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 동안 춤을 추고
오랜 시간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쳐온
무용가 남정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정년퇴임을 앞둔 무용가 남정호는
화려했던 시간을 내려놓고
정처없이 구르는 돌이 되어본다
오랜 시간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쳐온
무용가 남정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작품상 수상작!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광주국제여성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 대만여성영화제 등
다양한 ‘여성’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
2017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하고,
여성들의 노동과 연대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야근 대신 뜨개질> 박소현 감독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
다가오는 5월 15일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50분 KBS1TV [독립영화관]을 통해 무용가 남정호의 다큐멘터리 영화, 박소현 감독의 <구르는 돌처럼>이 방영될 예정이다. 50여 년 동안 쉬지 않고 춤을 추고, 35년을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쳐온 무용가 남정호는 이제 막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모든 사회적 지위를 내려놓고, 화려했던 시간을 뒤로 한 채 정처 없이 구르는 돌처럼 잊혀진 존재가 된다는 건 어떤 심정일까 생각한다. 남정호와 함께 춤을 추는 이들 역시 모두가 함께 구르는 돌멩이가 된다.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구르는 돌처럼>을 연출한 박소현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박소현 감독은 첫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야근 대신 뜨개질>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나프(NAWFF)상을 수상하고, 2017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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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소현 감독과의 1문 1답이다.
Q. <구르는 돌처럼>을 연출하셨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A. (이하 박소현 감독)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다양한 청소년, 청년들과 교육의 형태로 영상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하자마을’과 하자 청소년, 청년들과의 인연은 제 작업들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하자마을’에서 무용가 남정호 선생님께서도 방학마다 즉흥춤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청소년들과 만나고 계셨고 열 번째가 되던 2017년, 사람들은 그것이 기록되기를 바랐습니다.
마침 그 즈음은 제가 생애주기에 있어서 어떤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듯 했던 시기로 그 동안 내가 내 몸에게 해왔던 것들, 먹는 것, 여러 습관들 등이 그대로 몸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그렇게 난생 처음 제 몸에 많은 관심이 생기게 되면서 몸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언어는 늘 신비로웠고 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남정호 선생님의 마스터 클래스가 기록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들과 제 호기심이 만나게 되면서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Q. 촬영, 편집까지 영화의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진행하셨는지요?
A. 이 작품은 ‘마스터 클래스’가 열리는 8일 동안을 중심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느 장편 다큐멘터리들에 비해 조금 다르게 접근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빨리 만들어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전체 제작기간은 약 1년 정도가 되었었습니다.
영화의 특성상 움직이는 몸과 근육의 움직임, 흐르는 땀, 호흡들을 잘 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어떤 장비를 가지고 촬영할지 어떤 방식으로 촬영할지 등등 촬영감독으로 함께 했던 <아무도 꾸지 않은 꿈>(2012)을 연출한 홍효은 감독과 함께 마스터 클래스가 시작되기 약 한 달 여 전부터 여러 차례 ‘테스트 촬영’을 거쳤습니다. 이 후 8일 동안의 마스터클래스 촬영 이후 필요한 다른 촬영들을 진행했습니다.
남정호 선생님의 인터뷰는 네 차례 정도에 걸쳐 시간차를 두고 진행했는데 첫 날 인터뷰에서 촬영을 마칠 날 즈음의 네 번째 인터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나 이야기의 폭이 달라지는 걸 느꼈는데 인터뷰어였던 저와 촬영감독이었던 홍효은 감독과 선생님과의 관계의 변화가 그만큼 시간차를 두고 서로에게 스며들었던 것 같습니다.
Q. 카메라가 거의 쉬지 않고 움직이는 편입니다. 직접 촬영도 하셨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A. 가장 힘들었던 것은 촬영을 하고 있는 저희도 카메라는 던져놓고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가 몸을 움직여 보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시기에 남정호 선생님의 즉흥춤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던 참여자들과 함께 저희도 저희 몸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한 여름, 에어컨도 켜지 않고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매일 진행되던 땀으로 범벅이 되는 과정을 연달아 촬영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너무 만만치 않아서였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몸들을 잘 담아내고 싶어 카메라도 자연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것을 택했습니다. 출연자들은 바닥에, 서로의 몸에 기대어 호흡하며 움직였다면 저희는 카메라를 들고 렌즈를 통해 함께 호흡하는 마음으로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또 어려운 점 하나는 사운드였습니다. 촬영에 대해서는 테스트 촬영도 하고 여러 가지 준비 과정을 나름대로 꼼꼼하게 가졌지만, 사운드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몸을 잘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놓쳤던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마스터 클래스 첫 날, 남정호 선생님께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달아드리려고 하니 선생님께서는 마이크를 차고서는 몸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거였는데.. 그래서 사운드 부분을 많이 놓쳤었는데, 후반작업에서 고은하 사운드 감독님께서 많은 애를 써주셨습니다.
