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보좌관이 쓴 『 보좌관 전쟁 』 … “ 정치는 무대 뒤에서 만들어진다 ”

국민의 손으로 뽑혀 막강한 권한을 위임받는 국회의원은 300 명이다. 그러나 이들 뒤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 』 제 2 조에 따라 의원 한 명이 둘 수 있는 보좌진은 최대 9 명. 300 명 곱하기 9, 국회에는 2700 명의 보좌진이 함께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세계를 안에서 들여다본 책이 나왔다.

정치 전문 출판사 더레드캠프는 지난 1 일 『 보좌관 전쟁 : 권력의 중심에서 정치를 설계하는 사람들 』 을 펴냈다. 저자 최병현은 현직 국회 보좌관이다. 여론을 읽고 법안을 쓰고 위기를 관리하고 선거를 설계하는 보좌관의 일을, 프롤로그와 20 개 장, 에필로그, 실무 부록으로 나눠 담았다.

책은 새벽 5 시 42 분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한다. “오늘 일정 다 바꿔야겠습니다” 라는 의원의 한마디에, 보좌관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여러 시나리오가 돌아간다. 저자는 “이것이 정치의 실제 모습이다. 적어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쪽의 정치는 이렇게 생겨 먹었다” 고 썼다.

저자는 정치인과 보좌관의 관계를 무대에 빗댔다. 그는 “정치인은 무대 위의 배우이고, 보좌관은 무대 뒤의 연출가다. 관객은 배우만 보지만, 공연의 질은 연출가가 결정한다” 고 썼다. 여론조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민심은 통계보다 먼저 도착한다. 문제는, 그것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다” 라고 적었다.

텍스트를 해석하는 훈련을 받은 인문학도이자, 전략적 사고와 분석을 다루는 컨설턴트로 일해 온 저자의 이력은 이 책의 시선에 그대로 배어 있다. 국회라는 조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안에서 보좌관이 어떻게 정치의 판을 그려 가는지를, 감상이 아니라 구조의 눈으로 차분히 해부한다. 화려한 정치 평론이 다루지 않는 실무의 결이 촘촘하게 담긴 이유다.

저자는 다수결에서 밀려나는 소수와 미래 세대를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정치철학 ‘프로텍티즘(Protectism)’을 제안해 왔다. 그는 책 전반에서 “정치는 진영의 구호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를 줄이는 일” 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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