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G-STAR 2024가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20주년과 최대 규모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파와 인기 게임들이 자리를 잡았으며, 각양각색의 게임과 행사가 우리의 눈과 손을 즐겁게 했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리듬게임 부스가 단 3곳밖에 없었지만, 이 3곳의 예상치 못한 인기와 더불어, 뜻깊은 또 하나의 부스도 찾게 되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3(+1)곳의 부스를 둘러본 후기를 다루도록 하겠다.
소은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DODORI>
각종 전용 굿즈 제공은 물론, ’28’을 기억해준 분들을 위한 한정판 굿즈까지
같이 전시된 GLS2024(GAME LEVEL-UP SHOWCASE)에서도 인산인해 이뤄
먼저 첫 선을 보인 리듬게임은 브릿지뮤직 스튜디오의 <DODORI>라는 리듬게임이다. 부스는 컬러풀한 명판과 화사한 디자인으로 방문객을 맞이했으며, PC 및 컨트롤러뿐 아니라 스팀 덱까지 지원하는 탄탄한 조작 체계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 GES2024와 달리 위시리스트 등록, 마을 퀘스트 클리어, 악곡 플레이 미션 등 풍성한 체험 요소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DODORI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 퀘스트’였다. 처음에는 지구 아저씨의 안경을 찾아주는 간단한 퀘스트로 시작해, 동료의 숙제를 도와주는 등 친숙한 일상의 미션들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동료의 숙제를 돕는 과정에서 실제 고등학교 시험지를 오마주하거나, 낙서 같은 그림체로 옛날 포켓몬 대결을 떠올리게 하는 미니게임 등이 포함되어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런 요소들은 게임 속 작은 디테일로 일상 속의 익숙함이 리듬게임에 스며들어 유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DODORI 부스 역시 리듬게임 부스 못지 않게 굿즈 준비가 풍성했다. 캐릭터 키링, 안경닦이, 텀블러 등 다양한 굿즈가 준비되었으며,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소은마을회관’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수건이었다. 리듬게임 굿즈로는 다소 독특한 아이템이었지만, 게임의 무대인 소은 마을을 알리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 또한, 부스에서 선보인 2D 일러스트는 인기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계 아이돌>의 팝업스토어 굿즈 일러스트 작업으로 주목받은 고선 작가가 참여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스타 2023부터 GES2024까지 지급된 굿즈 ’28’ 시기의 굿즈을 지참한 방문객에게는 선행곡 플레이리스트가 포함된 NFC CD 키링을 특전으로 제공했다. 이 독창적인 굿즈는 DODORI이기 이전에 28을 기억해준 기존 팬들에게 준 브릿지뮤직의 특별한 선물임과 동시에, 게임의 음악적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2가지 게임으로 승부를 보는 <KALPA & 니엔텀>, 케세라 게임즈
새로운 리듬게임의 재미를 알린 <니엔텀 오푸스 제로>
장패드 및 <DAYBREAKER> 등등 다양한 굿즈 판매까지
두번째로 반긴 리듬게임은 케세라 게임즈의 <KALPA: Cosmic Symphony>와 <니엔텀 오푸스 제로> 였다. <KALPA: Cosmic Symphony>는 기존 모바일 리듬게임 <KALPA>를 PC 버전으로 확장한 작품으로, 지난 텀블벅 펀딩에서 선보인 전용 컨트롤러와 함께 공개되었다. 전용 컨트롤러를 활용한 다양한 플레이 방식은 리듬게임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게임 중 하나는 <니엔텀: 오푸스 제로>였다. 필자는 지스타 현장에서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 스팀 덱으로 직접 플레이해볼 기회를 가졌다. <니엔텀: 오푸스 제로>는 횡스크롤 플랫포머 장르에 리듬게임 요소를 독창적으로 결합한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크롤과 리듬에 맞춰 보석(노트)를 먹는 캐릭터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특히, 악곡에 따라 캐릭터가 시소 점프를 하거나 바닥이 꺼지는 등 다양한 연출은 플레이어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러한 독특한 메커니즘은 동화를 주제로 한 몽환적인 작화와 비주얼과 결합해, 리듬과 플랫폼 장르를 성공적으로 융합하며 색다른 재미를 극대화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음악과 이야기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한다”는 개발 의도가 언급되었는데, 이는 <니엔텀: 오푸스 제로>의 플레이 전반에 뚜렷이 드러났다. 연극과 동화를 주제로 한 작품 세계는 음악과 스토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단순한 게임을 넘어 한 편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케세라 게임즈는 이번 부스에서 코스믹 심포니의 게임 코드, 칼파 코스믹 심포니의 등장인물 코롯토, 칼파의 비주얼이 담긴 장패드, 스토리 모드에서 등장한 칼파의 악보, <DAYBREAK> 앨범 등등 다양한 칼파 굿즈를 판매했으며, 니엔텀 오푸스 제로 역시 니엔텀의 마스코트 이자 몹 캐릭터인 ‘노래하는 먼치킨’ 캔뱃지와 니엔텀의 배경이 담긴 엽서를 굿즈를 이벤트 보상으로 제공했다.
