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제주를 떠난 사람이 제주로 이주한 사람보다 더 많아졌다.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희망을 안고 제주를 찾았던 이들이 다시 제주를 떠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주시 연동에 이주한 20대 후반의 한 프리랜서 필라테스 강사. 그녀는 지난해 9월 서울을 떠나 제주로 왔지만, 다시 제주를 떠나기로 했다. 제주는 서울보다 수강생이 적어 한 달 수입이 60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 월세를 내고 나면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워 일자리를 찾아 곧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울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이 사는 애월읍의 한 마을은 최근 몇 년 새 빈집이 크게 늘었다. 이 마을에 10명 중 4명은 이주민이지만, 3분의 1은 정착을 못 하고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사는 한 60대 남성은 은퇴한 뒤 제주에서 귀농의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제주도 땅값이 10년 새 30% 넘게 올라 감귤 농사를 포기했다. 현재 시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그는 더 좋은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 제주를 떠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제주도 집값은 지난 10년간 3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주택 구입 부담지수’는 제주가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일자리도 부족해 제주를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 <뉴스토리>는 10년 만에 나타난 탈제주 현상의 실태와 원인을 집중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