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듬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국가라면, 아마도 대한민국과 일본이 독보적인 위상을 보일 것이다. 일본 코나미의 비마니(BEMANI) 시리즈가 아케이드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면, 한국에서는 디제이맥스(DJMAX), 이지투 시리즈(EZ2AC), 그리고 펌프 잇 업(Pump It Up) 시리즈가 그 아성을 위협하며 한국 리듬게임의 위상을 높여왔다. 이들 모두 20년 이상 사랑받은 장수 시리즈지만, 2020년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케이드 시장에 치명타를 입혔고, 그 침체는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리듬게임 시장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었으니, 바로 ‘PC 리듬게임’이다. 과거 2013년 ‘알투비트’와 ‘디제이맥스 트릴로지’ 등 주요 PC 타이틀의 서비스 종료 이후 모바일 게임에 주도권을 내줬던 PC 리듬게임 시장은, 이제 고사양 PC 보급과 스팀(Steam) 플랫폼의 대중화를 발판 삼아 화려하게 부활했으며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높은 스팀 이용률은 국내 시장의 잠재력을 방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네오위즈의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와 스퀘어픽셀즈의 ‘이지투온 리부트 : R’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PC 리듬게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고, 이후 ‘식스타 게이트’, ‘플라티나 랩’ 등 다양한 후속작의 등장으로 이어져 PC 리듬게임의 신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아케이드에서 리듬게이머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펌프 잇 업’ 역시 P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속적인 아케이드 시장의 침체와 가파르게 성장하는 PC 리듬게임 시장의 상황은 개발사 안다미로에게 PC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고려하게 만들었고, 이는 곧 오늘 소개할 작품인 <펌프 잇 업 라이즈(PUMP IT UP : R!SE)>로 이어지게 된다. 안다미로는 지난 5월 개최한 플레이엑스포에서 펌프 잇 업 대회인 ‘펌프 잇 업 : 도미니언’과 함께 펌프 잇 업 라이즈 역시 공식 공개하였는데, 이번 플레이엑스포를 계기로 피닉스 개발팀인 ‘M-PROJECT’의 일원이자 펌프 잇 업 시리즈의 게임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신준희(derujang)’ 제작진을 만나 펌프 잇 업 라이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펌프 잇 업 라이즈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다미로 :『펌프잇업 RISE』는 아케이드 리듬 게임의 대표작인 ‘펌프 잇 업 시리즈’를 Steam 플랫폼으로 이식한 버전입니다. 아케이드의 원작이 널리 알려진 IP 로서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최근 PC 리듬 게임 시장의 성장과 Steam 플랫폼의 대중화에 발맞춘 작품으로 내놓게 되었습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는 기존 펌프 잇 업 시리즈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안다미로 : 아케이드 특유의 발판 플레이를 키보드, 게임패드, 스팀덱 등 다양한 입력 방식에 맞춰구현해야 하는 만큼, 원작 채보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손 조작에 맞게 채보와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아무래도 발로 하는 플레이에서 손으로 하는 플레이로 옮겨오다 보니까 채보를 전반적으로 다 손에 맞는 특성으로 바꿔서 변환을 했어요. 원작이 원래 두 발로 하다 보니까 허리틀기라든지 무게 이동 같은 재미가 있는데, 손은 여러 손가락을 쓸 수 있으니까 그런 발로 밟는 재미가 좀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리듬 게임 쪽에서는 트릴이라고 하는, 약지랑 중지를 많이 사용하는 그런 패턴들도 많이 보이게 돼서 조금 무리 있는 패턴들을 손에 최적화된, 손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수정을 함으로서 손으로도 펌프 잇 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개편한 것이 차별점입니다. 정리하자면 과거『펌프잇업』을 즐겼던 유저들에게는 향수를, 새로운 유저들에게는 직관적이고 익숙한 조작 방식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펌프잇업 RISE』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건반 리듬게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지금, 펌프 잇 업 라이즈의 특징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안다미로 : 리듬 게임은 대체적으로 매니아층이 강한편이에요. 펌프잇업은 많은 일반인들한테도 알려져 있는 IP 이다 보니까 이러한 리듬게임의 허들을 좀 낮추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금 후한 판정
라인 그리고 난이도도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난이도를 찾을 수 있도록 디비전 시스템으로 단계별로 나눠서 구성해놨습니다. 그 밖에도 키보드 뿐만 아니라 게임 패드에서의 플레이 지원은 물론, 최초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스팀덱 플레이도 염두에 두며 스팀덱에서도 최적화를 했습니다.
