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업데이트가 늦던 겨울이 갑작스레 찾아온 11월, ‘수능 한파’가 옛말일 정도로 따뜻했다가 지난 일요일 부터 급격하게 추워져 어느덧 동장군을 만나게 되었다. 지난 23년 11월,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신곡팩 ‘V EXTENSION 5’와 이지투온의 ‘ENDLESS CIRCULATION PART.2’ 생방송이 겹쳐진 것에 비하면 올해의 11월은 비교적 조용했지만, 최대 규모로 열린 G-STAR 2024에 참여한 리듬게임들부터 작은 규모지만 내용만은 전혀 미니하지 않았던 이지투온의 개발자 생방송, 그리고 전 패턴 750개 가량을 오픈한 디제이맥스의 DPC 2024 갈라쇼까지, 지난 10월에 비하면 여러 의미로 실속있었던 11월의 리듬게임이었다. 온갖 기상천외한 소식들이 있었던 이번 11월의 리듬게임 소식들. 과연 어떻게 우리를 반겼는지 하나씩 되짚어보자.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던 <G-STAR 2024>
상대적 약세였던 리듬게임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열성을 다한 세 부스들
학교 부스에서 찾은 새로운 가능성까지, 리듬게임의 발전은 계속된다
첫번째 소식은 11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부산 백스코에서 열린 <G-STAR 2024(지스타 2024)>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지스타는 작년 대비 2.1배 확장한 규모로 메인 스폰서 넥슨과 함께 20주년 기념에 걸맞는 역대급 행사로 열렸다. 다만 리듬게임 관련해서는 ▲브릿지뮤직 <DODORI> ▲케세라게임즈<KALPA Cosmic Symphony>, <니엔텀 : 오푸스 제로> ▲스타라이크<식스타 게이트 : 스타게이저> 이 세 부스만 참여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스타 속 리듬게임 부스들은 규모의 한계를 넘어 장르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DODORI>는 단독 부스와 더불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의 우수작 10선 부스(GLS2024)에서도 참여해 지스타 리듬게임 부스 중에서 큰 흥행을 불러들였고, 소운마을을 주제로 한 따뜻한 감성과 물량공세를 연상캐 하는 다양한 굿즈들을 통해 리듬게이머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한편, 케세라게임즈 역시 현재 흥행중인 KALPA: Cosmic Symphony와 더불어 리듬 액션 플랫포머 <니엔텀: 오푸스 제로>가 신선한 게임성으로 주목을 받으며 리듬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스타라이크의 <식스타 게이트: 스타게이저> 역시 나쁘지 않은 평가를 얻었으며, 함께 진행된 ‘일러스타 패스: 쁘띠’에서의 부대 행사와 동인 부스 운영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특히,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뜻깊었던 순간은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부스에서 직접 개발한 리듬게임 Beat the DJ를 발견한 일이었다. 고등학생들이 순수 게임을 위한 애정으로 개발하여 지스타에서 손수 부스를 차려 직접 만든 리듬게임을 전시한 것이, 리듬게임 전문 기자로서 매우 바람직하고 기특한 순간이었다. 게임성 역시 가독성을 버리지만 극강의 난이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PC 리듬게임에서 거의 볼수 없었던 슬라이드 노트 채용과 더블 탭 노트 등등 여러 의미의 창의성을 겸비해 많은 리듬게이머들로부터 인정받게 되었다. 이 부스를 통해 앞으로 이 인재들이 다음 리듬게임 시장을 인도하게 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되었다.
작게 열었지만 결코 MINI하지 않았던 이지투온 개발자 생방송
12월 AZURE EXPRESSION DLC 출시부터 4년만에 나오는 오리지널 신곡 DLC 예고까지
두번째 소식은 11월 8일 진행된 이지투온 라이브 생방송이다. 이번 생방송은 PRESTIGE PASS의 보스 코스 ‘PM 10:45 – Tower Avenue’의 업데이트 적용 시간동안 진행된 소규모 개발자 생방송으로 진행되었으며, 코스 모드 업데이트 상황과 도전과제 적용, 차후 추가될 오디션 모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후 진행된 생방송에서 위의 3개가 모두 언급되었으나, 이 뒤에 온 정보들은 소규모에 걸맞지 않는 대형 정보들이 뒤이어 나오게 되었다. 첫번째로 지난 3월에 공개된 2.0 인터페이스가 좀 더 개선이 진행된 형태로 한번 더 공개되었으며, 2.0 업데이트에서는 PRESTIGE PASS에 참여한 남구민(Nauts) 작곡가가 디자인한 신규 시스템 BGM 역시 공개되었다. 이 인터페이스 및 BGM은 2.0 업데이트에서 일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 밝혔으며 공개된 BGM 및 인터페이스 역시 호평을 이루었다.
두번째는 DLC 소식으로, 다음 12월에 나올 AZURE EXPRESSION(이하 AE)과 두번째 오리지널 신곡 DLC 소식이 나오게 되었다. 기존 예정된 NIGHT TRAVELER(이하 NT)가 아닌 AZURE EXPRESSION으로 순서가 변경되어 나오자 놀란 반응들이 대다수였는데, 방송에 따르면 AE가 방송 당시까지만 해도 무려 12년이 넘는 컨텐츠로 잔류되어 있었고 이에 상대적으로 최신 연식인 NT DLC와 이후 설명할 신곡 DLC 다음으로 나오기엔 연식 차이로 인한 심각한 충돌로 인해 이례적으로 앞당기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신곡 DLC의 경우 2025년 2분기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유명 동인음악 그룹 ‘HARDCORE TANO*C’의 오리지널 신곡들이 이 DLC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을 한층 올리고 있다. 물론 기존 기획된 NT DLC 역시 오리지널 신곡 DLC 다음 순서로 나온다고 밝혔다.
