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와이어) 2019년 08월 12일 — 대한민국 오페라 중심도시 대구에서 또 한 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펼쳐진다.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배선주)는 2019년 8월 8일 오전 11시 대구 노보텔 버건디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함으로써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하였다. 이 자리에는 배선주 대표, 최상무 예술감독 등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물론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 김호섭 국장, 이상민 문화콘텐츠과장 등 주최 측과 함께 폐막작 <운명의 힘> 연출자인 광주시립오페라단 정갑균 예술감독 등이 참석했다.
특히 폐막작 <운명의 힘>에서 각각 레오노라와 알바로 역을 맡아 무대에 설 예정인 소프라노 이화영과 테너 이병삼이 이날 작품의 주요 아리아를 연주해 축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을 더하게 했다.
◇개막작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은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다. 가장 이탈리아적인 양식인 이른바 ‘벨칸토 오페라’의 명작이자 벨칸토 오페라의 모든 것이다(음악평론가 유윤종). 벨칸토는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으로 성악가의 기량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17세기 후반 스코틀랜드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원수 가문이지만 사랑하는 사이인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비극적 사랑 위에 더해진 광기, 슬픔, 분노 등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벨칸토 특유의 아름다운 음악위에 풀어낸 이 작품은 특히, 몽환적 분위기에 화려한 기교를 요하며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가 유명하다. 연인과 맺어지지 못하고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된 루치아가 결혼 첫날밤 남편을 죽이고 잠옷을 피로 물들인 채 실성하여 부르는 바로 그 ‘광란의 아리아’는 소프라노 독창 중심으로 거의 20분 동안 이어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타이틀롤은 소프라노 마혜선 씨가 맡았으며 엔리코 역은 바리톤 이승왕, 에드가르도 역은 테너 아서 에스피리투가 담당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로베르토 리치-베르뇰리Roberto Rizzi-Brignoli와 유럽 유수 극장에서 다양한 작품으로 활동한 연출가 브루노 베르거-고르스키Bruno Berger-Gorski가 제작진으로 투입되어 완성도 높은 작품이 기대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 합작 <라 론디네>
두 번째 메인오페라는 푸치니 작품 <라 론디네>. 우리말로 ‘제비’를 의미하는 오페라 <라 론디네>가 국내 초연으로 선보일 예정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 마그다는 파리의 부호이자 후원인인 람발도의 연인이지만 시골청년 루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루제로에게 자신의 지난날을 고백하며 다시 람발도에게 돌아가는데 그 모습이 따뜻한 곳을 찾아왔다 결국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 마리의 제비와 닮아 있다. 푸치니의 여러 작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지만 특유의 낭만적이고 달콤한 선율로 유명한 아리아 ‘도레타의 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특히 세계 최고의 테너 ‘롤란도 빌라존’의 연출로 화제를 모은 2019년도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의 레퍼토리를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만나 볼 수 있어 애호가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첫 회 공연의 경우 일찌감치 전석매진의 기록을 남겼다. ‘롤란도 빌라존’은 21세기 초입 10년 이상 세계 최고의 테너 자리를 지킨 이로서 성대에 문제가 생기면서 연출가로 거듭나 현재 유럽, 특히 독일어권 지역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는 인물이다(음악평론가 이용숙). 2월 20일과 23일 독일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10억여원의 비용을 들여 제작한 무대가 특히 화제가 되었는데 현재 그 무대를 대구로 이송하는 중에 있으며 이번 공연에는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의 주역들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캐스팅된 조역들이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국립오페라단 합작 <오페라 1945>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립오페라단과 합작으로 창작오페라 <오페라 1945>를 세 번째 메인오페라로 준비하고 있다. ‘1945’년 애초 연극으로 제작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양 기관은 이를 오페라로 재탄생시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인 올해 그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대한민국이 일제로부터 독립한 1945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당시의 실제 역사적 사건 자체에 흥미를 갖도록 만들어진 시대극이라기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관한 일종의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드라마투르그 강지영). 국립오페라단의 드라마투르그(연출가의 의도와 작품 해석을 제작에 반영하는 역할)를 담당한 강지영 씨에 따르면 원작을 담당한 배삼식 작가는 독립이나 해방과 같은 역사적 사실로 인한 애국심이나 민족주의의 고취보다 오히려 거대 서사 속에 감춰져 있고 드러나지 않았던 민초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삶의 모습들을 끄집어내는데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오페라 <1945>는 해방 직후 만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머물렀던 ‘전재민 구제소’를 배경으로 하며 위안소를 탈출한 분이 그리고 일본인 미즈코를 중심으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최우정 작곡, 고선웅 연출). 그리고 정치용의 지휘 아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등이 참여함으로써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연주단체들이 총출동해 한국 오페라의 높은 수준과 현주소를 보여줄 예정이다. 대구공연에 앞서 9월 27일과 2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광주시립오페라단 합작 <운명의 힘>
마지막으로 광주시립오페라단과의 합작 오페라, 베르디의 <운명의 힘>이 무대에 오른다. 18세기 초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세비야의 명망 높은 귀족 가문에서 벌어지는 비극적 스토리를 내용으로 하며 오페라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힘에 휘말리는 레오노라와 알바로, 카를로, 세 주인공의 궤적을 따라 펼쳐진다. 잔혹한 비극을 향해 굴러가는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이 작품을 통하여 ‘오페라 사상 가장 위대한 서곡’으로 불리는 서곡을 시작으로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Pace, pace mio dio!)’, ‘숨지 마라, 알바로(Invano Alvaro)’ 등 다양한 성부의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세 주역은 모두 풍부한 성량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가능한 소프라노와 테너, 바리톤으로 설정됐다. 이들의 강렬한 음색은 운명에 맞서는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절규를 노래하기 위해서 필요하며(음악평론가 손수연) 한국 최고의 레오노라로 손꼽히는 소프라노 이화영,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프리마돈나 임세경, 카루소 국제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테너 이병삼과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극장을 휩쓴 테너 신상근 등 최고 수준의 성악가들이 축제의 마지막을 감동으로 빛나게 할 예정이다. 이 작품 역시 대구공연에 앞서 9월 27일과 28일 광주에서 공연한다.
