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준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가진 가정 중 무려 71.6%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아파트에서 자라난다는 것이다. SBS스페셜 ‘내 아이, 어디서 키울까?’는 공간에 힘에 주목해 내 아이와 살 곳을 알아본다.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5시간이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집이라는 공간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아이들을 위해서 과감히 아파트를 탈출한 김천의 최은아 씨는 스마트폰 없이 놀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고 주택살이를 결심했다. 그녀는 주택생활 1년 6개월 차인데 하루하루 아이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손에 흙을 묻히기도 꺼렸던 아이들이었지만 이제는 마당에서 돌도 줍고, 풀도 뜯고, 흙으로 된장찌개까지 끓이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장성의 오은주 씨는 셋째 임신 사실을 확인한 순간 바로 땅을 알아보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뛰지 마라’ 잔소리하며 아이 셋을 아파트에서 키우는 건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도시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벗어나 맨 발로 온 동네를 활보하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웃과 마을의 정을 알아가고 아이들은 물론 도시에서는 딱딱하기만 했던 아빠까지 달라졌다.
공간은 알게 모르게 우리 뇌에 영향을 끼치고 그로 인해 사고와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한창 뇌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공간의 영향력은 훨씬 크다. 창밖으로 건물이 보이느냐, 창밖으로 나무가 보이느냐 낮은 천장이냐, 높은 천장에 있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뇌파가 완전히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아이들이 풍성한 자극 환경에 놓이면 뇌 세포의 수와 연결이 확장되고 뇌가 좀 더 복잡한 자극을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고 말한다.
1년 365일, 사계절 내내 똑같은 모습의 아파트, 오로지 텍스트로만 자연을 배우는 아이들이 안타깝다는 경기도 광주의 희람이네는 ‘우리도 큰 맘먹고 주택으로 이사 가볼까?’ 고민해 보지만 결심과 동시에 좌절이 찾아온다. 출퇴근, 교육 환경, 편의시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도저히 도시를 떠날 수가 없다. 도시의 편리함과 교육환경과 자연 친화적인 전원생활 중 어느 것도 선택할 수 없는 하우스 딜레마다.
이렇게 앞으로도 계속 아파트에서 자라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나섰다. 심리 건축 전문가와 공간 연출 전문가가 발 벗고 나서서, 우리 아이 맞춤 공간 솔루션은 무엇이고 아이들에게는 과연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본다.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 쯤 해 보는 주거환경 고민의 해답을 제시하는 SBS스페셜 1부 ‘하우스 딜레마’는 10월 27일 일요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다음 주 11월 3일 일요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2부에서는 ‘공간의 힘’을 통해서 내 아이의 집을 찾아 공간 여행을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