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안소미, 그녀는 왜 아기를 업고 무대에 올랐을까? -인간극장

장자연 기자 — 11년 차 개그우먼 안소미(31) 씨, 어느 날 15개월 된 딸 로아를 업고 개그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로아 업고 빨래하고 로아 업고 청소하고 로아 업고 밥 먹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육아 맘’의 일상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온 ‘육아 개그’는 특히 일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다.

3년 전, 친구들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소미 씨와 김우혁(32) 씨. 당진에 있는 제철소를 다니던 우혁 씨는 소탈하고 밝은 소미 씨가 좋아 당진과 수원을 오가며 뜨거운 연애를 했고 두 사람은 서둘러 결혼을 했다. 결혼한 그해에 천사 같은 딸 로아(3)가 태어났다. 사실 만삭 때까지도 개그 무대에 오르고 행사를 다녔던 소미 씨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자 막상 아기를 맡길 곳도, 베이비시터를 구하지도 못했다. 맞벌이 부부의 현실 고민이 시작된 것.

게다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까지 컸던 소미 씨. 다행히 아기가 백일도 되지 않았을 때,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그렇다면 딸 로아는? 고민 끝에 남편 우혁 씨가 다니던 제철소를 그만두고 살림과 육아를 도맡기로 했다.

하지만 엄마가 일을 나가면 ‘엄마’만 찾으며 대성통곡하는 갓난아기. 초보 아빠는 우는 아기를 들쳐 업고 방송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방송국에 가면 흥 많은 개그맨실 이모 삼촌들이 돌아가며 로아를 봐주는 ‘육아 도우미’를 해주었고, 소미 씨도 걱정을 덜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세 가족은 방송국 출근하게 되었고, 로아는 개그콘서트 21년 역사상 최연소 출연자가 됐다. 아기는 엄마와 있어 좋고, 엄마는 걱정을 덜어 좋은데, 아내 직장에 아기를 데리고 온 남편 우혁 씨는 정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어떻게 일할까?’ 소미 씨의 불안은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꼼꼼한 남편은 아침마다 신선한 주스를 갈아주고, 밥을 차리고, 아기를 돌보며 완벽한 ‘내조의 왕’이 됐다. 서른한 살 인생 중에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개그맨이 된 것과 우혁 씨와 결혼한 것이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딸 로아가 태어나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됐다는 소미 씨. 밝고 활달한 성격에 사랑받고 자랐을 거라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사실 그녀의 어릴 적은 불우했다. 일곱 살 때부터 할머니와 대천해수욕장에서 폭죽 장사를 했고, 초등학교도 열 살에야 입학했다. 다시금 돌아가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그 인생의 파고를 겪으며 소미 씨는 주문을 외운다. “이길 거야”… 얇은 무대 의상을 입고 영하의 한파도,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면서 온몸에 멍이 들어도 소미 씨는 자신의 주문을 외운다. “이길 거야!, 다 이길 거야!”

열아홉 최연소의 나이로 19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개그맨 공채시험에 합격하고 맞은 인생의 전환점.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고, 자상한 시부모님을 만나 따뜻한 울타리 속에서 행복하다.

이 소중한 날들을 향해 오늘도 무대에 오르는 소미 씨,

그녀를 응원한다. “이겨라, 안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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