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게임의 시작은 건반이었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시작은 그랬다. 1997년 비트매니아와 1999년 이지투디제이를 기점으로 건반 리듬게임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2004년 디제이맥스 온라인이 공개되며 PC 시장으로 확장되었고, 2011년 탭소닉이 대한민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모바일 시장에서도 주류 장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9년 유비트 시리즈가 오락실에 등장하면서, 단순한 건반 리듬게임에서 벗어난 다양한 형식의 리듬게임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건반에 노브를 추가해 조작성을 더한 사운드 볼텍스, 최초의 터치스크린 리듬게임이자 움직이는 판정선을 도입한 테크니카 시리즈, 원형 판정선을 채택해 팔 동작과 버튼 입력을 결합한 마이마이 시리즈 등 다양한 탈 건반 리듬게임들이 발전해갔으며, 모바일과 PC 시장에서도 레이아크의 사이터스, 페로페로 게임즈의 뮤즈 대쉬와 같은 다양한 비건반 리듬게임들이 인기를 끌며 시장을 확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반 리듬게임 역시 25주년을 맞이한 비트매니아 IIDX, PC 리듬게임의 부흥을 이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와 이지투온 리부트: R 역시 건반 리듬게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어 건반과 탈건반 리듬게임 시장의 공생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리듬게임 시장에 PC 건반 리듬게임 시장과 탈 건반 리듬게임 시장 모두에게 출사표를 던진 리듬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케세라 게임즈의 <KALPA : Cosmic Symphony>와 <니엔텀: 오푸스 제로>이다. 이미 모바일 리듬게임 시장에서 ‘정통 5건반 리듬게임’을 내세워 각종 고난이도와 다양한 악곡 장르로 탭소닉 다음으로 모바일 건반 리듬게임의 기반을 다진 <KALPA>의 PC 이식작 <KALPA : Cosmic Symphony>와 리듬게임과 플렛포머의 조화와 몽환적인 비주얼로 새롭게 등장한 <니엔텀: 오푸스 제로>로 이번 지스타 2024에 등장한 케세라 게임즈는 이번 지스타의 리듬게임 부스 중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필자 역시 좋은 기회를 얻어 칼파와 니엔텀의 제작사 케세라 게임즈의 인터뷰를 구할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두 작품이 가진 철학과 개발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리듬게임 시장에 던지는 케세라 게임즈의 도전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GES2024 및 부만축에서 리듬게임 합동부스 이후 어떻게 지냈는가?
케세라게임즈 : 저희는 니엔텀과 KALPA 두 게임을 열심히 개발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2025년, 리듬게임 경쟁이 더 심화될 전망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칼파 코스믹 심포니가 내세울 수 있는 특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
케세라게임즈 : 저희가 칼파 코스믹 심포니에서 가장 열심히 만들고 있는 부분은 스토리와 연출입니다. 스토리와 연출을 위한 채보곡을 여러 작곡가분들께 맡겨 제작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일반 채보곡 라인업이 아무래도 기존 리듬게임들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다른 게임이랑 라인업이 좀 다른데?’라고 느끼시는 부분들이 좀 있으실 거예요. 그런 부분들 위주로 곡 라인업을 좀 다르게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행한 곡 공모전 곡들도 포함해서 오리지널 곡도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생방송에서 칼파 코스믹 심포니의 스토리 모드가 얼리엑세스 안에 완결된다고 했는데 향후의 전개 방향 및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가능성?
케세라게임즈 : 우선은 본편 완결을 목표로 먼저 하고 있고요. 본편은 저희가 정식 출시 때 완결을 하면서 정식 출시를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본편이 완성되면서 정식 출시가 된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고요.
본편 완결 이후 사이드 스토리 역시 제작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이드 스토리도 본편처럼 음악이랑 이야기가 같이 있는 그런 방식으로 진행이 될 것 같고 아마 원작(칼파 모바일)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칼파의 캐릭터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그 캐릭터들을 또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 원작(칼파 모바일)의 모든 컨텐츠를 코스믹 심포니에서 즐길수 있는가?
