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K-픽션 스물일곱 번째 작품 장류진 작가의 ‘도쿄의 마야’ 출간

파주–(뉴스와이어) 2020년 07월 17일 — 아시아가 K-픽션 스물일곱 번째 작품으로 장류진 작가의 ‘도쿄의 마야’를 2020년 7월 펴냈다.

장류진 작가의 신작 단편소설 ‘도쿄의 마야’는 ‘나’와 재일교포 ‘경구 형’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결혼 후 처음 맞는 아내의 생일에 맞춰 아내와 함께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그곳에서 대학 시절 친했던 ‘경구 형’과 그의 아내 그리고 ‘마야’를 만난다. ‘나’와 ‘경구 형’의 사이에 여전히 놓여 있는 오해와 새롭게 알게 된 이해의 지점들을 딛고, 독자들은 새로운 깨달음을 결말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김지윤 평론가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해석하고 편집할 수 있는 주체는 오직 그 자신뿐”이라고 ‘도쿄의 마야’를 설명한다. 데리다가 말했듯 신원을 묻지 않고 보답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지속되는 환대의 가능성이 집약되어있는 상징적 존재, 그것이 ‘도쿄의 마야’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어린 아기인 ‘마야’를 통해 발현된다고 이야기한다.

◇전 세계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한국문학, K-픽션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로 문을 연 <K-픽션>은 최근에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하여 한영대역으로 소개하는 시리즈로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국내외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매 계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권여선, 장강명, 손보미, 김금희, 최은영, 강화길, 조남주 작가들의 단편을 거쳐 현재 총 27권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한 수준 높은 번역

번역은 제2의 창작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일은 지난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작품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도 해외 영어권 독자들에게 유려하게 번역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하여 작품에 대한 감동을 그대로 전한다. <K-픽션> 시리즈의 번역에는 세계 각국의 한국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했으며 번역과 감수 그리고 원 번역자의 최종 검토에 이르는 꼼꼼한 검수 작업을 통해 영어 번역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K-픽션>은 아마존을 통해서 세계에 보급되고 있으며, 아시아 출판사는 <K-픽션> 시리즈를 활용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독자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 한걸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차

도쿄의 마야 Maya in Tokyo
창작노트 Writer’s Note
해설 Commentary
비평의 목소리 Critical Acclaim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장류진

장류진은 1986년에 태어났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국문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 있다. 제1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채선이

영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한영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책 속으로

형은 내게 마야를 건네주었다. 나는 마야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마야가 고개를 살짝 기울여 내 어깨에 걸쳤다. 거의 경구 형의 얼굴을 하고 있는 조그만 생명체의 목덜미에 코를 묻고 숨을 들이마시자 달콤하고도 비릿한 우유 냄새가 끼쳐 왔다. 나는 형에게도, 형수에게도, 아내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소리로 마야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아가야, 이름이 뭐라고?”

마야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Gyeong-gu passed me the baby. I held Maya gingerly in my arms. She leaned against my shoulder with her face tilted sideways. Burying my nose into the nape of her neck, I inhaled a whiff of sweet, soapy milk from that tiny person resembling Gyeong-gu. In a hushed voice, I whispered in Maya’s ear out of the hearing of Gyeong-gu, Sun-yeong, and my wife Eun-a.

“What’s your name?”

Maya smiled without a word.

– ‘도쿄의 마야’중에서 From “Maya in Tokyo”

지금의 나는 몇 명의 재일교포 친구가 있다. 어떨 땐 거의 일본인 같고 어떨 땐 거의 한국인 같기도 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티가 나는 사람들. 숨을 수도 있지만 숨지 않기도 하는 사람들. 그저 ‘재일(在日)’,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들.

I now have a number of jaeil gyopo friends. They are told they appear practically Japanese or practically Korean in different circumstances. They still become conspicuous at times. They may choose to hide yet refuse to do so. They are jaeil (在日) in the merest sense of being in Japan.

– 작가 노트 중에서 From “Writer’s Note”

누군가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은 해석을 통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준경은 마야를 안으면서 깨닫는다. 한 사람의 정체성을 해석하고 편집할 수 있는 주체는 오직 그 자신뿐이다. 그래서 준경은 마야의 목에 코를 묻고 “달콤하고도 비릿한” 마야의 냄새를 맡으면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마야에게 속삭이는 것이다. “아가야, 이름이 뭐라고?”

While holding Maya in his arms, Jun-gyeong realizes that identity cannot be acknowledged by way of interpretation. Only the person in question can interpret and edit their own identity. Hence, Jun-gyeong buries his nose into the nape of her neck, inhaling “a whiff of sweet, soapy milk” while whispering out of the others’ hearing: “What’s your name?”

– 해설 중에서 From “Com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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