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화전민촌에서 태어나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총체적으로 다룬 평전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출간과 함께 교보문고 등 주요서점의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 상위에 오른 <이재명 평전>은 1963년부터 2025년 6월까지 네 번이나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삶과 꿈, 신념과 일하는 방법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총 47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범도>의 작가 방현석이 취재·발굴한 알려지지 않은 생생한 이야기와 뛰어난 문장에 힘입어 소설처럼 쉽게 읽힌다. 이에 더한 깊이 있는 해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본질적인 가치가 어디에서 형성되었고, 지금 보여주는 인사와 행정 스타일이 어떻게 확립되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초로 일을 책임지고, 실패하고, 다시 성공시키는 첫 경험을 한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고 쓰고 있다. 서울로 떠나는 형이 사주고 간 병아리 키우기에서 완전히 실패해 50마리를 다 죽이고 만 그는 슬픔과 괴로움에 휩싸였다. 그러나 형이 다시 50마리를 사주었을 때 그는 사육일지를 쓰며 완벽한 성공을 거둔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취재 과정에서 병아리 50마리를 두 번 사주었던 이 대통령의 둘째 형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같은 실수를 두 번 되풀이 하지 않는 ‘낙관적 현실주의자’ 이재명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고 보았다.
작가는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취하는 태도는 모두 다르고, 그 다른 태도가 바로 그 사람의 본질적 특성’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본질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야기하나를 꼽았다.
“공장에서 벗어나 대학에 가고 싶은데 아버지는 학원조차 보내주지 않아요. 그 상황에서 열여섯 살 소년공 이재명은 일기장에 이렇게 써요. 어렵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놀랍죠. 이재명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처럼 어렵다는 것을 불가능이나 절망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거죠. 가능한 길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희망으로 받아들인 낙관주의자였던 거죠.”
작가는 ‘이런 하나의 순간에 보여준 태도와 행동만으로는 그 인물의 특성이 잘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순간과 순간을 모으고 연결해보면 한 인물의 총체적인 전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이 책은 이재명 대통령의 그런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평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재명 평전』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재명이라는 개인이 삶, 선택과 결단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갈 비전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복지, 지역, 계층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이 시기, ‘이재명’이라는 인물에 대한 총체적 이해는 곧 오늘의 한국을 분석하고, 내일의 한국을 전망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 그의 인사 스타일과 일하는 방식, 위기에 대응하는 태도는 단지 개인적 특성이라기보다 이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과거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앞으로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소년공 시절의 아픈 과거, 정의와 개인의 영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법조인의 고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의 판단까지, 이재명의 삶은 반복적으로 갈등과 선택의 교차로에 놓였고, 그때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방향을 결정해왔다.
저자 방현석은 김근태 의장의 삶을 기록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김대중 대통령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길 위의 김대중> 내레이션 작업, 장편소설 『범도』 등을 통해 인물 서사와 시대 인식의 결합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그는 이번 작업에서 “정치적 프레임이 만든 허상들을 걷어내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재명이라는 존재를 다시 묻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은 ‘재명아, 결정해라’라고 일기에 적었던 열세 살 소년의 문장부터 시작한다. 이는 단지 회고적 장면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에 걸쳐 반복된 태도이자 철학이었다. 이재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운명을 외부에 위탁하지 않았다.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되, 그 조건을 넘어서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선택들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모든 ‘결정’의 이유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그것은 독자가 이재명이란 인물과 더불어,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과 선택지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단서가 된다.
『이재명 평전』은 한 인물에 대한 기록을 넘어, 그 인물을 통해 한국 사회가 통과해온 길과 앞으로 직면할 갈림길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재명의 서사를 읽는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질문하는 일과 같다. 나아가 길을 잃고 혼돈에 빠진 세계를 향해 대한민국이 보내는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위기의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내고 여전히 ‘함께 잘 사는 세상’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한 대한민국이 갈 길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