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PC 리듬게임에서 ‘악곡 장르’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다. 어떤 사운드를 앞세우고, 어떤 취향을 바탕에 두느냐에 따라 게임의 성격이 결정된다. 디제이맥스가 대중성을, 이지투온이 ‘리듬게임다운’ 타격감을 바탕으로 각각 성장해왔다면, 제3지대 리듬게임들은 보컬로이드, 동방, 동인 음악 등 두 양강의 손이 닿지 않은 다양한 음악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취향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이 가운데 전파송(덴파)은 늘 뚜렷한 경계선이었다. 강렬한 반복과 과장된 에너지, 귀를 사로잡는 훅으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뒤흔들지만, 그만큼 선호도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장르이기도 하다. 많은 리듬게임이 전파송 특유의 요소를 참고하면서도, 공식적인 장르로 분류하는 데에는 신중을 기해왔다. 대표적인 예시가 디제이맥스로, 전파적 요소를 차용한 곡들을 ‘애니 팝’이라고 애두르다가 2024년 V 리버티 2의〈1!2!3!4!ただいま配信CHU!〉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최초의 전파곡”을 내세웠다.
이번에 소개할 Alliance Arts의 <융융 전파 신드롬>은 이런 경계를 과감히 넘은 작품이다. 히키코모리 소녀 ‘Q’가 ‘융융’을 만나 전파송에 빠지고, 그들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특유의 캐릭터성과 서사를 자랑하는 리듬 어드벤처다. 나나히라가 참여한 오프닝 <전파적 망상 미소녀 Q>를 비롯해 수록곡 전반에 걸쳐, 전파송을 단순한 포인트가 아닌 세계관의 중심으로 삼았다.
이번 스페셜 인터뷰에서는 <융융 전파 신드롬>을 통해 전파송의 정의와 매력, 그리고 PC 리듬게임 내에서 전파곡이 어떻게 자리를 잡고 확장되어가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리듬게임 시장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초현실적인 존재인 ‘융융’. 이제 그녀가 그려온 전파송이 그려온 취향의 경계 너머로, 잠시 함께 발을 내딛어 보자.

『융융 전파 신드롬』는 어떤 게임인가요?
Alliance Arts :『융융 전파 신드롬』은 전파송 × 괴문서 × 리듬 어드벤처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2026년 4월 Steam 발매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게임 장르에 드러나 있듯이 수록곡이 전곡 전파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듬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시에 멀티 엔딩 구조의 스토리도 함께 즐기실 수 있습니다. 현재 DEMO 버전도 공개되어 있으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 플레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의 제작 계기와, 테마를 전파곡으로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lliance Arts : 저는 과거 전파송을 들으며 ‘구원받았다’라고 할 만큼 큰 위로를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의 체험을 작품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융융 전파 신드롬』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근간에는 덴파송과 2차원 픽션을 향한 사랑, 그리고 감사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이 리듬 게임으로 나오게 된 이유는 어떻게 되나요?
Alliance Arts : 전파송이라는 장르의 음악적 체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형식이 리듬 게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리듬게임 특유의 음악과 플레이가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이 게임의 테마와 함께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제작진이 생각하는 전파곡 장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lliance Arts : 저희는 전파곡이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장이 뛰는 소리를 옮긴 의성어인 ‘두근두근’에서 볼 수 있듯이 가사를 통해 2차원의 ‘최애’에게 사랑받는 듯한 감정을 느끼고, 상승감 있는 멜로디에서 오는 고양감에 휩싸이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요소들이 겹치며 마음을 강하게 울리고, 지금을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고 느낍니다. 현실이 버겁게 다가올 때도 있지만, 저는 오타쿠 문화가 주는 이 ‘두근거림’이 삶을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해 준다고 믿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수록곡 구성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lliance Arts : 최신 유행, 동방 프로젝트 등등 다양한 장르의 전파곡들이 수록될 예정입니다.「치르노의 퍼펙트 산수 교실」,「INTERNET OVERDOSE」,「true my heart」등 25곡 이상의 기존 전파송 장르의 명곡들과,「전파적 망상 미소녀 Q (feat. KOTOKO)」를 포함한 오리지널 곡 5곡이 수록될 예정입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이 4키로 구성된 이유이자 특징은 무엇인가요?