◇아시아 최초 ‘아티스트 마켓’ 형 국제콩쿠르,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 개최
이번 축제의 가장 특징적인 구성은 메인오페라 공연에 앞서 열리는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IOA)>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만 35세 이하 전 세계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 처음 선보이는 국제콩쿠르이자 실질적인 아시아 최초의 ‘아티스트 마켓’으로 총 15개국 92명의 지원자는 이번 콩쿠르를 위하여 비디오심사 및 유럽(오스트리아 빈/독일 베를린)과 아시아(대구) 지역 예선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며 그 결과 한국을 비롯한 8개국 출신의 실력파 성악가 20명이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본선은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며 8월 28일과 29일 본선은 대구은행 제2본점 대강당에서 피아노 반주로 8월 31일 마지막 본선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디오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지휘자 코차르 발레즈의 지휘 아래 디오오케스트라와 함께 진행되는 마지막 본선에서 참가자들은 기존 무대에서 활약해 온 프로성악가들과 짝을 이루어 듀엣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3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게 되며 이들에게는 각각 1000만원, 500만원, 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그러나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의 독보적인 부분은 입상여부와 관계없이 각 심사위원들이 본선 진출자들을 각 극장의 시즌 오페라 주·조역 또는 단역으로 캐스팅해가는 데 있다. 그래서 이번 콩쿠르가 ‘아티스트 마켓’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하여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드레스덴 젬퍼오퍼·쾰른 오페라하우스·본 극장, 오스트리아의 빈 슈타츠오퍼·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미국 LA 오페라극장까지 세계 오페라계 주류를 이루는 최고의 극장들이 연대하여 실력 있는 오페라 스타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오페라, 함께하는 축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에서,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준비하고 있다.
△지리적 거리감 좁혀 어디서나 즐기는 축제
메인오페라 4개 작품이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무대로 한다면 소극장오페라 4개 작품은 각각 웃는얼굴아트센터(달서구), 서구문화회관(서구), 청라언덕 선교사 챔니스주택(중구) 그리고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북구)에서 공연함으로써 대구 어느 곳에서도 가깝게 다가올 수 있도록 지리적인 거리감을 줄였다.
△심리적 거리감 좁혀 누구나 즐기는 축제
2018년에 이어 2019년도 역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광장오페라이다. ‘광장 오페라’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 1막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작은 마을을 실제 광장에 재현해 공연을 펼침으로써 관객들이 작품 속에 직접 들어와 실감나게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9월 14일과 15일, 주말을 맞아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에서 그리고 10월 3일에는 삼성창조캠퍼스 야외광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그 출발을 앞당겨 8월부터 시작하며 이미 그 이전에 축제를 알리고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특별행사들이 진행되어왔다. 대구미술관에서 오페라 토크콘서트를 여는가 하면 동대구역이나 중앙로 등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밀집하는 지역에서 프레콘서트를 펼치고 오페라를 배우고 싶어 하는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프로그램인 오페라산책도 펼쳐왔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작은 프로그램들로 축제를 다채롭게 하였으며 9월27일 저녁 7시에는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대규모 관객들을 위한 수상음악회도 무료로 펼칠 예정이다. 이날 오페라 수상음악회는 이경구가 지휘하는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단장 김미혜)와 유명 출연진들이 대중적인 오페라 아리아와 영화음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공연과 축제의 성공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관객과 시민을 빼놓을 수 없다”며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리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축제가 또 한 번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의 경우 지역 대표기업인 삼익THK(대표 진영환)가 후원하고 있다. 대구에 ‘오페라의 도시’라는 빛나는 수식어를 안겨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지 이목이 집중되며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자세한 내용은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를 통하여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