DLC 정보에 대한 반응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내렸다. AZURE EXPRESSION 역시 yak_won의 명곡 <Crisp>, <core>에 이어 <Resonance Spectra>, <Rising in my heart>, <Morgenglut 2012> 등등 꽤나 인기곡이 많은 시리즈이며, 레거시 시리즈의 수록 체계를 개선함으로써 신곡 및 콜라보 DLC에 대한 제약을 해소하려는 노력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곡 DLC 역시 출시년 기준 2022년 4월 PRESTIGE PASS 이후 3년만에 나오는 신곡 DLC로서 하드코어 타노시의 신곡 참여와 더불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2025년 마지막 레거시인 NT DLC 출시 이후 디제이맥스 시리즈와 함께 본격적인 ‘신곡 & 콜라보’ 출시 체제로 전환, 새로운 경쟁 양상이 예상되는 등 기존 PC 건반 리듬게임 2강 체제에서도 새로운 기류가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갈라쇼 화끈하게 연 DPC2024
응모 패턴 782개 모두 체험 가능한 대환장(?) 패턴 쑈 펼쳐져
마지막 소식은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디제이맥스 패턴디자인 챌린지(DPC2024)의 전체패턴 개방의 갈라쇼가 장식하였다. 이번에 진행된 DPC2024는 지난 시즌과는 달리 전용 트로피 및 플레이트 제공이라는 파격적 보상 확대로 시작되었지만, 시즌 13의 추가 패턴과 관련된 소통 이슈로 참여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등 여러모로 말이 많았던 대회였다. 이런 와중에 응모 패턴 782개를 기간 한정으로 모두 열어 체험 가능하게 만든 파격적인 이벤트를 개최해 화제를 몰고 있다.
지난 11일 디제이맥스는 공식 SNS를 통해 DPC2024 본선 이후의 일정에 대한 공지를 업로드 하였는데, 12월 2일 최종 순위 및 입상자 선정과 함께 18일 오후 2시부터 약 2주 동안 총 782개의 응모작을 일괄 오픈 및 체험하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공개했다. 디제이맥스 측은 “총 261명의 참여자들이 참여한 782개의 패턴에 대한 공로를 기리면서 이에 보답하기 위해 모든 참여자들의 작품을 플레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이번 이벤트의 의도를 설명했다.
실제로 18일 오후 2시 서버 점검 이후 열린 DPC 모드에 들어간 유저들은 경악과 폭소를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기존 본선 진출작과 비교해도 아쉽게 탈락했다는 양질의 탈락작 역시 있었지만, 대부분 작품들은 “왜 탈락했는지 알 것 같다”로부터 시작해 “무슨 약하길래 이런 패턴을 내놨어요?”까지 나온만큼 온갖 기상천외하고도 상식이 우주로 나간 듯한 패턴들의 향연이 계속되었다. 이들 중 가장 화제를 몬 패턴은 Kensei의 321번 패턴이었는데, 앞서 소개한 AZURE EXPRESSION의 수록곡이자 연타 패턴의 극치를 보여준 yak_won의 <Sewing Machine>을 능가하는 ‘무지성 5초 레이저 연타’는 그야말로 플레이어 및 파트너 스트리머 모두 실소를 짓게 만들 정도로 ‘유저 패턴의 브레이크가 없을 경우 어디까지 막장일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말았다. 그래도 제법 예능(?)적 패턴이 많았고 무엇보다 본선 진출자뿐만 아니라 참여자 역시 참여자의 패턴을 직접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은 호평을 받았으며, 내년 열리는 DPC2025에서도 해당 이벤트의 개최를 바라는 등 긍정적인 기대를 낳게 되었다.
이렇게 2024년 11월의 리듬게임 소식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 곧 12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역시 있지만 2024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달인 만큼, 다음 12월에는 그야말로 역대급 소식들이 연이어 터질 전망이다. 디제이맥스 시리즈 역시 12월 신곡 DLC인 V LIBERTY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V LIBERTY 2와 클리어패스 시즌 14를 출격 준비중에 두고 있으며, 이지투온 역시 5번째 레거시 DLC인 AZURE EXPRESSION의 출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이번 12월 스토리 모드 오픈 및 무료곡 14곡 업데이트와 함께 찾아오는, 드디어 얼리 엑세스 3년만에 정식 출시를 하게 되는 <식스타 게이트 : 스타트레일>까지 간만에 이뤄진 국산 PC 건반 리듬게임의 ‘BIG 3’가 이번 12월을 책임 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2월의 돌아보기 역시 초호화 사양으로 준비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부터 1달간 진행되었던, 총 600명 규모의 <K-리겜 연말정산> 설문조사의 인포그래픽이 공개될 예정이며, 그동안 2024년의 리듬게임 소식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2025년 한국 리듬게임계를 분석해보는 <NEXT PREVIEW : 미리보는 2025년> 역시 공개될 예정이다. 과연 다사다난했던 2024년의 끝엔 무엇이 우리를 반기고 있을지, 다가올 연말을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