얼리 액세스 기준 펌프잇업 라이즈는 몇 곡이 기본 수록되며, 수록되는 시리즈는 어디까지 수록되는지 궁금합니다.
안다미로 :『펌프잇업 RISE』는 얼리 액세스 기준으로 200 곡 이상이 수록될 예정이며, 얼리액세스 단계에서는 펌프 잇 업 XX(더블엑스)의 오리지널 곡까지 포함됩니다. 정식 출시 이후 앞으로 계획하는 DLC 까지 포함하면 400곡 이상의 라인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DLC로 나올 레거시 라인업은 현재 최신작인 PHOENIX부터 들어갈 듯 하고요. 클래식 시리즈부터 최신작까지 다양한 세대의 대표 곡들을 아우르며, 신규 유저와 기존 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을 지향할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의 DLC는 과거의 시리즈를 내놓는 레거시 DLC로 구성될 것인가요? 혹은 특정 컨셉을 잡은 오리지널 신곡 DLC도 나올 예정인가요?
안다미로 : 앞서 이야기 했듯이 XX 버전까지 기본 수록을 하고, 무료 신곡 및 버라이어티 곡을 정식 서비스까지 업데이트를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XX 이후 버전은 DLC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며, 라이즈만의 오리지널 신곡, 버라이어티 신곡,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향후에는 특정 테마나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DLC를 순차적으로 선보여, 콘텐츠의 확장성과 플레이의 지속성을 함께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공개된 스크린샷에서 ‘PRESEASON 1’이라고 적힌 부분이 있는데, 시즌제를 염두해놓은 것인가요?
안다미로 : 네,『펌프잇업 RISE』는 시즌제를 기반으로 한 운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 시즌마다 신규 콘텐츠 및 시스템이 추가되며, 이를 보상 형태로 즐길 수 있는 패스 시스템도 함께 도입할 예정입니다. 시즌제로 운영될 “DIVISION 스테이션”의 랭킹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인 목표와 동기를 제공하고, 게임의 확장성과 생동감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의 ‘WARM UP’, ‘DIVISION’, ‘CHALLAENGE’의 모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안다미로 :『펌프잇업 RISE』는 플레이어의 스타일과 숙련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세 가지의 주요 스테이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먼저 WARM UP 스테이션은 모든 곡과 난이도가 잠금 없이 개방되어 있으며, 게이지가 0이 되어도 게임이 종료되지 않아 누구나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DIVISION 스테이션은 CHALLENGE 에서 달성한 DIVISION을 기준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레벨 범위가 설정되며, 동일한 DIVISION 유저들끼리 플레이를 하며 리더보드등의 경쟁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리듬게임 장르자체가 유저별 실력 차이가 크다보니, 비슷한 유저들끼리 즐기는 컨텐츠를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또한 저희 게임이 채보가 많다 보니 뭘 먼저 시작해야 할지 혼란이 오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컨텐츠가 바로 DIVISION 스테이션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CHALLENGE 스테이션은 10단계의 DIVISION 으로 구성된 도전 모드로, 유저의 실력의 척도를 구분하는 모드입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에서 새로 추가 된 ‘하프 더블’은 무엇이며, 10 키에 대응하는 ‘더블’ 모드도 나올 수 있을까요?
안다미로 : ‘하프 더블’은 펌프 잇 업의 기체에서 양쪽 사이드 패널을 제외한 중앙 6 개의 패널을 활용하는 모드로, 전통적인 리듬게임의 6 키 구성에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10 키 전용의 ‘더블 모드’ 역시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도입될 예정이나, 현재 개발 중에 있어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의 패턴은 아케이드인 원작 기준인가 아니면 키보드 기준인가요? 키보드 기준의 경우 일부 곡의 채보가 변경 될 가능성도 있을지 궁금합니다.
안다미로 :『펌프잇업 RISE』의 패턴은 기존 아케이드 버전의 채보를 기반으로 하되, 키보드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하였습니다. 향후 유저 피드백과 플레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부 채보는 보다 나은 플레이 경험을 위해 조정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의 정식 출시 예정일은 언제이며, 얼리엑세스 참여 보상인 ‘리믹스 DLC’는 무엇인가요?