Alliance Arts : 주인공 Q는 곡이 시작됨과 동시에 전파송에 맞춰 흥겹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괴문서를 타이핑합니다. 저희는 그 “타이핑하며 몰입하는 감각”을 플레이어도 그대로 따라 해볼 수 있도록, 일종의 ‘모방 놀이’ 같은 형태로 리듬 게임 시스템에 녹여냈습니다. 연출도 Q의 텐션과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해, 처음 접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감정 이입이 이어지도록 의도했습니다. 한편으로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너무 낯설어지지 않는, 비교적 정통적인 리듬 게임-탑다운 건반 리듬게임(VSRG)-의 틀을 유지했습니다. 리듬 게임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즉각적으로 손에 잡히고, 처음이신 분들도 규칙을 외우느라 지치지 않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고자 했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캐릭터 ‘Q’와 ‘융융’을 소개해 주세요.
Alliance Arts : 게임의 주인공 Q는 히키코모리(방구석 외톨이) 오타쿠 소녀로, 나나히라 씨가 성우를 맡았습니다. 오타쿠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 해본 적 있다” 혹은 “나도 저런 시기 있었지” 하고 공감할 만한 지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정이 가고, 플레이어가 감정선을 따라가기 쉬운 친근함이 Q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융융은 Q가 ‘최애’로 삼은 2차원 캐릭터로, 모모이 하루코(桃井はるこ)씨가 성우를 맡았습니다. ‘이상적인 2차원 신부’라는 콘셉트에서 출발한 존재라, 현실에서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게 해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조금 장난스럽고 사랑스러운 면이 있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천사처럼 따뜻하게 Q를 감싸주는 성격을 지닌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와 융융의 대비와 그들이 보여주는 케미야 말로, 작품의 분위기와 서사를 이끄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융융은 현실을 초월한 존재인가요?
Alliance Arts : 그 부분은 꼭 직접 플레이 하시면서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융융의 성우로 모모이 하루코님을 기용하게 된 이유는?
Alliance Arts : 융융은 ‘모두의 2차원 신부의 상징’과 같은 존재입니다. 전파송을 테마로 한 본작에서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는 분으로서 모모이 하루코님을 찾게 되었고, 매우 상징적이고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느꼈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 스토리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어느 정도인가요?
Alliance Arts : 본 작품은 30종 이상의 멀티 엔딩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결말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중심을 관통하는 트루 엔딩도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엔딩은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전개가 크게 달라지도록 설계했습니다. 플레이를 반복할수록 새로운 선택지와 흐름이 열리고, 같은 곡을 플레이하더라도 맥락이 달라지는 경험을 의도했습니다. 리듬 게임의 손맛과 스토리 감상의 재미를 따로 떼어내지 않고, 두 경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의 일러스타 페스 10 참가 계기는 무엇인가요?
Alliance Arts : 한국 관계자분을 통해 일러스타 페스라는 행사를 처음 알게 되었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부터 계속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던 중 주최 측인 스타라이크와 인연이 닿게되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이번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일러스타 DJ 커넥트를 비롯해 일러스타 페스의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Alliance Arts : 정말 최고였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플레이어분들의 반응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고, 그 자체가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모모이 하루코 씨의 라이브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이 작품을 만들길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융융 성우분의 모모이 하루코 씨의 방한은 어떻게 성사되었나요?
Alliance Arts : 주최 측에서 먼저 제안해 주셨고, 모모이 하루코 님도 흔쾌히 수락해 주신 덕분에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공연을 기다려 주신 한국 팬 여러분 모두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러스타 DJ 커넥트를 직접 보신 소감은?
