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남대학교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 이근배 총장은 “시대적 위기 속에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입법과 역사 정의 실현에 기여한 실천적 지성으로서의 공로를 인정해 수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 자리에서 “5·18주간에 항쟁의 시발지 전남대에서 받는 명예박사 학위라 그 무게가 더 크게 다가온다”며 “제가 우리 사회에 기여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개인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오월 광주의 세례를 받고 함께 성장한 젊은 날의 동지들, 또 그 인연이 확장되면서 정치현장에서 만난 많은 동료들이 지나온 길 고비 고비를 함께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80년대를 산 많은 이들이 그랬듯이, 제게도 오월 광주는 가슴에 새겨진 화인, 심장에서 아주 뜨겁고 아프게 움직이는 불덩이 같은 것이었다”며 “81년 전두환 정권 규탄시위로 3년 옥살이를 하는 동안 전남대 총학생회장 박관현 열사가 옥중단식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지키는 것, 또 이루려 한다는 것, 그 양심과 용기, 헌신이 광주항쟁의 본체라는 사실이 제 안에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어 “결정적으로 2024년 12월 3일, 정말 목숨을 걸고라도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생각이 아니고 온 몸이 퍼뜩, 저절로 반응했던 것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우 의장은 “흔히 우리 민주주의는 광주에 빚을 졌다고 하는데, 광주가 낸 길은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단련시키면서 강력한 시민 정신, 문화적 DNA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의 유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진다고 믿는다”며 “이번 비상계엄 사태 때, 45년 전 오월 영령들이 만든 민주주의 광장을, 젊은 응원봉 시민들이 지키는 것을 보며 그런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현실정치의 길을 걸으면서 약자를 위한 민생 입법에 집중했고, 사회적 참사와 생명 안전 문제에 힘을 쏟았으며, 환경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했고, 독립운동을 분명하게 계승하고 역사 정의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태도가 리더십이다’와 ‘민주주의는 어느 세력이 집권하느냐가 아니라 국민의 삶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두 가지 가치를 더 실천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위 수여식에는 전남대에서 이근배 총장, 주정민 대학원장, 류혜경 총동창회장, 김양현 교학부총장, 이원석 철학과 학과장, 김태완 인문대학장, 고성석 연구부총장 등이 참석했으며 서삼석·김상욱 의원, 조오섭 의장비서실장, 이원정 정책수석비서관, 조경숙 메시지수석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