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환경스페셜] 만경강 부자(父子)의 자연탐구생활

 만경강과 사랑에 빠진 부자의 생태탐험기

 바늘 가는 데에 실이 따라가는 법. 바늘과 실 같은 사이의 특별한 부자가 있다. 바로 지난 5년 동안 매일 같이 만경강의 생태를 기록해 온 아버지 이민철씨와 아들 이성훈씨가 그렇다. 완주의 작은 샘에서 시작해 새만금에 이르는 약 80킬로미터에 이르는 만경강의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성훈 씨는 20대의 생태 전문 크리에이터다. 아버지 민철 씨는 처음엔 이런 아들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 밀착 과외를 해 줄 뿐만 아니라 영상 촬영 때마다 카메라 감독에서 연출까지 1인 3역을 자처할 정도로 열정적이라는데… 지난 50여 년 동안 ‘살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온 아버지의 생각을 바꾸게 한 건 무엇이었을까.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만경강 탐험일지를 남기고 있는 두 사람. 어느새 서로의 든든한 조력자, 스승, 친구 같이 느껴진다는 만경강 부자의 특별한 이야기를 따라가본다.

만경강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식구들

귀한 생명을 만나는 일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직접 만든 위장막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카메라를 응시 중인 민철 씨와 성훈 씨. 이들의 앵글이 향한 곳에서 발견한 건 한껏 경계 태세에 놓인 수리부엉이 부부다. 천연기념물 제324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귀한 녀석들의 새끼가 곧 태어날 예정인 것. 지켜보던 성훈 씨는 작년에 이 귀한 생명의 탄생을 볼 수 없을 뻔했다고 회고했다. 수리부엉이 부부에게 닥친 위기, 그리고 해결까지 긴박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처럼 만경강 부자의 관찰은 순간에 끝나지 않는다. 만경강에서 살아가는 모든 것을 살피는 그들의 기록에는 보기 드문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특히 많이 담기는 이유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나그네새 알락해오라기와 노랑부리저어새, 들칠면조, 느시를 비롯해 흰눈썹뜸부기, 새매와 세계적인 희귀종 호사비오리까지. 반가운 만남 중에서도 귀여운 외모와 날카로운 사냥력을 동시에 소유한 수달과 사랑에 빠졌다. 만경강과 인근 산까지 오가며 만경강 생태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만경강 부자의 행보. 오늘은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토종 생태계를 위한 두 남자의 실험기 

부자는 탐사 활동뿐만 아니라 만경강 지킴이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우리나라 하천 생태계를 뒤흔들었던 생태 교란종, 황소개구리와 불법으로 방류돼 토종 생물과 농가를 위협하는 미국 가재의 퇴치 작업이 빠질 수 없는 활동 중 하나. 황소개구리는 한번에 1만여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알이나 올챙이 상태일 때 퇴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 두 사람은 특별한 실험을 시도했다는데… 그 결과는 어땠을까. 한편 만경강 일대의 미국 가재 출몰을 처음 발견했다는 성훈 씨는 미국 가재의 생태 확인을 위해 직접 알 숫자를 세보기까지 했다는데… 토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현장을 담아본다.

눈길을 주고 나서야 보이게 된 것들

아버지는 아들을 보며, ‘보지 않으니 보이지 않는’ 생태계의 생물들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생명이 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움으로써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들은 아버지를 보며, 인생 선배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듣고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만경강을 지키고 사랑하고 싶다는 두 사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부자의 이야기를 담은 KBS 환경스페셜 <만경강 부자의 자연탐구생활>은 3월 24일 오후 8시 30분에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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