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만나게 된 300여 살의 소나무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유명한 광고 회사에서 이름을 날리며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던 백운경 씨. 그가 돌연 사표를 내고 약 20가구만 사는 전라북도 정읍의 한 마을에 내려온 이유가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한 그가 자신만의 작품 활동에 몰두하기 위해 작업실 겸 살림집을 짓기로 한 것이다. 아내 곽경주 씨와 함께 귀촌할 단층의 황토집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건설업을 하는 친한 후배에게 전화 한 통이 온다. 현장에 있는 나무하나를 뽑아야 하는데 가져다가 집 짓는 데 쓰라는 말이었다. 그가 나무를 가지러 가니 언뜻 봐도 수백 년 세월을 품은 소나무 한 그루가 그를 반겨줬다. 높이 7m 50cm의 나무를 가지고 그가 지은 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소나무에 맞춰 지은 황토집
소나무를 집터에 옮겨놓고 살펴보니 어느 한 곳도 자를 수가 없었다. 나무는 그 자체로도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그렇게 나무에 맞춰 집을 짓기 시작했다. 단층 계획이었던 황토집은 나무의 높이에 맞춰 8m의 2층짜리 황토집이 됐다. 나무가 영향을 준 건 높이뿐만 아니다. 나무 덕분에 얻게 된 이 집만의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비밀이 있다. 소나무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백운경 씨가 10년 동안 지은 부부의 집은 만나보자.
수백 년 세월을 간직한 황장목을 기둥 삼아 지은 황토집을 통해, 자연에 맞춰 지은 집의 모습에 주목한 <건축탐구 집> ‘인생을 바꾼 소나무’ 편은 6월 2일 (화) 밤 10시 40분 EBS 1TV에서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