Q. ‘몸’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A. 온전히 내 몸에 집중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곧 옆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는 다른 사람(몸) 또한 인지하는 일은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지금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기 어렵게 하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그 수많은 것들로 부터 나를 지키고 나와 같은 동료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잘 들여다보면 누군가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 힘은 우리를 연결시켜주지 않을까. 많은 시간들을 건너 맞잡은 남정호 선생님과 고다의 손처럼요.
Q. 영화에서 남정호 무용가는 거의 지치지 않는 분인 것 같습니다. 촬영 당시에도 많은 에너지를 얻으셨을 것 같습니다. 남정호 무용가와의 작업은 어땠는지요?
A. 실제로 그 공간에 있었던 모두를 통틀어 가장 지쳐 보이지 않던 분은 남정호 선생님 한 분 뿐이었습니다. 그 모습에서 매우 프로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매 순간 보여주시던 선생님의 몸짓들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업을 막 시작하던 때는 제 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첫 장편 연출을 마치고 두 번째, 세 번째,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 50대, 60대, 70대가 되어도 작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 어떤 동력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 매우 불안하던 때였습니다. 물론 꾸준히 묵직한 작업들을 해오고 계신 여성 감독님들이 계시지만 훨씬 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보다 많은 여성감독 롤모델이 필요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에 남정호 선생님 같은 60대 여성 작업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분야를 떠나 매우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도, 렌즈 밖에서도 선생님을 통해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고, 위로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닌 그저 내가 나에게 거는 최면이라도 나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괜찮다는,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사실이 주는 위로와 더불어 선생님은 매우 솔직한 분이셨는데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사실은 ‘날 보내지 말아줘’라고 감추고 싶을 것 같은 욕망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계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코트, 신발, 하나씩 하나씩 옷을 벗어놓고 알몸으로 돌아서는 것 같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가장 센 아이덴티티라고도 말씀하셨던 벗어놓았던 혹은 빼앗겼던 모자만은 마지막에 다시 집어 쓰고 돌아서는 것을 연출하시기도 하셨습니다.
2018년 처음 상영을 했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남정호 선생님과 함께 GV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선생님께서는 “젊은 시절에는 점프를 매우 잘했는데 점프에 비해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다리 하나로 버티고 서는 발란스를 맞추는 것은 잘 되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잘 된다.”라고 말씀하시며, “지금, 점프를 매우 잘하던 그때의 몸과 바꿔준다고 해도 나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나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건 지금의 내 몸”이라시던 말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Q. 촬영하면서 영화에는 담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면?
A. 원래 처음 이 영화를 시작할 때는 한 사람, 한 사람 참여자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싶었었습니다. 한 공간, 같은 시간에 같은 움직임을 하고 있었지만 각자의 사정들, 의미들은 모두 다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즉흥춤을 출 수 있는 시간이 전보다 많이 줄어 아쉽다고 말했던 ‘만세’는 매 시간 어떤 동작이던 주체할 수 없었던 넘치는 에너지를 잘 다스려 나 혼자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는 것도 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는 다짐에 대해 말하기도 했고, 떨어져 본 경험 때문에 겁이 나서 받쳐주던 친구를 믿지 못하고 계속 ‘하따’의 등에서 떨어지던 ‘희라’는 자신의 동작들이 늘 어색하기만 한 것 같아 자꾸 움츠려들기만 하는데 즉흥춤을 추면서 그런 자신을 깨보고 싶다고 만세와는 반대되는 바람, 혹은 숙제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 공간에 함께 하면서 저마다의 다 다른 한계들과 각자의 숙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남정호 선생님과 8일 동안의 과정들을 계속 관찰하면서 시기적으로 느꼈던 앞서 말한 저의 어떤 불안함들이 남정호 선생님께 많은 감정이입을 하게 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참여자 중에는 청각장애로 인해 한 쪽에는 인공와우를, 한 쪽에는 보청기를 끼고 진동을 느끼면서 춤을 추던 ‘소라’도 있었습니다. 부족한 사운드 때문이기도 했지만 영화 전체에 한글 자막을 넣은 것에는 소라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Q. 밥 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은 이 영화의 영제목이기도 하고, 영화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한데,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는지요?
