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1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성범죄 의사들의 진료 실태에 대해 추적 보도했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이 찾아간 양천구의 한 산부인과, 이 산부인과 의사는 진료중 환자 불법촬영 혐의로 지난해 법원에서 1심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의사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사이 해당 의사는1년 넘게 산부인과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강남 유명한의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 또한 환자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3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내려졌다. 그러나 해당 한의사는 항소를 통해 대법원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진료를 계속할 수 있다고 취재진은 설명했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상습적인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계속 진료를 하는 또 다른 사례들을 취재해 보도했다. 취재진에 따르면 안면윤곽수술의 명의라는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진료중 환자 성추행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2차례나 있었다. 해당 의사는 2016년 대법원에서 벌금 7백만 원 형이 확정됐으며, 2009년에도 여성 환자 2명을 성추행해 벌금 7백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전과 2범인 해당 의사는 그 이후로도 계속 의사 면허를 유지하고 진료와 수술도 그대로 하고 있었다. 2015년 국립대병원 의사가 간호사 탈의실을 불법촬영하다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해당 의사는 2012년에도 환자와 간호사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벌금 300만 원형을 받은 전과자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스트레이트 취재진에 따르면 의료법에 명시된 의사면허 취소 사유는 ‘마약 중독사’, ‘정신 질환자’,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 실형’으로 ‘성범죄’는 면허 취소 사유가 아니다. 이에 대해 박호균 변호사는 “그런 일반 형사범죄를 저지르고 또 형사법원에서 유죄가 확인되는데도 불구하고 의사를 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은 오늘날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그런 제도를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은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취재과정 중 의료사고를 내고도 계속 병원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 짐작할 수 있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수능을 막 마친 여고생이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 중 뇌사에 빠지는 사고 가 있었다. 그러자 해당 병원장은 해당 의사를 불러 “합의 얘기를 우리가 먼저 안 꺼내고 끝까지 버티는 거야. 키(Key)는 그거야. 저쪽에서 포기를 하고 합의를 보자고 해.”라며 말하며 “결국에는 환자가 지쳐서 ‘그러면 어는 정도 선에서 끝냅시다’라는 얘기를 보호자 쪽에서. 그런 식으로 가야지 금액이 떨어지지.”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결국 돈으로 의료 사고를 덮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성범죄 저지르고 나쁜 짓 하는 일부 의사들이 다시 의사 가운 못 입게 하는 일에 정부나 국회가 아니라 의사분들 스스로 먼저 나서주면 어떨까 싶습니다”며 “그게 사람 생명 구하는 의사들의 명예를 지키고 환자 신뢰도 얻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전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