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Special] NO RULES FOR PLAY! 기상천외 리듬게임 플레이 현장들

우리는 리듬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고 있을까? 턴테이블을 돌리고, 발로 밟는 다양한 조작체계의 오락실 리듬게임과는 달리, PC 리듬게임들은 아무래도 키보드와 컨트롤러, 그마저도 키보드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반 리듬게임이 키보드에 최적화되어 있는 면이 있고, 컨트롤러를 구하고자 하니 듀얼센스(플레이스테이션 5 컨트롤러)는 다소 애매하고, 엑스박스 컨트롤러나 닌텐도 조이콘은 리듬게임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정말 작정하고 비트콘과 사볼콘을 비롯한 전용 컨트롤러를 구하고자 하니 시작 가격이 40만원대라 선뜻 시작하기도 어렵다. 그렇게 키보드로 다시 돌아오지만, 오래 플레이하다 보니 조금은 질리는 느낌이 시작되면 결국 또다시 첫 번째 문장으로 돌아가는 도돌이표에 빠지게 된다. “더 나은 조작감을 원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키보드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는” 이런 딜레마는 많은 리듬게임 플레이어들이 공감하는 고민일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한 해답을 플레이엑스포 2025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게임 부스 규모가 더 성장한 만큼 게이밍 장비 전시 규모 역시 역대 최대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최저 10만원대의 리듬게임 컨트롤러로 입문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이세계 공방’ 부스부터, 런치패드를 활용해 색다른 리듬게임 경험을 선사하는 ‘사운드랩’ 부스까지, 리듬게임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제법 재미있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과연 이들이 제시한 새로운 플레이 방식들은 기존 리듬게임 플레이어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서 만난 사례들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자.

‘1인 1컨트롤러’ 어렵지 않아요 – 독수공방X이세계공방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독수공방×이세계공방 부스였다. 독수공방은 고전 게임과 격투 게임용 컨트롤러 제작을 전문으로 하고, 이세계공방은 저가형 리듬게임 컨트롤러 제작에 특화된 업체로, 이 두 회사의 협업으로 마련된 부스는 기계식 키보드 입력 체계를 활용한 다양한 혁신적인 컨트롤러를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부스에서 주목받은 제품은 ‘레버리스 컨트롤러’였다. 기존 조이스틱 레버를 상하좌우 방향 입력 버튼으로 대체하여 격투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서 더욱 정교하고 빠른 조작을 가능하게 했다. 각 버튼은 사용 용도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 및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용자가 취향과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조작부를 구성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제품 라인업은 단순 레버리스 구조 외에도 조작부 전체를 키보드 방식으로 설계한 키보드형, 전통적인 아케이드 스틱의 버튼 배치를 재현한 모델, 그리고 모든 입력 버튼을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로 구성한 고급형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부스에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또 다른 제품은 이세계공방의 리듬게임 전문 컨트롤러였다. 복잡한 입력 메커니즘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계식 키보드 입력 방식을 채택해 리듬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디제이맥스와 같은 PC 기반 리듬게임에 최적화된 ‘피코박스 DJ’와, 향후 발매를 예정하고 있는 펌프 잇 업 라이즈와 더불어 이지투온, BMS 등 건반 기반 리듬게임에 적합하게 설계된 ‘피코박스 펌프/이지미니’가 소개되었다. 이들 컨트롤러는 각각의 리듬게임 플랫폼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통해 개인의 플레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이 컨트롤러는 DIY 키트 형태로 제공되어 인건비와 제작비를 효과적으로 절감한 점이 돋보였다. 납땜이 필요 없는 간단하고 직관적인 조립 구조 덕분에 초보자도 쉽게 컨트롤러를 완성할 수 있어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혁신은 저렴한 가격대와 맞물려 리듬게임 팬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짧은 인터뷰에서 독수공방×이세계공방 관계자는 “히트박스 모델을 연구하며 이를 리듬게임 컨트롤러로 전환할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소형 컨트롤러에 집중한 것이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었던 비결임을 밝혔다.

또한, 소형 컨트롤러 외에도 큰 주목을 받은 프리미엄 라인업으로는 태고의 달인을 연상케 하는 대형 북 컨트롤러 ‘타타콘’과 이지투 시리즈의 아케이드 기체를 소형화한 ‘EZ2DJ’가 있었다. 특히, 이지투온 아케이드 시리즈를 PC화하거나 소형화한 제품은 과거의 추억을 확실히 소환하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독수공방×이세계공방 부스는 단순한 제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방문자들이 직접 컨트롤러를 사용해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독특한 사용자 경험과 기술 혁신을 전달했다. 이 부스는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제품들로 방문객들을 사로잡은 동시에, 리듬게임과 하드웨어 제작의 접근성이라는 장벽을 허무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로 기억되었다.

