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아 유관순 열사 묘역을 참배했다.
우 의장은 “추석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애국지사 묘역을 찾았다“며 “외조부 김한 선생께서 독립운동을 하다 연해주에서 희생된 후 유해를 찾지 못해 성묘조차 가지 못하는데, 그래서인지 오늘 이곳에 오는 길이 성묘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은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이자 비폭력 저항운동의 상징“이라며 “옥중에서도 만세운동을 이어가며 수감된 여성 독립운동가들과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지난 광복절 국회 전야제에서도 그 노래 제목을 따 ‘대한이 살았다‘라는 이름으로 국민과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관순 열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르는 국민이 없는 독립운동가이지만, 지금 보듯 제대로 된 묘소조차 없고 작은 봉분과 합장 표지비만 남아 있다“며 “만세운동 당시 부모님이 희생되고, 옥중에서 순국한 열사의 유해를 이화학당이 수습해 이태원에 매장됐지만, 일제의 공동묘지 이장 과정에서 무연고로 분류돼 이곳에 합장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일제에 무참히 희생되신 것만도 원통한데, 유해마저 온전히 모시지 못한 현실이 참으로 송구하다“며 “‘유관순 열사 분묘 합장 표지비‘는 가슴 아픈 우리 역사의 흔적이며, 그 정신과 희생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열사가 다니던 이화학당의 후배들이 뜻을 모아 새로운 유관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 노력을 응원하고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도 지난 8월 무명의 독립군을 기리기 위해 ‘독립기억광장‘을 조성했다“며 “앞으로도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리고 선열들의 뜻을 기리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묘역참배 현장을 함께 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 역사가 후퇴·지체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진보하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빛의 혁명, 촛불 혁명의 뿌리는 3.1운동, 그리고 그 전의 임진왜란 시기의 의병들“이라고 설명했다. 유 관장은 “그러한 민족적 DNA와 자부심은 결국 우리들 속에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세계가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날 우 의장은 유관순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함께 조봉암·한용운·오세창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의 묘역도 찾아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이번 참배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류경기 중랑구청장, 정창용 이화학원 이사장, 박영혜 이화여고 교장과 이화여고 학생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