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 이하 과방위 )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25 일 ( 금 )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2025 년도 블록체인 관련 지원 사업 예산을 약 210 억원 감액 , 사실상 ‘ 반토막 ’ 낸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
이정헌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이하 과기부 ) 로부터 확보한 ‘ 최근 4 년간 블록체인 관련 지원 사업 예산 및 국비 투자 현황 ’ 에 따르면 , 내년도 블록체인 관련 지원 사업 예산은 총 309 억여원으로 올해 예산 ( 약 519 억원 ) 에서 210 억원 가까이 삭감됐다 .
블록체인 관련 지원 사업은 크게 비 R&D 분야와 R&D 분야로 구분되며 특히 비 R&D 분야에서 예산 감액 규모가 컸다 . 내년도 블록체인 비 R&D 분야에 약 163 억원이 편성됐는데 , 이는 올해 예산 약 361 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
세부 사업 내역을 살펴보면 , 공공 및 민간 분야 블록체인 기술 산업 활성화를 위한 ‘ 기술선도 적용 사업 ’ 예산이 올해 224 억원에서 98 억원으로 126 억원 삭감됐다 . ‘ 블록체인 기술 및 보안 경쟁력 강화 ’ 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 배분된 예산도 올해 27 억 6,500 만원에서 내년도 9 억원으로 약 18 억원 감액됐다 .
또한 ‘ 블록체인 전문기업 육성 ’ 예산은 내년엔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 해당 예산은 2023 년 81 억원에서 올해 39 억여원으로 이미 반 이상 줄어든 바 있다 .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예산도 올해 신규 사업으로 37 억 5,000 만원이 편성됐으나 , 반영 첫해 만에 절반 이상 (2025 년 14 억 4,000 만원 ) 삭감됐다 .
R&D 분야에서도 10 억원 이상 예산이 줄었다 . 내년도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 사업 예산에 127 억 8,700 만원이 편성됐는데 , 이는 올해 예산 142 억 800 만원에서 약 14 억원 삭감된 수치다 .
내년도 블록체인 예산이 이처럼 절반가량 삭감된 것은 정부가 AI( 인공지능 ) 등 주안점을 둔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예산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
이와 같은 유례없는 블록체인 예산 삭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자 및 당선자 시절 공약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 윤석열 정부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등 해당 분야 성장을 약속해왔다 . 2022 년 발표한 ‘ 윤석열 정부 120 대 국정과제 ’ 에 따르면 정부는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 출시 지원을 발표했고 ,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인증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가칭 ‘ 디지털산업진흥청 ’ 설립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이 의원실이 과기부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 과기부는 “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을 전담하기 위한 부처 신설에 대한 논의는 정부 차원에서 별도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 라고 전했다 . 이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청년층 공략을 위해 각종 블록체인 공약을 내걸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
이 의원은 “ 전 세계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달리는 마당에 윤석열 정부는 관련 예산을 반토막 냈다 ” 라며 “ 기업 육성 및 보안 경쟁력 강화 , 해외 진출 지원 부문 등 꼭 필요한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은 세계적인 국가들과의 경쟁을 포기하고 , 미래 산업 경쟁력 후퇴를 방치하는 행태 ” 라고 비판했다 .
그러면서 이 의원은 “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나라를 가상자산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렸다 .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한다 ” 라며 “AI 와 블록체인이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 정부는 미래 먹거리인 블록체인 예산을 회복하고 , 산업을 더 키워나갈 전략을 수립하라 ” 라고 말했다 .
이에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 정부 예산은 이런 상황이지만 , 다시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고 판단되면 증액하도록 노력하겠다 ” 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