A. 남정호 선생님의 말씀처럼 남정호 선생님과 참여자들이 함께 만든 공연의 시작이 밥 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 이었고, 공연 제목도 <구르는 돌처럼> 이었습니다. 8일 동안 ‘하자마을’ 청소년들과 추시기 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제자들과 먼저 약 4-5개월간의 시간을 들여 무대를 올리시기도 하셨는데요, 그 때 그 공연을 참여자들이 함께 가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흥미롭게도 남정호 선생님이나 저나 홍효은 감독은 ‘구르는 돌’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매우 안쓰럽게 느껴졌는데, 10대 청소년들은 매우 멋진 돌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요. 이처럼 경험에 따라 데굴데굴 정처 없이 굴러다니는 돌이라고 해도 다른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듯이 ‘구르는 돌’에 누구는 자신을 ‘구르는 돌’처럼 느끼기도 하고 누구는 자신과는 좀 다른 어떤 멋진 존재처럼 느끼기도 하는 것이 마치 이 공간에 함께 있으면서도 저마다의 숙제들을 가지고 혼자, 또는 함께 구르는 참여자들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구르는 돌처럼>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광주국제여성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 대만여성영화제 등 다양한 ‘여성’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소개되었는데, 관객들과 만났던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A. 다양한 지역의 여성영화제들은 저와 같은 여성창작자들에게 계속해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력을 만들어주는 정말 중요한 영화제들입니다. 그런 특별한 공간에서 만났던 관객들로부터 다양한 감상평을 들었는데요, 드물게 만나 본, 가족을 돌보는 장면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60대 여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부터, 화장을 하지 않고 맨 얼굴로 땀범벅이 된 채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가득 볼 수 있던 경험은 너무 중요하고 좋았다는 이야기들, 롤모델을 찾았다는 청년 관객, 특히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던 5,60대의 여성분들께서 많은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촬영, 편집을 하면서 ‘나는 여기서 이런 걸 발견했는데 관객 분들은 어떨까?’ 잔뜩 긴장하고 설레면서 컷들을 이어 붙여보게 되는데 그런 의도가 비슷하게 통했을 때도 기쁘지만 저에게는 익숙한 것들이라 미처 생각 못했던 것들을 관객들을 통해 새로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특히나 여성영화제들을 통해 만나는 관객들로부터 받는 피드백의 힘은 훨씬 크고 연대감을 느끼게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 이런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이어가 주고 계시는 여성영화제들에 늘 감사한 마음과 연대의 마음을 보내고 싶습니다.
Q. <구르는 돌처럼>의 차기작으로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을 연출하셨습니다. 그 작품은 지난해 제11회 DMZ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는데,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주신다면?
A.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탐색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어도 그리고 잘 보려고 하지 않아서 보이지 않는 것(사람)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는 아무리 대학생들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종종 ‘평화를 사랑하는 대학생들’이라고 소개되어 지는 20대 청년들의 이야기입니다. 대학 진학을 선택하지 않고 다양한 노동현장에서 일을 하거나 농사도 지으며 동료들을 모아 다양한 배움을 실천하던 청년들이 자립을 고민하던 중, 2017년 통일부에서 주최한 통일창업아이디어공모전에서 덜컥 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 ‘레츠피스’라는 이름의 퍼포먼스 팀을 만들어 목포역에서부터 베를린까지 열차를 타고 백 년 전, 유라시아를 넘나들며 대륙을 주 활동무대로 삼았던 청년들의 경로를 따라 경계를 넘나들었던 1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구르는 돌처럼>을 만들 때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차별과 혐오를 낳는 것에는 상상력의 부재가 만들어 내는 것이 크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상상력을 복원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어떤 경험들이 필요할까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백 년 전에도 지금도 그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이들은 어떤 이들이었나 잘 들여다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했습니다.
Q. 벌써 세 작품의 장편 다큐멘터리영화를 연출하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연출자로서 지금의 가장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A. 연출자로서 지금 저의 가장 관심사는 창작의 지속성입니다.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고민에서 출발해서 저의 일과 삶, 일과 작업 혹은 작업과 삶을 연결시키는 것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만나온 청소년, 청년들과의 경험을 작업으로 풀어 낼 수 있었던 <구르는 돌처럼>과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도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마 인터뷰 프로젝트였던 단편 시리즈 작업인 <엄마의 역사>도 그렇고요. 역시나 약 10년 전부터 여행을 통한 대안학교에서 청소년들과 여행 하며 경계를 넘고 공부하고 작업하고 있는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디아스포라’작업에도 늘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고민들을 풀어낼 수 있고 이어갈 수 있는 건 함께 밥을 지어먹고, 운동을 하고, 산책을 하고, 서로의 안위를 걱정해 주고 그 경험들을 또 다양한 장으로 확장시키고 판을 만들 수 있는 훌륭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동료들과 다양한 협업들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독립영화관 시청자분들에게 인사 부탁 드립니다.
A. 독립영화관을 통해 <구르는 돌처럼>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지독히 하고 있습니다. 모두 그러하시지요. <구르는 돌처럼>이 조금이나마 힘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온한 밤과 그리고 아침이 찾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화도 봐주시고 긴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 시간 춤을 추고,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친 무용가 남정호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영화, 박소현 감독의 <구르는 돌처럼>은 KBS1TV [독립영화관]을 통해 다가오는 5월 15일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50분에 방영될 예정이다. (KBS1TV 5월 9일 00시 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