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병)이 국감을 마무리하며 “21세기의 ‘밀정’ – 뉴라이트와 김태효” 자료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자료집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 대한 ‘밀정’ 논란이 가속화되는 와중 발간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대통령실에 밀정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러 국회의원이 김태효 차장을 그 ‘밀정’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김태효 차장은 중일마 발언,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 논란 등으로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이러한 ‘밀정 논란’의 구체적 근거를 살피고 제시하기 위해, 김태효 차장의 저서는 물론 시카고대학교 박사학위논문 등 약 30년간의 저작물을 분석했다. 정동영 의원은 “뉴라이트의 사상은 일본 극우의 의견을 대변하고, 정치지형을 극단적으로 바라보는 특징이 있다”, “30년간의 저술활동을 분석해 보니 김태효 차장은 꾸준히 뉴라이트 사상의 특징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례로, 김태효 차장은 『신아세아』 2021년 여름호에 <미-중 신냉전 시대 한국의 국가전략>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기고한 바 있다. 여기에서 김태효 차장은 “대한민국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양 극단 논리가 중간지대에 표류하는 대중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해 펼치는 여론전이 격화할 것이다.”라고 적은 바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에 김태효 차장이 인식하는 ‘반국가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태효 차장의 극단적인 정치지형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다.
또, 김태효 차장은 2006년 『전략연구』통권 제 37호에 기고한 논문 <한일관계 민주동맹(Democratic Aiiiance)으로 거듭나기>에서 “한국이 고려해야 할 선결과제는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대함에 있어 심리적 불안상태를 극복하는 일이다.”라고 적었다. 일본의 보통국가화에 대한 무지성적인 반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은 학문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두려움’의 기저에는 일본의 지속적인 전쟁범죄 부정이 있음을 간과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김태효 차장은 일본의 사과에 대해 ‘피로감’을 언급한 바 있다.
김태효 차장은 2022년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펴낸 책 <복합위기 시대의 국가전략>의 제 1장 ‘권력과 규범의 글로벌 거버넌스 위기와 한국의 대외전략’ 부분을 저술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김태효 차장은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은 한국 외교에서만 관찰되는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의 대일 개인청구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 약속을 뒤집었다”고 서술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민족적 포퓰리즘으로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간 합의(2015년)를 파기했다”고 언급했는데, 수차례 합의를 인정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의도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도 있다.
자료집은 이렇듯 김태효 차장의 ‘속내’를 엿보게 하는 구체적인 사례들로 채워졌다. 정동영 의원은 “김태효 차장이 ‘밀정’이라는 것은, 정말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심어둔 스파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마치 스파이의 역할에 충실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이익을 정면으로 저해하는 한편 일본의 이익을 지나치게 대변하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꼬집는 것” 이라고 ‘밀정’의혹의 핵심을 설명했다. 또한, “이 자료집이, 국민께서 쓰실 또다른 ‘회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