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인식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리듬 게임의 역사를 돌아보면, 초기에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콘셉트를 내세운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국에서는 디제이맥스와 이지투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출시 당시 대중성과 접근성을 강조하며 리듬 게임 장르의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십 년이 흐르면 강산이 변한다 했던가,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의 대중적 의미는 점차 퇴색되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여전히 대중적인 음악 요소를 유지했지만, 콘셉트와 비주얼 측면에서는 점차 매니악한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지투 시리즈 또한 최신작 이지투온 리부트 : R을 통해 “리듬 게임 최적화”를 표방하며 하드코어한 리듬 게임 사운드를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조차 비교적 대중적이라 평가받는 실정인데, 펌프 잇 업과 댄스 댄스 레볼루션 같은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 개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극한의 체력 소모와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게 되었다.
특히 일본을 중심으로 오락실 및 모바일 리듬 게임들은 플레이어들에게 도전과 클리어의 쾌감이라는 도파민에 집중한 나머지 음악적 완성도를 희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된 곡들이 흔히 ‘공사장 소음’으로 불리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리듬 게임은 본래 음악이 주는 의미와 플레이의 즐거움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 했던 장르였지만 일부 게임들이 하드코어한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이제는 처음 접하는 대중들에게 점점 문턱이 높은, 혹은 찾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장르가 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흐름은 리듬 게임의 미래를 위해 옳은 방향일까?
이 자극만 쫓는 리듬게임 시장에서 순수한 청춘을 가진 5명의 여고생들이 악기를 들며 찾아왔으니, 그들이 바로 브릿지뮤직 스튜디오의 신작 리듬게임, <DODORI>다. 사실 <DODORI>는 매니악한 리듬게임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게임일수도 있다. 무작정 어렵지도 않으며, 화려한 일렉트로 사운드 및 귀를 찢는 하드스타일 킥도 없으며, BPM 역시 빠르지 않다. 하지만 사람이 자극적인 것만 쫓으면 탈이난다고 하지 않던가. 엽기떡볶이와 같이 먹는 쿨피스와 아이스크림 처럼, 불닭볶음면에 우유를 같이 찾아먹는 것처럼, <DODORI>는 그런 쿨피스와 아이스크림, 우유처럼 자극적인 리듬게임 시장에 내려온 청춘의 순수함과 부드러움을 가져다 줄 힐링 리듬게임인 것이다.
필자 역시 게임 이스포츠 서울(GAME ESPORTS SEOUL 2024, GES2024)에서 만난 첫 인상 역시 동일했다. 이들은 ‘청춘’ 아래 모두가 어우르기 위한 리듬게임을 만들었고, 그 노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선정한 인디게임 우수작 10선이 들어가는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GAME LEVEL-UP SHOWCASE 2024)’에 리듬게임 부분으로 당당히 등재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그렇게 이번 지스타 2024에서 브릿지뮤직 부스를 방문하면서, 좋은 기회로 이들의 인터뷰를 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