케세라게임즈 : 음악에 대해서 여쭤보시는 거라면, 네 다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금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칼파 모바일의 저희 오리지널 곡이라든가 그런 곡들보다도 콜라보레이션 곡들에 대해서 질문을 되게 많이 주셨어요. 현재 콜라보레이션은 대부분 다 재계약이 진행이 됐고요. 따라 콜라보레이션 곡들은 거의 다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계획된 콜라보레이션이나 음악팩에 대한 작은 스포일러?
케세라게임즈 : 현재 PC쪽으로 예정된 콜라보 중에서는 한국 게임 1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거 외에는 지금은 이제 기존 컨텐츠 이식에 신경을 쓸 예정이고요. 현재 기획된 신규 콜라보레이션은 한국 게임 1종으로 되어 있습니다.
<니엔텀 오푸스 제로>에 대한 게임명의 의미는?
케세라게임즈 : 니엔텀은 ‘아무것도 없는 혹은 서서히 없어져 가는’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게임의 분위기가 쓸쓸하면서도 외롭고, 그러나 거기서 희망찬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푸스 제로(op.ZERO)라는 거는 ‘악장의 시작’을 보통 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점점 없어져 가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쫓아가는 그런 제목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니엔텀>에 대한 기획 계기에 대해 설명해달라.
케세라게임즈 : 우선 저희가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부분은 KALPA를 즐겨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칼파, 특히 모바일 버전은 하드코어한 모바일 리듬 게임을 표방하면서 시작을 했어요. 아시던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아마 모바일에서 KALPA보다 난이도 높은 상업 게임을 찾으면 많지는 않으실거고, PC 버전에서도 ‘KALPA보다 난이도 높은 거는 없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 혹은 ‘상업 게임에서 이런 난이도를 내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이 계시는데 이제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리듬게임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즐길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서 출발했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됩니다.
<니엔텀>은 왜 플렛포머 요소를 채택했는가?
케세라게임즈 : 방금 주신 질문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리듬게임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을까?’, 리듬게임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고민을 했을 때 다른 게임처럼 보이면서 음악 요소를 차용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예를 들자면 이제 하이파이 러쉬도 음악 게임이지만 액션 게임처럼 보이고요. 여러 가지 게임들을 저희가 보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플랫포머 요소와 결합하는 게 쿠키런 같은 게임도 참고를 많이 했고요. 뮤즈대쉬 또한 많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칼파>에 비해 채보 제작 난이도는 쉬웠나? 아니면 어려웠나?
케세라게임즈 : 스토리 모드의 채보 제작은 당연히 하나를 만드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요. 왜냐하면 니엔텀은 현재 저희가 스토리 모드에 대한 제작만 진행을 하고 있어요. 이 스토리 모드는 지금 칼파에서도 그렇듯이 스토리를 잡고 스토리를 위한 음악을 쓰고 그 다음에 거기에 맞는 연출을 만들고 하는 과정이 들어가거든요.
근데 칼파는 일반적인 오리지널 리듬게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상대적으로 연출만 만들어주면 되기 때문에 니엔텀보다 조금 쉬워요. 근데 니엔텀은 맵을 음악과 스토리에 맞춰서 제작을 해야 되다 보는 점도 있고, 또한 니엔텀에서 저희가 추구하는 거는 음악과 이야기의 상호작용이거든요. 이 부분을 신경쓰며 제작을 하다 보니까 스토리 모드 맵에 대한 제작 시간은 칼파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립니다.
다만 이제 저희가 이런 스토리 모드로만 계속해서 제작한다기보다는, 리듬게임 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예상하시겠지만 프리플레이 모드가 존재합니다. 프리플레이 모드를 제작하는 거는 칼파랑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케세라게임즈가 생각하는 <니엔텀>의 개성이나 특성은?