Alliance Arts : 본작의 곡을 함께 부르며 모두가 하나가 되었던 순간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창작을 통해 언어와 국경을 넘어, 결국은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실감했고, 그 경험이 큰 감동으로 오래 남았습니다.
향후 한국 행사 참가 계획이 있나요?
Alliance Arts : 가능하다면 더 자주 방문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은 무엇인가요? 리듬게임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Alliance Arts : 어떤 특정 작품을 ‘원전’처럼 정해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인 경험과 취향이 겹겹이 쌓여 자연스럽게 지금의 융융 전파 신드롬이 탄생했다고 보면 됩니다.
리듬게임으로서의 기본 구조 등은 팝픈뮤직과 디제이맥스 시리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반면, 리듬게임 외부의 요소—예를 들어 인터넷 문화의 감각, 캐릭터가 처한 상황의 밀도, 분위기 연출 등—는 니트로플러스의 2003년작 <사야의 노래>와 WSS Playground의 <NEEDY GIRL OVERDOSE>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레이어들이 어우러지면서 융융 전파 신드롬만의 독특한 톤과 세계관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드코어 타노시와의 협업은 앞으로도 이어지나요?
Alliance Arts : 네, 하드코어 타노시와의 협업은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현재도 BGM과 채보(패턴) 제작을 모두 담당해 주고 계시고, 작품의 음악적 방향성과 플레이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이 협업은 지속될 계획입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이 전파곡의 매력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져,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Alliance Arts : 본 작품은 처음부터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숫자나 유행을 먼저 생각했다기보다, 저희가 진심으로 좋아해 온 것들—덴파송과 2차원 픽션, 그리고 그 문화가 제게 주었던 감정—을 손에 잡히는 형태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누군가에게도 닿았으면 했기에 화려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이 작품이 오타쿠 동지 한 사람의 마음에 깊게 남아 “나도 이 감정 알아”라고 느끼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보답받는 기분이고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을 어떤 분들께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Alliance Arts : 마음의 두근거림을 찾고 계신 오타쿠 여러분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융융 전파 신드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lliance Arts : 저희가 정말로 바라는 건, 여러분의 마음을 DENPA로 “두근” 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거창한 목표라기보다, 듣는 순간만큼은 이유 없이 웃게 되고, 갑자기 힘이 나고, “아, 나 아직 좋아할 수 있구나” 같은 감정이 살아나는—그런 두근거림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현실이 힘들게 느껴지는 날도 분명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 작품이 작은 도피처가 되어 같은 리듬으로 함께 두근거릴 수 있다면, 저희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리듬게이머 여러분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lliance Arts : 부디 이번 작품의 DENPA를 마음껏 느끼며 수신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융융 전파 신드롬』은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계산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좋아해 온 것들을 진심으로, 그리고 플레이어가 전파곡이라는 장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Q의 공감대와 융융의 따뜻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이상성, 그리고 리듬게임의 정통적인 손맛 위에 얹힌 독특한 연출과 30종 이상의 멀티 엔딩 구조는 개발자의 진짜 의도를 드러내게끔 한다.
이번 일러스타 페스 – 한국에서 만난 팬들의 반응, 함께 노래하며 하나가 되었던 순간, 그리고 무대 위 열기까지. 제작진이 확인한 건 언어와 국경을 넘어 결국 사람을 묶어주는 건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작품이 추구하는 것은 화려한 수치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에 오래 남는 두근거림이다. 현실이 힘든 날에도 ‘융융’이 잠깐의 도피처가 되어 같은 리듬으로 함께 두근거릴 수 있다면—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말이, 이 게임에서 느껴지는 솔직함이었고, 이는 필자에게 있어 가장 인상깊은 마무리가 되었다. 앞으로 이 융융이 리듬게임의 색다른 물결을 일으키길 바라며, 융융 전파 신드롬은 4월 발매 소식을 알리며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