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게임 ‘오투잼’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단순한 권리 다툼을 넘어, 창작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작곡가 와락(Warak)은 ‘오투잼 더 비기닝’ 개발사인 오투잼컴퍼니가 장기간 자신의 곡을 동의 없이 사용했을 뿐 아니라, 창작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대우까지 해왔다고 주장해왔다. 대법원은 2026년 1월, 해당 곡들의 저작권이 작곡가에게 있음을 인정하며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11년 체결된 한 계약에서 비롯됐다. 당시 와락은 나우게임즈와 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회사는 모모로 사명을 변경한 후 파산선고를 받고 이후 폐업했다. 작곡가 측은 이 과정에서 기존 회사가 보유하던 오투잼 악곡 관련 권리 또한 소멸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후 밸로프로 개발 이관이 이뤄졌고, ‘오투잼 온라인’, ‘오투잼 리믹스’ 등을 거쳐 새로운 법인 오투잼컴퍼니가 설립됐다. 세 회사의 대표가 모두 정순권 씨로 동일했던 점도 주목된다. 당시 계약서에는 저작권이 작곡가에게 있고,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곡을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고 한다.

와락 측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이번 분쟁의 핵심이 단순한 계약 해석이 아니라 창작물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는 점이다. 2014년경 와락은 이미 제작과 업데이트가 끝난 클래식 리메이크 3곡에 대해, 게임 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당초 합의한 곡비의 50%만 지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기존 곡의 성과가 저조했다는 이유로 신곡 1곡을 무료로 제공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납품된 결과물에 대해 사후 성과를 근거로 대가를 삭감하고, 추가로 무상 작업까지 요구한 셈이다. 이런 경험은 작곡가에게 자신의 노동과 결과물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와락 측은 문제점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2019년, 대전의 한 오락실에서 가동 중이던 비트세이버에 자신의 곡이 수록된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제3자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본인 동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에는 유튜브 뮤직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발생한 수익이 자신이 아닌 다른 법인과 대행사인 샌드박스 네트워크를 통해 징수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작곡가 측은 이를 저작권자의 권리 유보 상태를 악용한 사례로 보고, 2022년 초 오투잼컴퍼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인 오투잼컴퍼니 측은 “각 음원을 활용한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권리를 이전할 목적으로 체결된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으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작곡가 와락은 이번 입장에서 오랜 소송과 권리 침해 과정에서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지속적으로 겪어왔다고 호소했다. 본인의 곡이 동의 없이 사용된 점도 충분히 문제가 됐지만, 결과물의 가치가 성과만으로 평가절하된 데다가 무상 제공까지 요구받은 경험이 더욱 큰 상처로 남았다고 밝혔다. 작곡가 측에 따르면 소송 과정을 떠올릴 때마다 온몸에 전율이 흐르거나 코피가 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우울 증상에 대한 치료가 필요했으나, 항우울제 복용 시 감정이 무뎌져 작곡의 질 판단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로 향후 활동을 위해 약물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버텨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치료 기록조차 남기기 어려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와락은 이번 소송의 핵심이 금전적 보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권리 회복과 침해 중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투잼컴퍼니와의 계약 문제로 곡이 수록된 제3자 게임사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직접 청구하기보다는, 게임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대행사인 샌드박스 네트워크 역시 권리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태를 원만히 정리했다고 작곡가 측은 설명했다. 결국 와락이 문제 삼는 것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가 업계 관행에 따라 쉽게 무시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 와락 측은 오투잼컴퍼니에 ‘오투잼 더 비기닝’에 수록된 본인 곡 54곡의 전부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파기환송심에서도 오투잼컴퍼니가 패소할 경우 오투잼 더 비기닝에서 총 54곡이 삭제되는, 전례 없는 대규모 삭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PC 리듬게임계에서 논란이 된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KIDDING’ 수록 이슈, 이지투온 시리즈의 P4koo 관련 분쟁에 이어 또 하나의 불명예 악곡 삭제 사례로 남게 되며, 특히 일부 곡이 아닌 다수의 수록곡이 한꺼번에 대량 삭제되는 만큼,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리듬게임 중에서도 보기 드문 대규모 콘텐츠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투잼컴퍼니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당사는 자사 게임에 수록된 모든 음원에 대해 계약에 따른 이용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은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계약에 따른 권리 귀속의 범위와 정산 방식에 관한 해석의 차이에 대한 것으로,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음원을 허락 없이 사용한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이 음원공급계약서상 “매절”이라는 용어와 저작재산권 귀속에 관한 원심의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으로, 당사가 전부 패소하였다거나 적법한 권리 없이 음원을 사용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식 SNS를 통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일부 그래픽은 AI로 제작 및 수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