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금융권 채용비리! 검찰 수사 결과 시중은행 7곳에서 무려 700건의 부정 채용이 드러났다. 국회의원, 대기업 임원 등 각계각층 고위인사의 청탁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은행권을 감시·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마저 채용비리에 연루된 상황.
<시사직격> 대한민국 채용 카르텔 2부작! 2부 ‘처벌받지 않는 청탁자들’에서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채용 카르텔을 조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청년들의 목소리로 채용청탁 문제를 짚어본다.
신한은행 내부문건- 공정과 맞바꾼 이권
지난 주 <시사직격>에서는 수십 명에 이르는 인사 청탁 자료와 특이상황이 담긴 신한은행 인사 내부 문건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조직적인 채용비리가 진행돼온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조직의 목적을 위해 은밀하게 외부기관들을 관리하고 그들과 소통했다. 하나의 영업 전략으로 시작되었지만 변질된 대관업무, <시사직격>은 이 과정에서 일어난 채용청탁 정황들을 포착했다.
“무조건 받아주지”
“다 합격이지. 백프로 꼼짝 못 하는 거야”
– 신한은행 관계자 인터뷰 中 –
그렇다면 이들을 견제해야 할 피감기관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는 서로의 부정을 눈감아주면서 그들의 권력을 지켜나가고 있는 청탁의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정과 이익을 맞바꾼 이들의 행태,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일까.
전방위적 채용비리 – 처벌받지 않는 청탁자들
비단 은행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강원랜드, KT의 경우를 비롯해 우리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다. 그렇다면 청탁자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강원랜드를 상대로 채용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던 권성동 의원, KT 특혜채용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던 김성태 의원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2월 대대적인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무려 4,788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발견되었다. 이는 단순히 1년간의 신규채용, 5년간의 정규직 전환 경우만을 조사한 결과였다. 하지만 해당 조사의 후속조치 또한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채용 청탁, 이면엔 얼마나 더 많은 채용비리가 이뤄지고 있는 걸까. 이 공고한 카르텔은 어떻게 유지되어 왔으며, 또 어떻게 법망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꿈을 위해 당장의 행복을 미루며 살아왔다는 그. 2016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피해자 A 씨의 이야기다. 그는 최종면접에서 합격권의 점수를 받았지만,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점수가 하향 조정돼 불합격했다. 공개채용까지 뻗친 검은 손에 밀려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셈인데. 그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은행권에 지원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포기했다. 시간이 꽤 많이 흐른 지금도 거리에서 은행을 마주치면 그때를 곱씹게 된다는 A 씨. 그는 이따금씩 은행을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고 한다. ‘시사직격’ 제작진은 채용비리로 피해를 본 청년들을 직접 만나, 대한민국 채용시장의 현주소를 조명해본다.
“우리 누구나 다 피해볼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사실.
그런데 정말 당사자가 딱 되어 봐야지 충격이 확 오지,
설마 내가 그런 일 당하겠어 이게 가장 크거든요.”
“누구 특정해서 원망한다기보다
(우리 사회가) 변하지 않는 게 더 싫은 것 같아요”
-하나은행 피해자 A 씨 인터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