안다미로 :『펌프잇업 RISE』는 6월 말 얼리 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올해 12월 이후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완성도가 부족한 버전을 즐겨주신 유저들을 위해 ‘리믹스 DLC’를 준비 중에 있는데요. 펌프 잇 업의 음악 장르를 보면 2개 이상의 악곡을 섞어 리믹스한 별도의 곡 카테고리가 있는데, 펌프 잇 업 프라임의 보스곡인 1950과 요그 소토스를 리믹스한 ‘PARADOXX’, 펌프 잇 업 프라임/프라임 2의 인기 악곡을 매쉬업한 ‘PRIME TIME’, 그리고 VANISH와 사라반드를 믹스한 ‘Desaparecer’, 펌프 잇 업의 대표 작곡가인 Doin의 곡을 리믹스한 ‘ERRORCODE: 0’ 등 주로 보스곡으로 쭉 포진돼 있어서 많은 유저분들한테 사랑받은 곡들이 있는데 그 곡들을 모은 DLC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앞서 이야기한 패스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커스터마이즈 아이템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는 기존 펌프 잇 업의 모든 컨텐츠를 담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안다미로 : 모든 콘텐츠를 포함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펌프 잇 업 시리즈가 거의 25년에 이르는 게임이다 보니 콘텐츠가 정말 많습니다. 우선 저희가 할 수 있는 역량 아래 아케이드 시리즈의 오리지널곡을 최대한 담을 예정이며, 아케이드 시스템에서 가져올 수 있는 콘텐츠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시스템과 곡은 보완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는 순차적으로 준비하며 점진적으로 완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는 PHOENIX 혹은 향후 신작과 연동될 수 있을까요?
안다미로 : 이 역시 궁극적으로는 아케이드 버전과 Steam 버전 간의 연동을 통해 『펌프 잇 업』시리즈의 접근성과 대중성을 더욱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구상 단계에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연동을 구현할지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시연회에서 공개될 손펌프 컨트롤러는 상용화 계획이 따로 있으신가요?
안다미로 : 물론입니다. 내부 테스트 결과, 키보드나 게임패드보다 전용 손 컨트롤러가『펌프잇업 RISE』의 조작감과 재미를 더 잘 살려준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 현재 전용 컨트롤러를 별도로
제작 중입니다. 다만 일반 공장 생산 방식이 아닌 소량 수제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라 생산 단가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보이지만 일단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놓은 상태이며 유저 경험 향상을 위해 굿즈 형태로라도 출시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중입니다.
펌프 잇 업 라이즈 첫 공개 당시, 기존 펌프 잇 업의 인터페이스인 가로 UI가 아닌 건반 리듬게임의 세로 UI로 만들어져 비주얼적으로 아쉬움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개선사항을 기대해 볼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다미로 :『펌프잇업 RISE』얼리액세스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서 큰 변화를 보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희도 원래 가로 UI가 아케이드 원작의 아이덴티티라서 가로 UI로 해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추후 업데이트로 시리즈 UI 테마 등 이식을 통해 구현하기로 하고, 일단은 리듬게임 유저들에게 가장 익숙한 모델로 접근하기 위해 여러 상업 게임들을 많이 참고한 결과 많은 게임들이 사용중인 현재의 세로형 UI가 선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C 환경에서는 이러한 세로형 UI가 더 친숙하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는 이를 기반으로 구성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유저 피드백에 따라 다양한 테마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임과 동시에 필요 시 기존 아케이드 스타일의 UI도 선택 가능하도록 추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25년 가까이 한국 아케이드 리듬게임을 대표해온 ‘펌프 잇 업’이 ‘펌프 잇 업 라이즈’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스팀 플랫폼에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펌프 잇 업 라이즈’는 단순한 원작 이식을 넘어, 변화하는 게임 시장의 흐름에 도전하여 새로운 이용자층을 아우르려는 안다미로의 깊은 고민과 야심 찬 비전이 담긴 결과물이다.
‘펌프 잇 업 라이즈’의 핵심은 원작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PC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재미를 창조하는 데 있다. 발판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키보드와 게임패드의 손맛으로 재해석하고, ‘하프 더블’과 같은 건반 리듬게임에 최적화된 모드를 도입하여 기존 팬과 신규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실력별로 즐길 수 있는 ‘디비전 스테이션’과 시즌제 운영 계획은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얼리 액세스부터 200곡 이상의 풍부한 음악 볼륨을 예고, XX 버전 이후의 콘텐츠를 DLC로 약속하며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점 또한 팬들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펌프 잇 업 라이즈’는 아케이드 시장의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펌프 잇 업’ 시리즈의 담대한 도전이다. 새로운 시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간 ‘펌프 잇 업 라이즈’가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이지투온 리부트 : R’의 성공 계보를 이어, 한국 대표 리듬게임이 주도하는 PC 리듬게임 시장의 새로운 ‘삼국시대’를 열어 ‘K-리듬게임’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