마지막 4일차에는 막간 이벤트로 리듬게임 전문 스트리머 ‘레밀리아’를 이기는 대결 이벤트가 열렸는데, 마지막 순서에서 디제이맥스 전문 스트리머 ‘박집사’와의 대결이 성사되었고, 이 대결에서 첫 DLC <First forte>의 최종보스곡인 キミとボクへの葬送歌(그대와 나를 위한 장송가)의 최초 퍼펙트 클리어가 찍히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다.
단일작이지만 실속있는 신작으로 승부한 스타라이크
스위치 리듬게임으로 시연 공개한 스타게이저
일러스타 패스 쁘띠의 ‘스타라이크 샵’을 통해 스타트레일 굿즈 판매
세번째로 반긴 리듬게임은 전북특별자치도콘텐츠융합진흥원의 부분 부스에서 진행된 스타라이크 주식회사의 <식스타 게이트 : 스타게이저>였다. 기존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이 아닌 스타게이저로 지스타에 출품한 스타라이크는 곧 있을 스타트레일의 12월 정식출시의 마지막 준비를 위해 스타게이저로 출품하게 되었다. 스위치 플랫폼 리듬게임이 희귀했던 이번 지스타에서 스타게이저는 게이머들의 큰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했다.
스타게이저는 기존의 건반 리듬게임 스타트레일과 달리, 노트가 십자 모양의 라인에서 중앙으로 모이는 독특한 채보를 채택했다. 게임은 공유 키를 사용하는 디제이맥스와 이지투온의 5키 플레이 방식을 연상케 했으며, 컨트롤러를 활용한 플레이로 몰입감을 더했다.
지스타 현장에서의 스타게이저 시연에서는 선공개된 신곡과 함께 게임 최고 난이도인 VOID 채보를 플레이하며 최고 점수를 겨루는 하이 스코어 배틀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또한, 시연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이 이루어져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스타라이크에서 주최하는 ‘일러스타 패스 쁘티’에서 스타라이크 샵으로 참여한 스타트레일 역시 전용 컨트롤러인 ‘식스타 클러스터’와 함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게임팩, 스팀 버전의 게임 코드, 출석 보상을 배경으로 한 키링, 캐릭터 티셔츠를 판매했으며, 11월 23일 개최 예정인 한국 보컬로이드 ‘시유’와 ‘유니’의 콘서트 ‘세레나데 유니버스’의 일환으로 유니 클리어 파일 및 시유 러버스트랩 역시 판매되었다.
한국과학게임고등학교의 학생들의 리듬게임 <Beat the DJ>
가독성을 희생했지만 혼란스러운 채보로 ‘꼴받음’을 상정한 리듬게임
부디 다음 리듬게임 씬을 이끄는 인재가 되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소개할 리듬게임은 한국과학게임고등학교 부스에서 제작한 <Beat the DJ>이다. 비상업 게임으로 내놓은 이 리듬게임은 앞서 소개한 한국과학게임고의 고등학생이 직접 제작해냈으며, 흔히 볼수있는 PC 건반 리듬게임에서 모바일 리듬게임의 요소인 슬라이드 노트와 더블 탭 노트(2중 노트)를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PC 리듬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강렬한 발광 패턴과 가독성을 일부 희생한 고난이도의 채보가 특징이다. 특히, 슬라이드 노트와 일반 노트의 혼합은 기존 리듬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혼란스러운 패턴을 만들어낸다. 거기다 PC 건반 리듬게임에다 모바일 리듬게임의 슬라이드 노트, 그리고 두번 연타로 쳐야하는 더블 탭 노트가 서로 물과 기름처럼 부조화를 이뤄 가독성이 하나도 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실로 대혼돈에 가까운 채보를 보여준다.
이 혼란스러운 채보 디자인은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꼴받는’ 감각을 전달하려는 개발자의 의도가 반영된 요소라고 밝혔다. 이처럼 비상업 리듬게임으로서 상업적 절제 없이 과감하게 보여준 독창성은 인상적이며, 게임 자체의 개성과 개발자의 실험 정신을 돋보이게 한다.
이 게임은 리듬게임 작곡가 Plum의 <R>, <Terrasphere>, LeaF의 Aleph-0도 수록되어 있으며, 개발자와의 대결과 멀티플레이 역시 시연되었다. 해당 게임이 알려지게 된 후 3일차 행사에서 리듬게임 전문 스트리머 ‘레밀리아’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이번에 방문한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부스는 순수하게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우는 고등학생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교사들로 구성된 특별한 공간이었다. 이 부스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단순한 게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으며, 특히 단순 유행하는 장르가 아닌 리듬게임이라는 특정 장르에 도전한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리듬게임 <Beat the DJ>는 리듬게임에 대한 개발자들의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단순한 구현을 넘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 새로운 도전에 응원하고자 이번 기사에 소개하기로 하였다.
2025년이 ‘플라티나 랩’과 ‘칼파 코스믹 심포니’와 같은 새로운 리듬게임이 부각되며 리듬게임 판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디 이들이 다음 세대의 리듬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