케세라게임즈 : ‘리듬게임 같지 않는 리듬게임’이라는 게 가장 저희가 니엔텀 오푸스 제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그런 의의이고요. 실제로 행사에서는 리듬게임보다도 러닝 게임 혹은 플랫포머 게임으로 봐주시고 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플랫포머 게임인 줄 알고 와서 해봤는데 아 이거 리듬게임이었네. 근데 할만하네? 생각보다 재밌는데?’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걸 또 들을 때마다 굉장히 뿌듯하고요. 또한 그 외에도 또 리듬게임 유저분들, 기존 칼파 유저분들 역시 플레이 많이 해주시고 ‘이거 되게 생각보다 되게 재미있는데요?’ 혹은 ‘난이도 쉬워 보이는데 생각보다 어려운데 할만하고 재밌네?’ 이런 말씀도 되게 많이 해주시거든요. 이런 얘기들을 들을 때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이 <니엔텀>의 의미는 리듬게이머와 비리듬게이머가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음악과 함께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니엔텀> 계획은?
케세라게임즈 : 니엔텀 오푸스 제로는 내년 초~중으로 저희가 얼리 엑세스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내년 중반 정도에 정식출시하는 게 목표인데요. 다만 니엔텀 오푸스 제로는 지금 함께할 파트너들을 아직 많이 찾고 있는 단계라서 파트너 선정에 따라 일정이 약간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정식출시의 <니엔텀>은 무엇이 달라지나?
케세라게임즈 : 스토리가 완결이 되고 프리플레이가 들어갈 것 같습니다. 또 저희가 칼파 역시 얼리 엑세스를 진행하는 이유가 데모와 얼리엑세스를 진행해본 결과 유저분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유저분들이 주시는 피드백을 최대한 다양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는 거기 때문에 데모와 얼리엑세스의 피드백 기준으로 어떻게 바뀔지 결정이 될 것 같아요.
<니엔텀>에 수록되는 악곡과 스테이지의 테마에 대해 설명해달라.
케세라게임즈 : 니엔텀의 스토리 라인은 기억을 잃은 알레프와 리오라는 두 소녀가 극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요. 이 두 소녀가 극장에서 연극을 완성시켜야만 이 극장을 탈출할 수가 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뒤틀려 있는 연극들을 이 두 소녀가 완벽하게 완성해내는 것이 목표이고요.
그리고 이 연극들은 많이 사랑 받아온 고전들을 활용해서 니엔텀만의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낸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 지금 저희가 확실하게 만들어 놓은, 데모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거는 신데렐라, 오즈의 마법사, 그리고 일본의 타케토리모노가타리-카구야 공주 이야기라고 많이 알려져 있죠-, 아서왕 전설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이런 류의 고전 이야기들을 많이 만들어 나갈 거고요. 현재 저희가 데모에 공개 안 됐지만 앞으로 들어갈 것들을 몇 개 말씀드려보자면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 이야기가 들어갈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 두 게임을 플레이하시고 기대하시는 분들께 한 마디.
케세라게임즈 : 칼파는 후원도 많이 받고, 얼리엑세스 때도 많은 분들이 칼파를 사랑해 주신것 이상으로 결코 그 사랑에 후회되지 않는 그런 게임을 완성시켜서 정식으로 출시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고요. ‘나는 칼파를 해서 자랑스럽다’라는 마음을 가지실 수 있도록 멋진 게임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니엔텀 또한 칼파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 그리고 새로 저희 케세라 게임즈를 새로 봐주시는 분들이 봐주셨을 때 ‘너무 재미있어 보인다.’ 그리고 ‘예뻐 보인다’라고 들어오셨을때, 절대 후회하지 않는 게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2024 지스타에 참가해서 기존에 저희 케세라게임즈를 사랑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저희 케세라게임즈를 처음 만나신분들께 게임을 소개드릴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지스타에서의 경험보다 더 즐거운 경험을 드릴 수 있도록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