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에서 “2020년부터 개최한 디지털 노벰버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면서 “매년 관객들과 BIFAN에 경이로운 디지털적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의 전시 제목인 ‘파편화된 현실’처럼 전 세계가 문화·정치·경제적으로 다극화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런 다극화된 시대에 디지털 노벰버는 인류와 문화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좋은 행로를 찾는 기회와 경험의 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유성준 부천시 문화교육국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드림 빌더스>(감독 아르노 데자르뎅)는 가상현실로 재구성한 18세기 건축가 에티엔 루이 불레의 설계를 담았다. <고요 속 일탈>(감독 위고 아르시에르)은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 무대에서 공연하는 세 명의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매혹적인 춤의 순간을 느끼게 한다. <에덴>(감독 위고 아르시에르)은 관람객이 자신만의 식물 세계를 창조하는 주체가 되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반고흐의 팔레트>(감독 아녜스 몰리아, 고든)는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나날과 그의 창작 과정을 체험하도록 이끌어 준다.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감독 박소윤·베란 반 드 사이프)는 문학(텍스트), 음악(소리), 예술(이미지)이 생성과 인공지능을 통해 재구성한 다분야 예술 프로젝트다. <출력된 작업물: 소용돌이>(감독 최건혁)는 가상과 물리적 세계의 경계와 공간 지각을 탐구하는 선도적 미디어아트의 면면을 체감할 수 있다. <새로운 꽃의 탄생>(감독 전혜주)은 네덜란드의 원예산업을 바라보며 생물 자원과 식물 종이 국경을 넘나드는 방식에 대한 리서치를 기록한 아카이브 작품이다. 전혜주 감독은 디지털 환경에서 변형, 자연, 재탄생을 주제로 작업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죽음>(감독 안성석)은 VR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순간들을 경험하게 한다. 안성석 감독은 기억, 죽음, 그리고 대체 현실을 디지털 및 몰입형 미디어를 통해 탐구하고 있다.
전시와 더불어 관객들을 위한 팝업 공연도 진행했다. 전자음악 뮤지션 해미 클레멘세비츠의 ‘그림자를 위한 음악’은 벽에 그림자를 투사하는 움직임에서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연출한 공연이다. 악기, 마이크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관객들의 신체 움직임을 유도하는 공연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전시작은 현장 신청을 통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비욘드 리얼리티 -디지털 노벰버’ 홈페이지(https://plus.bifan.kr/program/digital_november.a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BIFAN VR사업팀(T. 032-327-6313 내선 133)으로 하면 된다.
BIFAN은 2016년 이머시브돔 설치를 시작으로, 국내 영화제 중 가장 선도적으로 XR을 선보여 왔다. 2020년부터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와 공동으로 매년 11월에 ‘디지털 노벰버’를 개최했다. 올해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유니프랑스(Unifrance)가 후원사로 참여했다. ‘디지털 노벰버’(November Numérique)는 프랑스해외문화홍보원(Institut Francais)의 국제 사업으로 전 세계 80여 개국 130여 개 도시에서 열리는 디지털 문화 축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