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신규 악곡팩 시리즈 ‘플리(PLI)’
탭소닉 시리즈와 디맥 외전작, 차기 컴필레이션 수록이 예정된 미니 악곡팩으로 구성
버라이어티곡 수록, 미니 콜라보레이션까지 플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
2025년 3월 10일 :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공식 20주년을 기념하여 역대급 로드맵을 예고했다. 이미 한국 리듬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저명난 오프라인 디제잉 파티 ‘DJMAX MIRACLE 2025′ 개최를 비롯해 신규 프로젝트 ‘레나 엔터테인먼트(LENA ENTERTAINMENT)’ 등 다양한 행사에 대한 기대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기존 LIBERTY 시리즈와 클리어패스 시즌 콘텐츠 역시 풍성하게 준비되어, 오랜 팬들에게 한층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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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플리(PLI)’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소규모 악곡 팩을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통해, 대형 DLC(오리지널 신곡 & 콜라보레이션)와 시즌 콘텐츠 출시 사이의 긴 공백을 메워주기 위해 출시될 플리는 과거 디제이맥스 레이(DJMAX RAY), 탭소닉 탑(TAPSONIC TOP), 탭소닉 볼드(TAPSONIC BOLD) 등 ‘디맥 외전’으로 불리던 작품들의 레거시 곡과, 향후 발매될 신작 앨범 수록곡이 함께 묶여 선보일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순한 공백 해소를 넘어,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새롭고 실험적인 음악과 패턴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장치로 기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플리’가 앞으로 보여줄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K리겜 탐구생활> 시리즈의 첫 번째 주제로 디제이맥스의 ‘플리’를 다루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과연 플리가 보여줄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무엇일지, 그리고 이를 통해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어떻게 진화해 갈지 함께 탐구해 보고자 한다.
외전 컨텐츠의 수록 – 돌아와요 리스펙트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시리즈 전곡 수록을 목표로 삼아, 트릴로지부터 테크니카 3, 디제이맥스 온라인, 포터블 3, 테크니카 튠&큐 등을 성공적으로 편입해 왔다. 그러나 디제이맥스 레이(DJMAX RAY), 탭소닉 탑(TAPSONIC TOP), 탭소닉 볼드(TAPSONIC BOLD) 등 일부 외전 작품들은 정식으로 수록되지 못했다. 이들의 가장 큰 걸림돌은 BGA(뮤직비디오) 및 키음 리마스터 작업으로 인한 과도한 개발 부담이다.
한정된 리소스 상황에서 높은 흥행 보장이 되는 신규 오리지널 DLC가 우선시되는 것도 이유다. 실제로 V EXTENSION 4와 같이 오리지널 콘텐츠는 높은 매출과 동시접속자 수를 달성하고 있어, 수익성이 낮고 제작 부담이 큰 외전 콘텐츠 복각은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전 작품들의 독특한 명곡(예: RAY의 〈SINister Evolution〉, 탭소닉 볼드의 〈神憑り〉, 탭소닉 탑의 동인 음악 아티스트 곡 등)에 대한 유저 수요는 여전히 많으며, 제작진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수록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새롭게 등장한 플리(PLI)는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킬 열쇠로 꼽힌다. 소규모(미니팩) 형태로 자주 업데이트하여, 정규 DLC보다 적은 부담으로 제작함과 동시에 공백기도 줄인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외전곡을 수록하기 위해 필요한 BGA나 비주얼 요소를 줄여 제작 부담을 완화할 수 있어 향후 레이나 탭소닉 시리즈의 인기 곡들이 복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시에 오리지널 곡도 계속 발매해 ‘외전곡 복각’과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플리는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길로 주목받고 있다.
색다른 맛의 컴필레이션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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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컴필레이션 앨범 기반의 악곡 수록이다. 지난 4월, 디제이맥스가 처음 선보인 컴필레이션 앨범은 사실 리듬게임 수록을 전제로 제작된 곡이 아니었음에도, 발매 직후 유저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평행고백〉 등 일부 트랙이 정규 DLC나 클리어패스 플러스의 프리미엄 악곡으로 편성되는 이례적인 사례가 생겼다.
