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2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한 목회자의 성추문 의혹을 추적 보도한다.
9년 전, 충격적인 기자회견이 있었다. 2006년에서 2007년 사이에 38명의 교인이 한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부흥강사로 이름을 떨친 전준구 목사였다. 대전 ㄱ감리교회의 담임목사였던 전 목사는 교인 수 600명 남짓이었던 교회를 1,200명 이상으로 부흥시킨 교회의 성공 주역으로 ‘스타 목회자’였다.
PD수첩은 수소문 끝에 ㄱ감리교회를 다녔다는 김민지 씨(가명)를 만날 수 있었다. 민지 씨는 전준구 목사가 타 지역으로 부흥 행사를 갔던 날 처음 성폭행을 당했다. 신뢰하고 따르던 목사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민지 씨에게 전 목사는 하나님의 허락이 있었다는 황당한 말까지 늘어놓았다. 교회에서 전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청년은 민지 씨뿐만이 아니었다. 민지 씨가 수소문해서 찾아낸 피해자만 9명이었다. 민지 씨와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어 교단에 전 목사를 고소했다. 하지만 기소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감리교단법에서 목사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으로 ‘부적절한 성관계나 간음’이 명시되어 있지만 ‘성추행’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른 목사들이 나서 재심사 요청을 했으나 결국 무죄로 판결이 내려졌다.
2009년, 전준구 목사는 서울시 방배동의 로고스교회로 옮겨 목회를 활발히 이어갔다. 성범죄 의혹에도 승승장구했다. 2018년에는 감리교단의 13개 연회의 고위직인 서울남연회 감독으로 당선됐다. 교단 내 여성단체 등에서 전 목사의 자질을 두고 항의가 빗발쳐 감독직을 사임했지만 성 추문 의혹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 주장했다. 로고스교회의 장로회장은 “교회의 4,500명 성도들과 장로들은 목사님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전 목사를 옹호했다. 그런데 PD수첩은 불과 2년 전에도 전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있다는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심지어 1995년 LA에서 전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당시 미성년자 피해자도 나타났다. 전준구 목사의 성 추문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지만 로고스교회 장로들은 1년 뒤 전 목사가 교회를 떠나는 것을 조건으로 이 문제를 덮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2017년 교회에서 퇴직도 하기 전에 거액의 퇴직금을 미리 받아 강남 재건축 주택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전 목사의 성 추문에서 고통은 오롯이 피해자의 몫이었다.
PD수첩의 인터뷰 요청에 전준구 목사는 수년 동안 이어진 고소·고발에도 단 한 번도 법적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으며 피해자들이 본인을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십 명에 달하는 교인들을 성폭행하고도 명예로운 은퇴를 앞둔 전준구 목사의 성 추문은 과연 사실일까? PD수첩 ‘목사님, 진실을 묻습니다’는 12일 밤 11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