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스타 2025는 작년 대비 10% 줄어든 규모와 대형 게임사 및 서브컬쳐 게임사들의 대규모 불참으로 인해 작년 대비 위상이 거의 추락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홍보 부족과 야외 부스의 부실화, 제2전시관 인디게임 부스의 부족한 준비성은 지스타 2025를 넘어 지스타 존속에 대한 불안감을 낳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행사를 아예 수도권,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힘을 얻고 있지만, 이미 다양한 서브컬쳐 및 게임 행사들이 수도권에 과포화 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지방민들이 유일하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규모 게임 행사로서 지스타의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위기의 지스타를 어떻게 살려야 하는가. 그 해답은 지스타의 주축을 이끄는 대형 부스들 속에서 올해 10년 연속 개근을 달성한 크래프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에서 포켓페어가 제작한 ‘팰월드 모바일’과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카페 PUBG’를 선보이며 성공적인 부스 운영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팰월드 모바일 부스는 ‘까부냥’, ‘뚱코알라’ 등 스타팅 펠의 인형탈과 ‘베비뇽’, ‘천도뇽’ 조형물로 관람객의 큰 관심을 끌었다. 부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에버랜드의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연상케 하는 복장과 함께 실제 놀이동산에 온 듯한 쾌활한 분위기로 관람객을 맞이하였다. 부대 행사 역시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었던 윤쭈꾸를 주축으로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어레인지한 ‘펠 퍼레이드’와 레이저 게이밍 기어를 배포하는 ‘팰월드 모바일 퀴즈쇼’, 이번 행사장을 장식한 ‘펠’들과 함께 포토타임을 가지는 ‘포토 세션’ 등 캐릭터와 세계관 중심의 부스 운영을 통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카페 PUBG도 큰 화제를 모았다. 작년에 이어 수제 도넛 브랜드 올드페리도넛(Old Ferry Donut)과 협업하여 PUBG 아이템을 모티브로 한 한정 메뉴를 판매하였으며, 12월 업데이트 예정인 ‘에란겔: 서브제로’를 모티브로 한 포토존 등 배틀그라운드의 분위기를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함께 진행한 부대 행사에서는 우정잉, 보물섬, 김블루 등 다양한 PUBG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무대를 장식하며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이렇게 크래프톤은 단 2개의 게임만 전시했지만,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여 관람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이는 지스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인, 참가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관람객과의 교감에 진심을 다하느냐가 행사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번 지스타의 위기는 더이상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로 옮겨가기 시작했으며, 지스타가 단순 대형 게임사들에게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게이머와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며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인디게임 개발사들에게는 체계적인 지원과 홍보 기회를, 관람객들에게는 게임을 넘어선 문화 축제로서의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지스타는 여전히 살아있다. 다만 그 생명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크래프톤이 보여준 것처럼, 게임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이라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스타가 부산에서, 그리고 지방에 남은 유일한 게임쇼로서 해야하는 유일한 생명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