 문의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XD 측은 이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태로 불편과 심려를 겪은 플라티나 랩 이용자와 그 과정에서 부담과 압박을 감내해야 했던 하이엔드 게임즈 개발팀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해당 해명의 내용으로 인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제기돼 왔던 ‘퍼블리셔의 요구가 악곡 삭제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은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또한 양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플라티나 랩의 향후 퍼블리싱 및 의사결정 체계 역시 대폭 조정하기로 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을 제외한 모든 글로벌 지역의 퍼블리싱 전략과 게임 콘텐츠 방향은 기존 개발사인 하이엔드 게임즈가 독립적으로 주도하고, 기존 퍼블리셔인 XD는 중국내 서비스만 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XD는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개발팀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하기로 했다. 사실상 글로벌 서비스와 중국 서비스의 운영을 각각 분리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이엔드 게임즈는 첫 번째 사과문에서 각 지역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별 서비스 이원화’의 기술적 타당성과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그 방향이 보다 구체화되어 적어도 중국 시장과 관련된 콘텐츠 조정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서비스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운영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공동 성명에서 “중국을 제외한 모든 글로벌 지역”의 콘텐츠 방향을 하이엔드 게임즈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고 명시한 것은 이번 사태 이후 제기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이용자들의 우려를 직접적으로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성명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부분은 악곡 삭제 과정에서 하이엔드 게임즈가 해당 방식에 우려를 표했음에도 실제 삭제 조치가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기존에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가운데 어느 측에서 악곡 삭제를 결정했는지가 명확하지 않았으나 이번 설명에 따르면 최초 조정 요청은 XD가 전달했으며, 하이엔드 게임즈는 사전 공지 없는 갑작스러운 삭제와 이후 이용자 대응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러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콘텐츠 삭제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이용자들에게 사전 설명도 제공되지 않게 되어 이번 논란이 촉발되었으며 양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 모델과 의사결정 권한 및 범위를 다시 조정하고 명확히 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삭제된 악곡을 복구하는 수준을 넘어 개발사와 퍼블리셔 사이의 권한 관계 자체를 재정비하는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양사는 성명 후반부에서 리듬게임에서 음악과 창작자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XD와 하이엔드 게임즈는 “리듬게임에 있어 뛰어난 음악 콘텐츠와 다양한 창작자들이 그 안에 쏟아부은 열정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반이라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플라티나 랩은 개발팀과 협력 아티스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초기부터 함께한 후원자들과 이용자들의 응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임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이 이용자들의 신뢰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또 이번 운영 체계 조정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다가오는 1.0 정식 출시 준비에 집중하고, 높은 완성도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의 사과와 전곡 복구 결정에 이어 이번 XD·하이엔드 게임즈의 공동 성명에서 상당 부분 사실관계가 구체화되면서 플라티나 랩의 악곡 삭제 사태는 마무리 국면에 들었다. 무엇보다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악곡 삭제의 최초 요청이 XD에서 나왔으며, 하이엔드 게임즈는 무통보 삭제와 이용자 대응 방식에 우려를 제기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향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서비스의 콘텐츠 결정권을 하이엔드 게임즈가 독립적으로 행사하기로 하면서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구조적 대책도 마련됐다.
앞선 사과문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던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의 결정 과정을 양사가 공동 명의로 공개하고, 글로벌 서비스의 콘텐츠 결정권까지 재조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은 사태 발생 이후 가장 구체적인 후속 입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작금의 악재가 마무리된 만큼, 정식 출시를 앞둔 플라티나 랩이 이번 논란의 극복을 계기로 이용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향후의 서비스에서 이번 반성과 성찰이 실제로 지켜나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