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부적절로 감사팀 지적까지 받은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오히려 약 1.5배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울산 북구)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의 지원 규모는 2022년 76.42억에서 2023년 113.86억으로 약 1.5배 증액됐다. 하지만 담당 인력은 전혀 충원되지 않았다.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2022년도 기준 경쟁률이 장편 18:1, 단편 25:1, 다큐멘터리는 6: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담당 직원은 부문별 1명에 불과하다. 약 2년의 사업 기간을 생각하면 1명의 직원이 2~30편의 영화를 혼자서 담당하는 셈이다.
업무 과중과 인력난이 계속되자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2020년과 2021년 영화진흥위원회 자체감사에서 관리 부적절로 지적받기도 했다. 보조금 정산기한이 도과했음에도 정산이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역시 6편의 영화의 정산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영화진흥위원회 내부에서 해당 부서가 사실상 기피 부서로 여겨지는 실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상헌 의원은 열악한 독립영화 제작 환경을 고려하면, 증액 자체는 타당하다면서도, 인력 문제를 방치한 채로 사업 규모만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독립예술영화제작지원사업은 정산 작업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차기년도 사업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상헌 의원은 “담당 부서에서는 수시로 충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속해서 제기된 문제를 방치하고 예산만 늘린 것이다.”라면서,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그 사업을 수행할 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사업 규모에 맞는 사업 여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