아직 이 앨범이 유일한 예시지만, 이를 통해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 → 리스펙트 V 수록”이라는 신규 콘텐츠 공급 루트가 가능함을 입증한 셈이다. 기존에는 오리지널 악곡이나 국내외 콜라보레이션을 중심으로 음악이 확장되어 왔지만, 이제는 별도로 기획된 앨범도 디맥을 풍성하게 만드는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팝, 일렉트로닉,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여한다면, 정규 DLC와는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유저들이 꾸준히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버라이어티 장르의 수록 – ‘Full Flavor’ DJMAX
지금까지는 플리(FLI)에 관한 제작진의 공식적인 수록 의도를 살펴보았다면, 이제부터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전망하는 플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신곡 DLC만 해도 140곡 이상을 수록하며 풍부한 오리지널 음악 라이브러리를 자랑한다. 그러나 동인 음악이나 보컬로이드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버라이어티’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행보를 보여 왔는데, 이는 일본의 동인 음악 그룹 HARDCORE TANO*C처럼 여러 리듬게임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방대한 버라이어티 곡을 제공하는 사례와 대조적이다. 다른 예로, 2023년 출시된 펌프 잇 업 피닉스는 BMS 출신 인기 곡과 HARDCORE TANO*C 계열 아티스트들의 곡을 대거 수록하면서도 월드 뮤직 범용 BGA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해 시각적 요소를 타협함과 동시에 더욱 다양한 버라이어티 악곡을 수록할수 있었다.
반면 디제이맥스 시리즈 역시 conflict, PUPA 같은 버라이어티 곡을 리듬게임 콜라보 DLC로 수록해온 바 있으나, IP 제약 등으로 인해 버라이어티의 본래 색채를 온전히 살리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제작진이 “디제이맥스의 본연의 느낌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구현하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타 리듬게임과의 협업 빈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플리(PLI)’인데, 버라이어티 곡들은 이미 비주얼 요소를 갖춘 상태로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 작업 부담이 비교적 적고, 플리를 통해 여러 작곡가가 자연스럽게 디제이맥스 오리지널 라인업으로 합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사이터스 콜라보를 통해 참여한 작곡가 Teikyou가 이후 오리지널 라인업 V EXTENSION 4에서 <!!New Game Start!!>으로 데뷔한 사례가 이러한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이를 보아 플리는 디제이맥스의 본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지속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효율적이고 유연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니 콜라보레이션의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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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총괄 디렉터 BEXTER는 여러 인터뷰에서 “타 게임의 우수한 음악은 디맥에 편입하고, 리듬게임에 어울리는 감성은 오리지널 신곡으로 충족시키겠다”는 콜라보 정책을 밝혀왔다. 실제로 디제이맥스는 메이플스토리, 블루 아카이브 같은 유명 IP부터 니혼 팔콤, 철권 등 생소한 IP까지 폭넓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며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대형 콜라보 DLC들은 연속으로 복합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대규모 업데이트 특유의 부담과 선곡 및 IP 자체의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플리(PLI)’다. 플리는 소규모 음악팩 형태로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어, 대형 DLC보다 부담을 덜고도 다양한 IP와 협업을 시도하기에 용이하다. 예컨대 아르케아의 ‘크로싱 펄스(CROSSING PULSE)’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 IP들과 소량의 곡을 교환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양쪽 브랜드 모두에게 새로움을 제공하면서도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V 익스텐션 5에 영국 EDM 아티스트 Terminite의 곡이 수록되면서 몬스터캣(Monstercat) 같은 유명 뮤직 레이블과의 협업 가능성도 제작진의 언급으로 시사되었다. 플리라면 이런 레이블 콜라보 역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른 게임(또는 음악)의 훌륭한 곡을 디맥에서 플레이한다”는 BEXTER의 철학을 지키면서도, 더욱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치며
2005년부터 지금까지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뛰어난 오리지널 컨텐츠로 인정받아 왔다. 익스텐션부터 리버티까지 오리지널 컨텐츠 만큼은 모두에게 인정받아 온 만큼, 플리는 버라이어티와 오리지널 컨텐츠과의 징검다리와 오랫동안 갈망해온 탭소닉 시리즈와 레이의 외전 컨텐츠의 수록을 통해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쌓아온 레거시를 잇는, 디제이맥스가 가진 독창성과 혁신을 더욱 빛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플리(PLI)가 디제이맥스의 기존 팬들과 잠재적인 새로운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각기 다른 게임에서 가져온 곡들이나 신선한 오리지널 콘텐츠이 서로 어우러져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서 디제이맥스 특유의 스타일과 음악성을 유지하면서도, BMS나 동인 음악, 다양한 장르의 게임 레이블 등 폭넓은 협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은 플리의 큰 장점이다. 이를 통해 신인 작곡가를 발굴하고 새로운 팬층을 유입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는다면,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하며 리듬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플리는 단순히 부가 콘텐츠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미래와 지향점을 담아낼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곡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게 될지, 그리고 어떤 작곡가들이 새롭게 참여하여 디제이맥스 세계관인 ‘VERSE.’을 확장해갈지 기대된다. 앞으로도 플리가 버라이어티와 오리지널의 조화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로 성장해, 디제이맥스 팬들에게 한층 다채롭고 신선한 체험을 선사하길 바란다.