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문화재 저승사자’ 흰개미 침입, 문화재 다섯 건 중 한 건 꼴로 피해 속출

최근 서울 도심에서 목재를 갉아먹는 외래 흰개미가 발견되어 관계 당국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 국가지정 목조 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또한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2022 년 ) 한 해 동안 흰개미 피해로 방제를 시행한 국가지정 목조 문화재는 조사 대상 78 건 중 17 건 , 피해율은 21.8% 에 달했다 . 최근 5 년 간 피해를 본 문화재는 전체 조사 대상 369 건 중 71 건 (19.2%) 에 이르렀다 . 목조 문화재 다섯 건 중 한 건 꼴로 흰개미가 출몰한 것이다 .

흰개미는 나무로 만든 목조 건축물 속을 갉아먹어 ‘ 목재문화재 저승사자 ’ 라고도 불린다 . 땅 속과 목재 내부로 이동하기 때문에 탐지가 쉽지 않아 상시 거주자도 피해 상황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전문 조사기관에 의해서만 피해 확인이 가능하다 .

최근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많아진 가장 큰 이유는 기후 변화이다 . 그간 한국의 기후는 겨울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 건조하고 바람이 심한 탓에 흰개미가 번식하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 그러나 한반도 평균 기온이 약 100 년 간 전지구 평균 기온 상승의 2 배 수준인 1.8 ℃ 로 상승하면서 흰개미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

난방방식 변화 , 장판이나 벽지 도배 등의 거주환경 변화 또한 흰개미 분포 증가의 주 요인이다 . 뿐만 아니라 산림 지역 내 문화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저지선으로 구축한 문화재 주변의 그루터기가 흰개미 서식처로 활용되면서 문화재 내 흰개미 피해는 갈수록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

흰개미는 주변 건물까지 삽시간에 확산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기 방제가 가장 중요하다 . 그러나 현재 방충사업은 현행법 상 문화재 수리에 해당되어 현장에서 즉시 조치가 어렵고 사업 시행 전 설계 및 시공이 필요하다 . 때문에 당해연도 즉시 예산 집행이 가능하도록 긴급보수사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이상헌 의원은 “ 기후 상승 등 환경 변화로 문화재 내 흰개미 유입이 증가했고 , 얼마 전 하루 아침에 목조 건물을 붕괴시킨다는 외래 흰개미까지 발견되면서 문화재 보존에 비상이 걸린 상황 ” 이라며 “ 흰개미 피해 확인 즉시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긴급 보수사업 지원을 확대하여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다 .” 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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