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 기준 13일 새벽 4시경, 전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스팀(Steam)’이 2026년 출시 예정인 신규 게임 하드웨어인 ‘스팀 하드웨어’를 공개하였다. 공개된 기종은 컨트롤러 기종의 ‘스팀 컨트롤러’, 게이밍 PC의 ‘스팀 머신’, VR 무선 헤드셋인 ‘스팀 프레임’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스팀 컨트롤러와 스팀 머신은 지난 2015년 출시되었던 동명 하드웨어의 후속작 개념이다. 과거 두 제품, 특히 스팀 컨트롤러는 독특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밸브는 스팀 덱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 하드웨어 라인업을 다시 선보이게 되었다.
시장에서 빠르게 단종된 ‘스팀 컨트롤러’는 대대적인 사양 상향을 거쳐 돌아왔다. 신형 컨트롤러는 차세대 정밀 자기 섬네일 스틱을 채용하여 내구성과 정확도를 높였으며, 그립 부분에 내장된 자이로 센서, 정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트랙패드와 고정밀 진동 기능을 새로 탑재했다. 특히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주변기기 ‘스팀 컨트롤러 퍽(Steam Controller Puck)’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띄는데, 이 기기는 컨트롤러의 무선 송신기 역할을 하는 동시에 거치 시 충전기 기능도 겸하여 사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스팀 머신’ 역시 2015년작의 실패를 딛고 새롭게 나오게 되었다. 스팀 머신은 스팀 게임을 위한 게이밍 콘솔 겸 컴퓨터로, 16cm 크기의 정육면체 형태로 디자인되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스팀 덱과 동일한 SteamOS를 운영체제로 사용하지만, 그 성능은 기존 게이밍 콘솔 중에서도 손꼽히는 스팀 덱의 약 6배 성능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내부적으로는 AMD Zen 4 기반의 세미 커스텀 6코어 CPU와 RDNA 3 아키텍처 기반의 세미 커스텀 GPU, 동시에 16GB RAM을 탑재함으로서 이를 통해 AMD의 그래픽 품질/게임 성능(프레임) 상향 소프트웨어인 FidelityFX Super Resolution(FSR) 기술을 활용하여 스팀의 다양한 게임들을 사양 타협 없이 최대 8K 해상도 60프레임 게임 플레이를 지원할 수 있다. 512GB 또는 2TB SSD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며, 스팀 컨트롤러와 함께 번들로도 판매될 계획이다.
‘데카드(Deckard)’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졌던 ‘스팀 프레임’은 PC 연결 없이 단독으로 구동 가능한 무선 VR 헤드셋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스팀OS를 기반으로 작동하여, VR 게임뿐만 아니라 스팀 라이브러리의 모든 게임을 가상 대형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쪽 눈당 2160×2160 해상도의 LCD 패널과 팬케이크 렌즈를 사용하며, 110도의 시야각과 최대 144Hz(실험 모드)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4개의 외부 카메라를 통해 헤드셋과 컨트롤러의 위치를 추적하며, 6-DOF(6자유도)를 지원하는 한 쌍의 전용 컨트롤러가 포함된다. 이 컨트롤러는 합체하여 하나의 표준 게임패드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밸브 코퍼레이션의 CEO 게이브 뉴웰(Gabe Newell)은 이번 신규 하드웨어 라인업 공개와 함께 출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스팀 덱의 성공에 매우 만족했으며, PC 게이머들은 자신의 방대한 스팀 라이브러리를 즐길 더 많은 방법을 계속해서 요청해왔다”고 언급하며, 핸드헬드 PC 시장을 열었던 스팀 덱을 통해 확인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결정임을 시사했다.
‘게임 플랫폼’이라는 개념으로 전 세계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스팀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하드웨어 라인업 확장을 넘어, 거실 TV 환경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콘솔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활한 게임 생테계를 자랑하는 플렛폼과 단순 하드웨어를 넘어 가상현실까지 아우르는 통합된 생태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으로도 보여지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는 PC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가 스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국내 PC 게임의 위상을 높인 바와 같이 강력한 PC 게임 이용자층을 보유한 한국 시장에서 스팀의 새로운 하드웨어들이 콘솔 기기와는 다른 어떤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6년 초 발매를 예정지은 해당 하드웨어의 자세한 정보는 차후 더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