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없는 여름 성수기, 중급 영화 ‘파일럿’ 1위 -영진위, 2024년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 블록버스터 개봉하던 여름 시장은 옛말 ‥ 중급 영화로 가득 찼던 7~8 월 박스오피스

 

여름 시즌 극장 성수기의 시작인 7월 마지막 주 개봉작은 주로 한국 대작영화들이었다 . ‘모가디슈’(2021), ‘한산 : 용의 출현’(2022), ‘밀수 ’(2023)가 모두 그랬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 지난 3년간의 여름 블록버스터들과는 제작비 규모가 판이하게 다른 중급 규모의 코미디 영화 ‘파일럿’이 지난 7월 마지막 주에 개봉됐다. ‘파일럿’은 개봉 이후 매출액과 관객 수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거쳐, 8월까지 누적 매출액 411억원(누적 관객 수 446만명)을 올리는 흥행을 기록하며 여름 성수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이변을 가져왔다. 올해 여름 극장에서는 ‘핸섬가이즈’에 이어 ‘파일럿’까지 중급 규모의 리메이크 영화가 준수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

이 뿐만 아니라 저연령층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의 지지를 얻은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 사랑의 하츄핑’이 8월 매출액 75억원(관객 수 84만명)을 올리며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의 기록을 갱신했다. ‘사랑의 하츄핑’은 9월 19일 기준 누적 매출액 95억원(누적 관객 수 106만명)으로, 매출액 기준 역대 국산 애니메이션 흥행 3위에 등극했다 .

 

□ 대작 한국 영화와 메가히트 외국 영화의 부재, 8 월 전체 매출액 전년 대비 18.6% 감소

 

그간 관례적으로 여름 시장에 개봉돼왔던 대작 한국 영화들의 부재와 대흥행을 기록하는 외국 영화가 나타나지 않은 관계로, 8월 전체 매출액 및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크게 감소했다. 8월 전체 매출액은 1167억원, 전체 관객 수는 1178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9% 감소한 수치였다. 전년 동월인 2023년 8월의 경우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밀수’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흥행한 바 있다. 개봉된 작품들의 규모가 달라지며 매출액과 관객 수에 전반적으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 ‘에이리언: 로물루스’ 흥행 2위 올랐지만 외화 부진 계속‥ 마블도 힘 못 써

 

여름 성수기 한국 대작 액션 영화의 빈자리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에이리언 : 로물루스’가 채우며 160억원의 매출(관객 수 156만명)로 ‘파일럿’에 이어 흥행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에이리언: 로물루스 ’를 제외하면 8월 상영된 외국 영화들은 모두 70억원 미만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 국내 개봉된 유일한 마블 영화인 ‘데드풀과 울버린’은 7월 24일 개봉 이후 8월에만 66억원의 매출 (관객 수 62만명)에 그치는 흥행 성적을 나타냈다. 같은 날 개봉했던 ‘슈퍼배드4’가 8월 매출액 64억원 (관객 수 70만명)으로 관객 수 기준으로는 ‘데드풀과 울버린 ’ 보다도 선전했다. 8월 외국 영화 총 매출액은 456억원, 관객 수는 456만명이었고 ‘오펜하이머 ’와 ‘엘리멘탈’ 등이 흥행했던 전년 동월 대비 매출액 및 관객 수 모두 약 12% 감소했다 .

 

□ 오스카ㆍ칸이 선택한 작품이면 본다‥ 영화제 수상作 독립 ·예술영화 꾸준한 흥행몰이

 

제76 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으로 일본의 노장 배우 야쿠쇼 코지가 주연을 맡은 일본영화 ‘퍼펙트 데이즈 ’는 7월 초 개봉 이후 8월까지 누적 매출액 11억원 (관객 수 12만명)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독립 ·예술영화로는 ‘한국이 싫어서 ’가 8월 독립 ·예술영화 흥행 4위에 올랐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의 장건재 감독이 연출하고 고아성 배우가 주연한 ‘한국이 싫어서 ’는 8월 28일 개봉해 4일간 3억원의 매출(관객 수 5만명)을 모으며 선전했다.

올해 독립· 예술영화 흥행에서는 유수 영화제 수상작들이 전에 없던 활약을 선보였다. 2024년 독립· 예술영화 1~8월 누적 흥행 기준으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 가여운 것들’ ‘괴물’ ‘ 퍼펙트 데이즈’가 나란히 4~7 위에 올랐으며 ‘추락의 해부’ 가 10위에 자리했다. 독립·예술영화 누적 흥행 10 편 중 5편이 영화제 수상작인 결과는 올해 유독 두드러지는 경향성으로, 작품성을 검증받은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 독립 ·예술영화의 선전 또한 돋보였는데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이 누적 매출액 109억원 (누적 관객 수 117만명)을 기록하며 1~8월 독립·예술영화 누적 흥행 1위에 올랐고 , ‘소풍’이 누적 매출액 31억원(누적 관객 수 35만명)으로 3위, ‘길 위에 김대중 ’이 누적 매출액 11억원 (누적 관객 수 11만명)으로 8위를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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