런치패드로 리듬게임 가능? 가능! – 사운드캣 부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사운드캣 부스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부스는 리듬게임 전용 부스도 아니고, 앞서 다룬 컨트롤러 제작 부스와도 성격이 달랐다. 사운드캣은 커스텀 이어폰과 다양한 음향기기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업체로, 주로 오디오 인터페이스, 신디사이저, 그리고 프로페셔널 사용자를 위한 고급 오디오 제품들을 다루는 곳이었다. 연예인부터 작곡가, 청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름 있는 업체로, 최근 리듬게임 대부분이 인풋렉을 줄이기 위해 ASIO 기반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도입하는 트렌드를 생각하면, 리듬게임과도 제법 적잖은 연관성을 가진 곳이었다.

그런데 이 부스를 이번 기사에서 다루게 된 이유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현장 이벤트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사운드랩 부스에서는 ‘Novation Launchpad X’라는 모델을 중심으로 두 가지 이벤트가 열렸는데, 첫 번째는 에스파의 ‘Whiplash’를 런치패드로 연주하는 도전 과제였고, 두 번째는 ‘런치패드로 리듬게임(디제이맥스) 하기’라는 독특한 이벤트였다. 런치패드의 64버튼이라는 특별한 디자인 덕분에 플레이 자유도가 굉장히 높아 보였으며, 현장에서 제공된 튜토리얼에서도 일반적인 키보드 배열과 유사한 키 배치가 소개되어 있기에, 호기심을 느껴 직접 도전해보기로 했다.

XeoN의 ‘Airlock’을 런치패드로 플레이한 후기는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가 스위치의 눌림과 복원력으로 명확한 피드백을 주는 반면, 런치패드는 드럼 패드와 유사한 부드럽고 탄성 있는 터치감을 특징으로 키보드의 딱딱하고 명확한 클릭감과는 달리, 손목과 팔을 함께 활용한 리듬감 있는 타격이 더욱 자연스러웠다. 특히 연타 구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두드러졌는데, 키보드가 손가락의 섬세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반면, 런치패드는 보다 직관적이고 유연한 연주감을 제공했다. 또한, 런치패드의 압력 감지 특성은 단순히 노트를 맞추는 것을 넘어,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각 패드가 누르는 압력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플레이하면서 음악의 디테일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점도 느껴졌다. 정확성 면에서는 키보드가 우위에 있었다. 런치패드의 넓은 패드 면적은 가끔 의도치 않은 오입력을 유발했고, 빠르고 복잡한 패턴에서는 키보드의 정확한 키 구분이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아울러, 연타와 폭타 같은 패턴에서는 손가락 마디와 손목에 피로가 쌓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키보드 대비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사운드랩이 제공한 런치패드 이벤트는 기존 리듬게임 경험에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제시했다. 음악 제작 도구와 리듬게임을 융합한 이 독창적인 시도는 놀이와 창작의 경계를 흐리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런치패드가 단순히 음악 장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현장에 있던 사운드캣 관계자는 “평소 플레이엑스포를 자주 다녔고, 현장 부스를 둘러보면서 컨트롤러와 키보드 중심의 부스가 많다는 점에서 다른 차별점을 주고 싶었다”고 밝히며, “저희는 음향회사로서 게임과는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지만, 음악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리듬게임과의 연계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 이번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버튜버 체험 존이라는 관람객들이 가상 캐릭터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으며, 룰렛 이벤트를 통해 각종 상품과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로 많은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사운드캣 부스의 이러한 발상은 부스 방문자들에게 단순히 음향기기 홍보를 넘어서, 리듬게임과 음악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마무리: 플레이에 제약은 없기에(NO RULES FOR PLAY)

이번 플레이엑스포 2025에서 만난 사례들은 리듬게임 플레이어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제시했다. 독수공방×이세계공방이 보여준 접근성 높은 DIY 컨트롤러는 40만원대의 고가 장벽을 허물며 ‘1인 1컨트롤러’ 시대의 가능성을 열었고, 사운드랩의 런치패드 이벤트는 음악 제작 도구와 게임의 경계를 흐리며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선사했다.

독수공방×이세계공방의 DIY 컨트롤러는 단순히 가격 장벽을 낮춘 것을 넘어서,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만의 컨트롤러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했다. 1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납땜 없는 간편한 조립 방식은 리듬게임 입문자들에게 더 이상 하드웨어가 진입 장벽이 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며 사운드랩의 런치패드 이벤트는 음악 제작 도구를 리듬게임 컨트롤러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은 플레이어에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재미를 선사했다.

결국 이번 플레이엑스포 2025는 리듬게임 플레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더 이상 제한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창의성과 접근성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키보드냐 고가 컨트롤러냐”라는 기존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이제 리듬게임 플레이어들은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플레이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됨으로서 제법 의미 있는 취재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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