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난치성 질환과 희귀성 질환을 정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의료진 덕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뇌’는 미지의 세계 중 하나다. 원인불명의 증상 앞에서 아직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한 경우도 많다.
뇌신경 이상으로 인한 수전증과 파킨슨병, 사경증 등의 질환도 그중 하나다. 이러한 질병이 나타나면 환자의 몸은 정신없이 떨리기도 하고, 때론 제멋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그로 인해 환자들은 소중한 일상을 잃어버린 채,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최근 들어 뇌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첨단 뇌수술이 도입되고 있다. 때론 전극을 심기도 하고, 때론 초음파를 이용해 뇌의 문제를 바로잡기도 한다.
발전하고 있는 뇌수술에 대한 모든 것, EBS 명의 스페셜 <첨단 뇌수술의 비밀> 편에서 알아보자.
뇌심부자극술, 떨림을 멈추게 하다
60대의 한 남성이 병원을 찾았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그였지만, 물을 가득 채운 종이컵을 그에게 건네자 컵을 쥔 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본태성 수전증’이었다. 젊었을 때도 손을 떨기는 했지만, 떨림 증상이 심하지 않았던 그는 나이가 들면서 손 떨림이 더욱 심해졌다. 밥을 먹으려 수저를 쥘 때도,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려 해도 덜덜 떨리는 손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게 됐다. 이러한 그를 치료하기 위해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을 실시했다. 뇌에 전극을 넣어 수전증을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수술이 아닌 초음파를 이용해 손의 떨림을 멈추게 하는 시술도 있다. 떨리는 손 때문에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까지 오게 됐다는 외국인 환자. 오랜 시간 그들을 괴롭히던 떨림은 과연 멈추게 될까?
전기자극으로 일어난 기적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0대의 한 여성 환자는 뇌심부자극술을 받기로 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신경세포에 이상이 생겨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았을 때 발병한다. 물체를 쥐기 시작하면 손이 요동치는 수전증과는 달리 가만히 있어도 떨리고 움직임을 멈출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수술로 파킨슨병이 완치되진 않지만,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심부자극술은 수전증 환자와는 다르게 ‘시상하핵’ 부분에 전극을 넣어준다. 이후 가슴에 배터리를 넣는 것으로 수술이 마무리된다. 전기자극은 청각 장애의 치료에도 사용된다. 선천적으로 청신경이 없이 태어난 10대 소녀는 5살 경 ‘뇌간 이식술’을 받았다. ‘뇌간 이식술’은 뇌의 청각 영역에 직접 전기자극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리를 분석해주는 컴퓨터를 귀에 심으면 컴퓨터가 소리를 듣고 분석하여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해주는데 뇌는 이것을 소리로 인식해 청신경이 없어도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전극을 이용한 치료 방법은 수전증, 파킨슨병을 넘어 난치성 신경계 질환과 사지마비 환자 등 다양한 뇌 질환 치료에 쓰이기 위해 발전 및 연구 중이다.
제멋대로 돌아가는 몸, 바로 잡다
어느 날 갑자기 목이 한쪽으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실제로 그러한 증상이 나타난 한 50대 후반의 남성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목이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뒤로 넘어가는 목 때문에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진 그는 병원을 찾았고 ‘사경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경증’은 뇌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근긴장이상증’의 종류 중 하나다. 지속해서 근육이 수축하여 신체가 움직이고, 비정상적인 자세를 보이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환자처럼 목에 증상이 나타나면 ‘사경증’이라고 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지만 치료 방법은 있다. 바로 ‘뇌심부자극술’이다. 사경증 환자의 경우, 안쪽 담창구에 전극을 이식해 전기자극을 준다. 수술 후 그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가슴에는 배터리, 머리에는 전극을 심어주고 초음파를 활용한 시술로 수많은 환자에게 제2의 삶을 선사해준 첨단 뇌수술에 대한 모든 것을 <명의>와 함께 알아보자.
EBS 명의 <명의 스페셜 –첨단 뇌수술의 비밀> 편에서는 뇌 신경계 질환 및 이상 운동 질환의 증상, 치료, 수술 방법에 관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