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치킨 전쟁의 시작

장자연 기자 — 어제(8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치킨 전쟁 BBQ vs BHC’ 2부를 통해 두 회사 간의 7년 동안의 전쟁과 BHC의 성장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BBQ와 BHC 간에 무려 7년 동안 22건의 소송이 진행되었고, 소송액만 4천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신메뉴 샘플 절도, 영업비밀침해 등의 소송들이 진행되었다. 사실 BBQ와 BHC는 한 회사였다. 지난 2013년, BHC의 분리 매각 절차가 진행됐고 외국계 사모펀드에 BHC는 1,130억 원에 매각됐다. 윤홍근 BBQ 회장은 당시 BBQ 글로벌 대표였던 박현종(現 BHC 회장) 부사장이 홍콩 투자포럼에서 만난 외국계 사모펀드를 소개했다고 했다. 사모펀드의 요청으로 박현종 대표도 BHC로 갔다. 분사 직후에는 두 회사의 관계는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두 회사의 관계는 사모펀드가 가맹점의 숫자를 문제 삼아 잔금 94억 원에 대한 지급을 거절하면서 깨졌다. 사모펀드는 폐점이 예정된 가맹점을 허위로 산정해 실제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고, 국제상업회의소는 사모펀드의 들어줘 BBQ에 98억 원의 배상책임을 물었다. 당시 매각에 관여했던 BBQ 임원은 박현종 회장이 매각 전, 점포 수 산정하는데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현종 회장과 BHC 측은 매각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국제소송이 끝난 직후, 과거 BHC 직원들이 쓰던 컴퓨터를 BBQ 측이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매각과 관련해 주고받은 메일이 발견됐다. 박 회장은 본격적인 매각 협상이 이뤄지기 전에 이미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매장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가맹점 수의 변동이 크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제 소송이 진행 중일 때, 박 회장이 BBQ 내부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기록도 나왔다. BBQ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박 회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11월 그를 기소했다.

사모펀드가 BHC를 인수한 후, 회사는 크게 성장했다. 2018년 처음 공개된 BHC 기업정보에 따르면 회사는 매년 수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경쟁사보다 3배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전국 70여 개 BHC 가맹점주들이 가맹점협의회를 결성했다. 가맹점주들은 BHC가 치킨 원재료를 가맹점에 비싸게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BHC는 집회에 참석한 가맹점주들을 색출해 즉시 해지나 계약갱신 거절 및 각종 소송을 했다. 게다가 BHC는 가맹점협의회가 만들어진 이후, 가맹점주들에게 출퇴점 시간을 강요했다고 한다. 그리고 점수표를 만들어 본사의 지침을 따르지 않거나 밉보인 가맹점의 경우, 계약 갱신 시 불이익을 줬다고 한다.

이후, 박현종 회장이 BHC를 인수했지만, 가맹점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가맹점주들은 박현종 회장이 BHC를 인수한 후, 10년 차 계약 해지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9년 가맹점 종료, 해지 건수가 크게 늘었고, 신규 개점 또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을 보호해줄 곳은 없었다.

BBQ와 BHC가 소송 전쟁을 하는 사이, 외국계 사모펀드는 몇천억 원의 이익을 남기고 떠났다. ‘PD수첩’은 7년의 소송 전쟁 속에서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PD수첩’은 본사와 가맹점 간에 분쟁이 생기면 행정기관이나 관계 법령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는 가맹점들의 단체협상권 보장 법안을 만들어 최소한의 기본권이라도 주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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