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 보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즌2. 이번 주 88회 방송에서는 ‘김정은 위중설을 키우는 언론’과 ‘기사 수정 이력제’를 다뤄본다.
혼란하다 혼란해, 언론의 ‘김정은 위중설’ 보도
4월 21일 CNN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는 위중설을 보도했다. 이에 한국정부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특이 동향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또 다른 외신, 또 다른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시간대별로 다르게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행태에 독자들의 혼란은 현재진행중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맥락이나 정황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한 점을 지적하며 이번 김정은 위중설 보도에서 ‘객관적 거리두기’를 하지 못했다고 비평했다.
오보 아니면 특종, 북한 관련 보도의 방향은?
북한 관련 기사에서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소식통’의 정보는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현송월 김정은 연상 애인설’과 ‘리설주 추문’에서처럼 잘못된 소문이 유통되거나, ‘소식통’의 출처 자체가 오염되기도 쉽다. 2016년 여러 언론이 ‘대북 소식통’의 제보라며 ‘북한군 참모총장 리영길 숙청설’을 보도했지만, 이후 통일부에서 제공한 자료라는 것이 밝혀졌고, 심지어 리영길은 살아있었다.
홍성일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AP통신의 초대 평양지국장이었던 이진희 기자의 ‘북한 보도 취재 3 원칙’을 소개하며, 익명 소식통에 의한 정보는 취재원의 신뢰성을 검증해야 하고, 모든 정보는 독립적 취재원들에 의해서 크로스체크 되어야 한다며 익명 소식통을 다루는 신중한 접근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J-PICK] ‘칠판 저널리즘’에 변화가 보인다 – 사과하는 언론인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J에서는 그동안 기사를 몰래 ‘썼다, 지웠다’ 수정하는 행태를 ‘칠판 저널리즘’을 지적하였다.
J의 외침에 응답이 온 걸까? 최근 변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이번 주 ‘J-PICK’에서는 최근 독자들의 질타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수정 사유를 기사 본문에 남겨 칭찬을 받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를 초대해 대화를 나눠본다.
되풀이 되는 기사 수정 논란, 과연 기자 개인의 문제일까? 최근 언론사 차원의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몰래 수정’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중앙일보의 <‘명절파업’ 어머니 대신 ‘3대 독자’ 차례상 첫 도전기>. ‘3대 독자’가 차례상을 차린다는 취지와 달리 ‘숙모와 형수님’을 언급하는 등 호칭을 잘못 게재한 뒤, 독자들의 지적에 3번이나 기사를 몰래 수정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후 중앙일보에서는 ‘디지털 기사 수정 매뉴얼’을 만들었고, 이후 기사 본문에 <바로잡습니다> 형태로 수정 이력을 공개하고 있다.
J에서 제안하는 언론개혁 캠페인, ‘기사 수정 이력제’
뉴욕타임스에서는 지난 2017년 수정 기사 건수가 5천 건이라고 공개하며 “정정은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잘못된 기사를 놔두는 자체가 더 큰 부끄러움이다”라고 밝혔다. 가디언 역시 홈페이지에 정정보도 섹션을 따로 마련해 독자들이 수정사항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두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즌1을 거치며 ‘깨시민’의 대표주자로 거듭나고 있는 최욱은 ‘기사 수정 이력제’를 언론개혁 캠페인으로 제안하기도. 강유정 교수는 “기사 수정 이력제가 최후의 자정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필요성에 공감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즌2 88회 방송에는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 임자운 변호사,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가 출연한다.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이번 주 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